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노: 스트리트 파이터 3에 레미라는 캐릭터가 있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3는 세계적으로 흥하고 기억되었을지라도 이 캐릭터를 기억하는 사람은 얼마되지 않습니다. 개성이 없는 미형 캐릭터이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주리를 만들면서 고심했습니다. 모든이에게 어필할 수 있는 그런 한국인 캐릭터가 되기를 바라면서 만들었죠.



주리가 이번 작품에만 등장하고 사라지는 것이 오히려 한국 유저분들에게 실례되는 행위라고 생각했고, 어떻게 해서든 이 캐릭터를 살아남게 하려면 어떤 캐릭터에도 없는 확실하고 특이한 포지션에 놓아야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완전무결하고 피도 눈물도 없는 배트맨의 조커처럼 사람 머리에 총을 대고 웃으면서 방아쇠를 당길 만한 캐릭터로 구축하는 것이 스트리트 파이터 7이나 8이 나오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고, 만약 제가 캡콤에서 짤려도 주리는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에 남아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왜 한국인을 이런 악역 캐릭터로 만들었냐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결국 캐릭터 자체가 사라지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토탈적인 의미로, 먼 장래까지 생각한 긴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다음 시리즈에서 사라지지 않고 항상 등장하는 캐릭터로 생각한 게 주리에 대한 제 생각이며, 다크 히어로로서 사랑받기 위해선 이게 좋지 않을까 싶은 게 그녀의 성격이나 포지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