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게임이 다루는 시간대는 가장 먼 미래인데 실제 캐릭터들 행색이랑 배경 그래픽을 보면 한 10년 정도 시간을 거꾸로 돌린 듯한 느낌임


홍콩영화의 은거도인을 캡콤식으로 재해석한 오로, 일단 설정은 켄의 제자지만 역시 고전 무술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얼치기 흑인 무술가에 가까운 숀, 미래세계인데 사바나에서 뛰놀던 옷 그대로 입고 있는 카포에라 파이터, 대놓고 키카이다를 패러디한 보스 길까지 대놓고 감성 자체가 복고적인 캐릭터가 대거 등장하는 게임이지… 그나마 시차가 그리 크지 않은 신기동전기 건담W에서 캐릭터를 따온 윤/양 형제가 나름 트렌드를 맞추려 투입한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이 기조는 계속 꾸준해서 세컨드에선 사우더를 패러디한 캐릭터인 유리안, 아예 자사 고전게임 출신인 휴고, 바빌2세에서 캐릭터를 따온 Q, 나름 미형 캐릭터지만 설정이나 외모에서 미묘하게 쌍팔년도 느낌이 물씬 나는 레미같은 캐릭터가 대거 추가되기도 했음


그런데 브금은 일렉트로닉 위주의 최신트렌드를 적극적으로 썼고 서드쯤 가면 힙합도 쓰고 그러다보니 이게 시너지가 안 날거 같으면서도 굉장히 독특한 시너지가 났단 말이지… 마치 요즘 식으로 이야기하면 근 몇년 전에 있었던 시티팝 붐 같은 거라고 해야하나, 이게 촌스러운듯 하면서도 트렌디하게 보이더란 거지


게다가 전체적인 스토리와 분위기는 세기말에 지구가 멸망하네 마네 하고 음모론 붐이 (또) 불고 하던 시기에 딱 맞춰서 비밀결사가 나오고 세계를 막후에서 지배하고 그런 이야기임


스파3가 세련되었다고 느끼는 건 아마 종합적으로 이 독특한 시너지때문에 느껴지는 거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