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주말마다 부모님 댁에 오면서 주말에는 레버리스 컨트롤러를 쓰고 있어.

오늘 익숙하지 않은 컨트롤러를 사용하면서 느낀 점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지 모르겠다.


레버리스건 히트박스건 엄청 좋다고는 하지만 익숙하지 않으면 수 십년 써오던 레버만도 못하다.

이걸 쓴다는 건 일시적이더라도 그 장점을 다 버리는 것을 감수하는 거야.

익숙한 방식으로 무언가를 시도한다는 것은 때로 생각을 안 하게 만들어.

효율적인 툴, 맨날 쓰던 셋업, 어떤 행동 뒤에 버릇처럼 뛰는 점프 같은, 언젠가 한번 써서 통했었고, 자신의 겜 역사를 돌아 봤을 때 비교적 안전했거나 리스크 대비 리턴이 괜찮던 행동들...

그런 것들이 사소하게 삐걱거리면 결과는 또 크게 나빠져서 없느니만 못한 행동이 되잖아?


오늘 몇 판 꼴아박고 생각해보니까 실제로 내가 온전히 할 수가 없는 행동들을 시도하다가 계속 지는 것을 알아챘어.

그럼 새 컨트롤러로 그게 될 때까지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싶은데 또 그건 그렇게 단 기간에 되는 것이 아니야. 그냥 현재 상황에서는 하면 안되는 거였지. 그래서 기교를 최대한 안 부리고 해봤음. 점프는 내 맘대로 뛰기가 어려우니까 최대한 자제하면서 움직이다가 내밀어보고, 움직이다가 막아보고, 틀리더라도 가급적 상대가 뭐할지 예상해보면서 기다려봤는데 게임이 약간 수월해지더라. 잘하는 사람들을 묘사할 때 "그냥 잘 막고 잘 때린다"고 하잖아. 지금 생각해보니까 그 비슷한 것을 잠깐 시도하게 되었던 거 같아.


좀 신선했다.


요새 몸이 안 좋아서 먹는 것도 달리 먹어보고, 양도 줄여봤던 경험을 게임에서 한 듯한 느낌이라 재밌기도 했고...

습관대로만 플레이한다는 느낌이 들면 할 수 있는 스스로 못하게 하고 겜을 해보는 것도 뭔가 도움이 될 거 같더라

의외의 답을 찾을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