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글 쓰기 앞서서 난 여기 헬창들처럼 대단한 헬스 경력도, 지식도, 멋진 육체를 가진 것도 아니란 걸 명시함.

그냥 하루하루 의미없이 살아가던 햄휴먼이 그나마 정상인 범주의 삶으로 돌아왔을 뿐인 정도임.


챈 보다보면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운동을 시작하려는 게이들이 많아 보이고, 그 시작과 유지를 어려워 하는 것 같아서 내 경험과 생각이 도움이 될까 해서 써보는 글임 (그리고 나중에 다시 게을러질지도 모를 나를 위한 글이기도 함)


그냥 개씹창몸에 다년간의 백수짓으로 단련된 게으름, 햄휴먼적 라이프에서 어떻게 벗어나고, 유지하고 있는지 글로 남겨볼까 함. 

누군가한테는 꼭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서문


운동하기 전의 나는 정말 심각한 상태였다.

20대 중반에 헬스한다고 깝치다가 디스크 3개 한꺼번에 작살나고 2년여를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고통 속에 살면서, 하던 일도 관두고 이참에 행시 공부를 해보자 하다가 또 수년을 날려먹었다.


그러면서 몸은 하루하루 더 망가져 가고 배는 진짜 햄휴먼 콘 그 자체로 튀어나왔으며, 그로 인해 기력과 열정은 더 떨어지고 우울감과 대인기피도 심해졌다.


다시 시작한 일에서도 항상 마지못해 꾸역꾸역 살아갈 뿐이었고, 그저 그것을 잊기 위해 퇴근 후 현실도피성 매체나 딸이나 치고 잠에 드는 그런 하루하루였다.


그러다 어느날 아침에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삶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대로 살면 정말 더 큰 고통만이 기다리겠구나'


그래서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내가 내 정신은 뜯어고치지 못해도, 몸은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냥 그날 바로 헬스를 등록하고 무작정 운동을 시작했다.



1. 시작단계


1) 당장 시작해라.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누군가가 어떤 운동을 할지, 어떤 식단을 할지, 언제 할지, 어떻게 할지 어디서 할지 이딴 걸 고민 중이라면 그냥 지금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서 집에서 가장 가까운 헬스장 등록하고 러닝머신 10분이라도 걷고 씻고 와라


일단 시작을 하면 뭐가 어떻게든 된다. 돈? 효율? 이딴 건 일단 시작하고 나서 하면서 최적화 시키면 된다. 시작하지 않으면 넌 그냥 평생 그대로 머리 속에서 상상만 하고 있는 무기력한 인간 그대로 남을거다.


일단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서 니가 운동이라고 생각하는 무엇이든 시작하고 봐라.



2) 단순하게 해라


사실 내가 앞으로 말할 모든 것의 핵심이 이것이다.

위에서 시작도 못하고 고민과 생각에 빠진 게이들의 문제도 사실 여기에 있다.

시작하기도 전에 내가 뭘 할지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계획을 짜고 식단을 짜고 시간을 맞추고 이러고 있으면 우리같이 게으른 인간들은 이미 질려버린다. 난 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만 들고 계속해서 타협점을 찾고 핑계거리만 늘어나게 된다.


그래서 일단 시작은 무조건 단순하게 해야한다. 

넌 그냥 하루에 한번 헬스장을 가서 시간이나 횟수, 종류 따위 신경쓰지 않고 니가 하고 싶은 만큼 운동을 한다.

식단은 당장은 신경쓰지 마라.


너가 지켜야 할 건 딱 이 한가지 뿐이다.


여러가지 생각하지 마라.

정말 저 한가지만 딱 한달 동안만 하루도 빼먹지 말고 해내라. 

어떤 핑계도 너한테 허용하지 말고 딱 저거 하나만 한달 동안만 타협하지 마라.

(주말에 안여는 좆같은 헬스장이라면 밖에 나가서 니가 원하는 만큼 맨손운동이던 산책이든 러닝이든 해라. 홈트같은 개소리는 하지말고)


내가 닥치고 가까운 헬스장을 등록하라고 한 이유도 이것이다.

아침에 일찍 나가던, 저녁에 집으로 들어오면서든 무조건 한번은 헬스장에 들려라.

