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H.E.D 결성에 관해 좀 상상하다보니 왠지 무라사키가 주인공이면 재밌을거같다. 



--------------------------------


프레비아가 프게른 아카데미 교관직(사관학교니 사실상 교관이 교장일듯)을 내려놓은 뒤... 새롭게 취임한 프게른 교관 테이시아 크래프트. 테이시아가 프게른 교장이 되었다는 소식은 큰 화제거리고 국가적으로도 이목을 집중시키고 싶은 뉴스였다.


하지만 무라사키는 다음날 새로 올 교장보다도 다른데 관심이 있었다.


"샤디티가, 취임식 진행자로 온다고?"


제국 공보부 리포터 샤디티. 제국 리포터답게 단정하고 깔끔한 옷차림에 완벽하고 이지적인 외모, 그 사이에서 반짝이듯 솟아나오는 재치와 순발력은 단숨에 무라사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데... 


 교장 취임식 당일. 제국 최고의 사관학교 취임식이라 그런지 게하의 장군들 상당수가 취임식에 참석했다.

 카란은 그 분위기에 압도된다.


"엘로이스 대장, 크리스타 소장, 베렌포드 백작, 햅닉 백작, 마가렛 경, 베르나데트 경, 미로아 부장도 와있어. 완전히 별들의 모임이야!"

"응... 정말로 별이네, 샤디티는..."

"샤디티만 보는거야!? 무라사키는 사관생도라는 자각이 없구나?"

"음? 카란, 저 사람... 알아?"

"누구?"

"햅닉 백작하고 말하고 있는 사람."


모노클이라 불리는 외눈안경을 쓴 여자. 게하의 군인처럼 차려입었지만 자세히 보면 부대마크도 없고 소속을 알기 힘들다.


"아그네스 경이라고 하던데."

"저런 군복이 있었나?"

"특수부대 사람이겠지. 왜?"

"샤디티가..."


샤디티가 아그네스를 주시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그런 말을 하면 기분나쁜 샤디티 사생팬이라는 소리를 들을까봐 무라사키는 입을 다문다.


 교관 취임식 시작. 모든 사관생도들이 강당에 모여 선다. 테이시아를 축하해주기 위해 모인 귀빈들은 단상 뒤에 나란히 놓인 의자에 앉는다. 아그네스는 피닉스 중위의 다음 자리. 가장 말석에 앉는다.


'계급이 낮나보네. 군에서 일하는 공무원같은건가.'


취임식이 시작된다. 


"안녕하세요, 프게른 아카데미의 사관생도 여러분. 오늘은 기쁜 날입니다."


샤디티는 기이하게도 오늘의 주인공인 테이시아 곁에 서 있지 않다. 절도있는 제국 공보부원답지 않은 산만한 태도로 단상 위를 우에서 좌, 좌에서 우로, 왔다갔다 하며 멘트를 하고 있다.


'....왜 저러지?'


이변이 일어난건 한순간이었다.


"오늘은 제국 제일의 검사 테이시아 경이!"


샤디티가 테이시아의 곁을 지나가며 슬쩍 허리춤에 꽂힌 레이피어를 뽑아든다. 허를 찔린 탓인지 테이시아의 반응은 한발 늦는다.


"프게른 아카데미의 교장으로 취임하는 날입니다!"


샤디티는 테이시아의 검을 들고 달려간다.

아그네스에게. 귀빈으로 앉아있던 모든 기사들이 놀라 일어났지만 샤디티의 검은 이미 아그네스의 머리를 내려치려하고 있다.


쨍그랑

검이 부러진 것은 그 순간이었다.


"!?"


아그네스의 머리에 검이 닿았나 싶더니 부러져있다.


"위험, 했군."


피닉스가 쓴웃음을 짓고 있다.

피닉스의 팔에서는 희미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가 무엇인가를 한 것이다.


"무슨 짓을 하려한 것입니까!"


햅닉 백작이 검으로 샤디티의 등을 내려친다. 다른 기사들보다 한발 더 빠른 동작이었다.


"크흑!"


샤디티의 등에서 피가 솟구친다. 햅닉 백작이 샤디티의 등을 짓밟고 목덜미에 검을 들이댄다. 샤디티는 몸이 억눌린 채 고개를 들어 아그네스를 노려보았다.


"아그, 네스!"

"호오. 나에 대해 알고 있나보지?"

"넌 미카엘 감옥에 억울하게 갇힌 소녀들을 이용해서..."

"햅닉 백작, 이녀석 때문에 곤란해지는건 내가 아니라 폐하일 것 같은데. 그렇지 않나?"


 햅닉이 샤디티의 등을 콰악, 무자비하게 짓밟는다. 샤디티가 더 말을 하지 못하도록. 샤디티가 비명을 지른다.


"무슨 일이, 일어난거야...?"


 카란이 당혹스러운 눈으로 곁을 바라본다. 그리고 카란은 너무나 놀라 자리에 주저앉을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의 친구, 무라사키가 쏜살같이 단상을 향해 뛰쳐올라갔기 때문이다.


 맨 앞줄에 선 생도가 든 제국 깃대를 집어들고, 크게 도약한다. 그 깃대가 노리고 있는 것은, 샤디티를 밟고 있는데 열중하고 있는 기사다.


"내 별을 건드리지 마라!"


깃대가 햅닉 백작의 정수리를 강타했다.


------------------------------


이런식으로 무라사키가 샤디티를 데리고 게하를 탈출했을거같다. 카란이 스파이처럼 몰래 도와주고. 그러다 이베트도 구하고. 솔베이그와 접선해서 결국 프레비아를 만났을거 같은데. H&H.E.D 인물관계도 보면 무라사키가 상당히 조직 중심에 있어서 주인공삼기 편해보이는 캐릭터이기도 하고... 팬픽으로 써보고 싶은데, 이건 손대면 진짜 감당못하게 길어질 느낌이 들어서 지금은 못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