쉴드 919 제8전투비행단 기지 4층 접견실.

삭막한 분위기를 풍기는 콘크리트 건물에서 이 접견실 하나만은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냈다. 바닥에 깔린 붉은색 양탄자와 최고급 원목으로 만들어진 가구, 딱 봐도 명품임이 분명한 흰색 도자기 찻잔 세트. 혼자 한 세기 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방이었다.

"편하게 앉고 한 잔 하게, 준장."

긴 검은색 코트를 아직도 걸치고 있는 프리츠 국방장관이 찻잔 다섯 개에 차례로 차를 따르며 말했다. 갓 끓인 차인지, 찻잔에서는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안드레예바 준장은 긴 가죽 소파에 앉아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그녀를 따라온 제7공수특전여단의 장교 두 명도 차례로 앉아 따뜻한 차를 한 모금씩 마셨다.

"본론으로 들어가시죠, 장관님, 제독님."

"호오, 직설적이군. 그래, 그런 것도 좋지. 그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프리츠 국방장관이 자신의 긴 코트를 벗어 옆의 가죽 의자에 내려놓았다. 그러자 검은색 제복이 드러났다. 까만 바탕에 금실로 포인트를 준 제복. 어깨의 견장에는 다섯 개의 황금색 별이 찬란하게 빛났다. 그 모습은 어딘가에서 많이 본 것 같았다... 약간 놀란 안드레예바 준장의 표정이 살짝 변한 까닭일까, 프리츠 국방장관 역시 뭔가 느낌을 받은 것 같았다.

"여기가 다른 세계라는 건 눈치를 챘을 터... 음? 문제라도 있나, 준장?"

"아무것도 아닙니다. 저희 국장님과 많이 닮으셔서..."

"그쪽 쉴드의 국장인가... 아참, 우리 쪽에도 쉴드가 있다네. 대충 눈치챘겠지만. 그쪽 쉴드 국장의 존함은 어떻게 되시나?"

"빌헬름입니다. 빌헬름 폰 프러시아."

그 이름을 들은 프리츠 국방장관은 약간 동요하는 것 같았다.

"빌헬름... 폰 프러시아. 폰 프러시아... 오랜만에.듣는 이름이군. 한참 전에 묻어버린 그 이름."

"그게 무슨 말입니까?"

"준장, 아까 내가 말한 내 이름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나?"

"데어 알테 프리츠... 독일어로 그냥 프리츠 영감이라는 뜻 아닙니까? 진짜 이름은 따로 있으시군요?"

"일본의 국방장관이 독일 사람이라면 뭔가 우습지 않겠나. 그래서 프리츠 영감이라는 이명을 이름으로 쓴 거지. 원래 이름은 프리드리히라네."
































"원래 이름은 프리드리히 폰 프러시아. 프리드리히 폰 프러시아 2세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