출퇴근이나 통학 동선 상에 헬스장이 없으면 귀찮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그냥 가는 길에 들릴 수 밖에 없는 곳에 가라.





2. 발전기


한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헬스장을 갔다왔나?

정말 축하한다 넌 성공했다.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 정말 이제 다 한거다. 넌 가장 중요한 습관을 몸에 들였고 이제 그걸 통해서 발전해 나갈 일만 남았다. 넌 너의 게으름을 정복할 발판을 훌륭히 마련했다.



 1) 목표 세우기


이제 너 스스로 목표를 세워야한다. 하지만 이번에도 강조할 것은 단순성이다.


'나는 X달 내에 체중 XXkg을 만들겠다'

'나는 언제까지 3대 몇을 치겠다'


이딴 세부목표 세우지 마라.

데드라인, 수치적 목표가 생기면 우린 조급해지고 집착하고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다. 이런 짓은 기껏 만들어 놓은 좋은 습관을 좆같은 감정과 섞어서 하기 싫은 일로 만들어버릴 뿐이다.


내가 세운 목표는 두가지였다.

'건강한 몸 만들기'

'수영장 가서 벗어도 부끄럽지 않은 몸 만들기'

지극히 주관적 기준이며, 타인이 판단할 수 없고, 나만이 느끼고 만족할 수 있는 조건이다.


객관화, 남의 기준, 수치따위 개나 줘라. 이건 다 너를 위해서 하는거고 네가 만족하기 위함이다.

타인의 시선때문에 하는 일은 괴로움일 뿐이다.

수치로 판단되는 목표가 아니라 니가 정말 원하는 점을 목표로 세워라.


난 루틴이 확립되고 몸이 좀 정리된 지금에 와서도 몸무게는 두달정도에 한번정도만 변화량 체크용으로 인바디를 해본다. 사실 인바디 좆도 상관없고 눈으로 보면 변화량 다 보임 이제 안 잴생각 ㅅㄱ



3) 운동 루틴


 이제 습관을 들였으니 루틴 적용, 운동 세분화도 가능해진다. 허나 아직 여기 헬창놈들처럼 운동을 수십가지로 분할해서 하려고 하면 우린 또 아 니미 존나 복잡하네 안해 시발아 하게 된다.


니가 매일 따라할 수 있을만한 최대한 단순하고, 일반적인 동작과 기구로 이루어진 루틴을 짜야한다.

나는 Athlean X라는 사람의 PPL 루틴을 이용했다. 가슴 등 팔 다리 코어 이두 삼두 뭐시기 근하하 어쩌구 막 이런 매일매일 헷갈리는거 말고 그냥 땡기는 동작, 미는 동작, 다리로만 이루어진 분할이고, 하루에 6개 동작만 들어있다. 


이건 그냥 예시고 이거저거 찾아보면서 니가 아 이정도면 뇌 비우고 매일 따라하겠네 할 만한거 하면 된다.

챈 공지에 올라온 초보자용 분할이 있긴 한데 솔직히 나는 좆뉴비라 영상 없이 이름만 보곤 시발 이게 뭔 동작이노 해서 포기했다.



 2)식단관리


 니가 햄휴먼이라면 특히 이 점이 가장 스트레스일 것이다.

사실 이건 안해도 된다. 니가 운동을 꾸준히 해나가면 몸은 언젠가 분명 따라 올 것이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서라면, 그리고 제대로 된 육체 성장을 위해서라면 식단도 조절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여기서도 중요한 건 단순성. 그럼으로서 타협의 여지를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건 먹어도 되고, 저건 먹으면 안되고 이건 칼로리가 몇이고 이딴거 대가리 굴리다 보면 우린 또 스트레스 받아서 다 집어던진다.

우리는 노력을 통해 한단계 성장하긴 했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항상 덜 귀찮고, 스트레스 안받고, 대가리 안 굴릴 방법을 찾아야한다.


그래서 그냥 먹지 말아야하는 큰 카테고리를 정해라. 난 당과 정제곡물을 제외했다. 그냥 뇌 비우고 밀가루 쌀밥이다 하면 아예 안먹고 달다 싶으면 건드리지도 않았다. 만약 여기서 니가 제로는 괜찮아 어쩐다 사족을 달아놨으면 넌 분명 하나 둘 타협을 하고 결국 폭식하고 후회의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난 쓰레기야 엏허허헣 할거다.


