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겜이 시들시들하달까
별 재미가 없어질 때가 있잖아

그럴때마다 나는 조용히 종료하고
한동안 쳐다도 안 봤거든.

두어달, 길게는 6개월에서 1년가량
그렇게 쉬다가 다시 하면
오 꽤 짜릿하잖아 이 겜
이러면서 다시 한동안 빠지고

이 루틴대로 좆파를 5년동안 했는데
이젠 뭐랄까

이겨도 감흥이 없고
져도 그냥 그렇구나, 하고
아쉽거나 분한 마음도 없어

스파가 재밌었던 기억이 있는데
왜 재밌었지? 하고 떠올리려고 하면
잘 기억이 안 나

애써 다른 격겜도 만져보는데
좆권이나 퐛격을 해도
흐으으음,
격투게임 귀찮기만 하고
왠지 재미가 없는걸
이 생각이 머리에 진하게 남네

초심을 잃은걸까?
뭔가 차근차근 성장하고 발전하면서
기뻐하던 마음이 사라지긴 했어

지금은 무슨 생각이 드냐면
잘해져서 뭐 어따 쓰나...
근본적인 동기나 재미가 실종되니까
뭘 위해서 겜하는지 도통 모르겠는거야

뭔가
치열한 가운데 아드레날린이 뿜어져나오고
게임 끝나고 콜라 빨면서 크으 하던
그런 기모찌가 사라져버렸어

근데 게임불감증 같기도 해
왜냐면 이런 루틴일때
내가 항상 시뮬레이션 게임이나 전략겜
이런것들로 엄청 재밌게 겜해왔거든
근데 지금은 일 끝내고 수업 끝나고
집에 와서 신나게 싱글벙글 컴퓨터를 안키네
집청소나 해야지 분리수거해야지
그리고 피곤하니까 인방 보고 적당히 낄낄대다
잠자리에 드넹


그냥 내 인생이 불만족스러워서 그런가...
겜을 해도 내 무기력함이 해소가 안 돼
좆같은 상황같은데 족같다는 기분도 안들고

억지로 좆파 켜서 겜하면
지루하다 혹은 잠시 필드전 빡겜하면서
무기력함을 잊을락말락하는
그런 기분을 오가는데
게임이 끝나면 이기건 지건 현타가 와

내 인생이 족같은 병신인가봐
게임은 잘못이 없는데
괜히 게임이 노잼이라고 까내리기 바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