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자


좀 지겹다 ㅋㅋㅋㅋㅋㅋㅋ


지리멸렬한 나스식 문장이 수십시간 이어지는데 집중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도 클라이막스의 뽕 하나는 여전하고, 특히 시엘 루트 트루 엔딩의 뽕은 그간 버텼던 보람을 조금이나마 느끼게 해주는 편이다






알퀘 루트는 전이랑 거의 차이 없다


근데 알퀘 루트 굿엔딩 없다 예전 노멀엔딩뿐




시엘 루트는 많이 바뀌었다


정말 많이 바뀌었고 특히 트루엔딩 루트는 로아의 초기 인격이 시키 안에서 부인격으로 자아를 확립해서 자연스레 체득한 나나야식 체술+직사의 마안+흡혈귀 하프급 육체+로아의 정확하고 냉철한 상황판단+로아의 마술능력을 겸비한 역대 최강의 시키가 되어 폭주하는 알퀘이드를 저지한다는 손발이 덜덜 떨리는 뽕추에이션을 제공한다


이 바닥에서 연출력이라면 손에 꼽히는 수준인 타입문이니까 그 부분은 걍 넘어가도 될 것이고


특히 감정에 따라 섬세하게 스탠딩CG의 자세와 표정을 변화시키는 게 더욱 자세해져서 텍스트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정보를 굉장히 많이 던져줘서 이 장르가 그냥 글쪼가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준다




신캐릭터들은 대체로 아직 떡밥밖에 없다


사이키 고토는 토오노가의 방계인 사이키 가의 당주라는 설정. 시키를 만날 때마다 "ㅋㅋㅋㅋ너는 병신이야"라고 요약되는 개소리만 하기 때문에 딱히 대화를 하고 싶지 않아지는 타입이다. 얼굴 전체에 검은 붕대를 감았는데, 솔직히 이 새끼 말하는 거 들어보면 마키히사 본인같다. 별 거 아닌 거 같은데 배드엔딩 중엔 위험감지 능력만큼은 스파이더맨이나 다름없는 시키를 기습해서 죽이는 말도 안되는 짓을 벌이는 걸 보면 뭔가 있다. 아마 토오노가 루트를 다루는 후편에서 정체가 밝혀질 듯 하고, 그 중에서도 아주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됨


마리오 베스티노는 설정상 성당교회의 실세급 권력자인 라우렌티스 베스티노 추기경의 늦둥이 아들. 이놈도 말하는 게 하나하나 다 시비조지만, 일단 교회 내 대정치가의 아들이라 잘 배워서 그런지 교환조건을 제시하거나 상황판단을 통해 정리하는 정치적 능력만큼은 굉장히 뛰어나고 유도리도 제법 있는 그런 캐릭터. 여러가지 의미에서 "왕좌의 게임"에 등장하는 티리온 라니스터를 오마주한 느낌이 강한 캐릭터(라니스터의 상징색인 빨간 복장, 대정치가의 아들, 조그마한 덩치, 더러운 말투, 뛰어난 정치적 수완, "항상 빚을 갚는다"는 가문의 신조 등). 실을 조종하는 나름의 전투능력도 있는 모양이지만 알퀘의 기습 한 방에 바로 반병신이 되는 정도라 큰 도움은 안 되는 것 같다. 기본적인 목적은 갈때가 다 된 아버지(100살넘음)가 애타게 찾는 불로불사의 비법을 로아에게서 알아내는 건데, 아쉽게도 헛발질같다.


아라쿠 네이코는 토오노 마키히사의 상담역인 자칭 외과의사. 말하는 게 너무나 시끄럽고 짜증나는 말투라 시키도 사이키급으로 대화하기 꺼려하는 인물이다. 이 집안 드나드는 사람들은 다 이러냐. 시엘 루트에서 주사를 놓고 노엘을 흡혈귀로 개조해버리는데, 아마 사도 27조 중 거미의 형상을 한 거대한 사도의 인간형 위장인 것으로 추정됨. 목적을 명확히는 알 수 없는데, 인간이 너무 사랑스럽고 아름답고 어쩌고 하는 걸 보니 원리 자체가 인간의 개조에 관련된 무엇인 것 같다. 작품 중에서는 무면허지만 건실한 의료기술을 가진 코하쿠/면허가 있지만 왠지 모르게 야매같은 아라쿠를 서로 대비시키는 선택지가 종종 있는데, 아마 코하쿠 루트에서 진짜 제대로 정체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


노엘은... 워낙 쓰레기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알 사람은 알겠지만 최악의 어그로 캐릭터임. 캐릭터성이 나쁘단 건 아니고, 수녀 주제에 욕망을 못 참는다거나, 다시 수도원에 보내버린다니까 기겁하거나, 로아에게 복수하는 게 목적이라고 해놓고 사실은 걍 새디스트였다든가 하는 등 도대체 어디서부터 엇나갔는지 모를 많이 비뚤어진 캐릭터. 동정의 여지가 없는 건 또 아니고 캐릭터 자체는 무척 강렬해서 인기있을만한 요인은 충분한 것 같다. 어쨌든 나름 정붙일 구석도 없는 건 아니라서... 캐릭터 특성상 사츠키 루트에서 사츠키 잡으려다가 역관광 당하는 역할로는 딱인 거 같다.


사이키 미오는 고토와 뭔가 관련이 있을 것 같지만 정말 떡밥밖에 안 던져서 존재감도 뭣도 없다. 






어쨌든 총평을 하자면 기본적으로 한 루트의 분량이 엄청나게 늘어서 좀 지치는 느낌이지만 시엘 루트 트루 엔딩 하나 만으로도 할만한 가치는 있었다, 정도. 달빠 아니면 추천 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