그냥 조건문을 최소화해서 그거만 걸러라. 생각과 타협의 여지를 주지 마라.


대신 그 외의 것은 제한을 두지 마라. 칼로리? 양? 그딴거 신경쓰지 마라 그거 신경쓰면 또 아 시발 좆같네 이걸 내가 왜 하고 있지 이러면서 회의감과 스트레스에 쩔어서 폭식하고 운동까지 접는다.


사회생활하는데 어떻게 다 거르냐고? 얼마전에 검사했는데 당뇨 초기였다 간수치가 높다더라 신장이 안좋다더라 이렇게 얘기해라. 미친새끼가 아닌 이상 더 이상 권하거나 태클 안걸고 오히려 니가 정신줄 놓을때 저 얘기 하면서 억제기 역할을 해줄거다.




 3)스스로를 설득해라


우린 참으로 좆같은 성격이기 때문에 항상 포기하고 싶고 회의감을 가지고 도망치려고 한다. 그래서 우린 항상 스스로를 설득해야 한다.


내가 추천하는건 운동 시작하기 전 지금 너의 좆같은 몸을 찍어두는 것이다. 멸/돼에 피곤에 쩔어있고 무기력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서있는 지금의 너를 찍어두고, 아 씨발 좆같다 하기 싫다 시발 정체기라 변화가 없다 할때마다 한번씩 봐준다.


그러면 너의 그 고생이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었고, 저 상태로 절대 돌아가면 안된다는 확신이 다시 돌아오게 된다. 너가 그 몸으로 돌아가는건 정말 한순간이다. 니가 현재 너의 가치를 잊고 단 일주일만 모든 제약을 내려놓아도 넌 예전 그대로의 인간으로 순식간에 돌아갈거다. 디로딩 이런건 운동이 삶이 되어버린 정신력 오지는 씹헬창들이나 할 수 있는 것 같다. 


일단 난 일주일 쉬면 예전 같은 인간쓰레기로 돌아갈 자신 100퍼임


그리고 건강관련 정보를 많이 찾아봐라. 니가 지금 하고 있는 운동, 식단이 무슨 효과가 있고 너한테 어떤 득이 되며, 너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과학적으로 검증된 자료를 찾아보면서 자기확신을 가져라.


난 해외 논문이나 의사, 뇌과학자, 기타 관련 교수, 검증된 운동 전문가들 영상을 보면서 아 그래 난 잘하고 있어, 여기서 이런 수정을 가하면 더 건강해질 수 있겠네 하면서 항상 스스로를 설득하고 동기부여를 하고 있다.




4) 게으름 트리거를 확인/제거해라


 너도 분명히 스스로 알거다. 너가 어떤 행동을 하면 만족감에 쩔어서 다른거 손 놓고 그냥 아 됐다 인생 뭐있냐 하게 되는지.

그리고 그렇게 살아온 인생이 너가 운동하고 노력한 세월보다 월등히 길다. 넌 스스로를 통제하고 있을 뿐이지 내면 깊숙한 곳엔 옛날 그 게으름뱅이가 그대로 살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 트리거 중 가장 강력하다고 생각하는 거 하나만 정해서 그건 딱 끊어라. 그게 술이든 게임이든 소설이든 애니든 단순히 취미생활을 넘어서 중독에 가까운, 너가 현실에서 멀어지게 하는 무언가가 분명히 있을거다. 다른건 유지하더라도 그것 만큼은 쳐내라. 그거 하나만으로도 너의 인생이 좀 더 다채로워지고, 쓸 수 있는 시간은 늘어나고 오히려 활기차 질 거다.






뭐 이거 외에도 사소한 것들은 있지만 써봤자 사족이고 별 의미도 없을 것 같다.

그냥 중구난방 하고싶은 말 씨부려 놓은거지만 혹시라도 나와 같은 사람이 있다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근데 발전단계에 써놓은거 시작단계부터 적용하지 마라. 시작단계는 그냥 난 뇌가 없다 난 헬스장 가는 로봇이다 라고 생각하고 해야됨.






3줄요약

1.시작해라

2.단순해라

3.타협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