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썰을 풀자면 나는 중2 첫날부터 왕따당하기 시작하고 나서 (물리적인 건 X, 증거 안남게 정신적으로만 괴롭힘) 처음 겪어보는거에 멘탈 나가고 주변에 도움 청해도 니가 참으라거나 니 잘못 아니냐는 답만 들어서 축 쳐짐...


오로지 나 혼자서만 그것들을 감당해야해서 정신이 무너져가지고 공부고 뭐고 때려치고 맨날 학교 가기 싫다고 울기만 했음... 돌아오는건 불호령과 협박이었지만


그 후유증이 커서 고등학교도 아싸로 지냈는데 고3쯤 되니까 나도 내 인생에 자신이 없어짐. 그래서 담임 선생님에게 실습 시간 중 쉬는데 내가 이러이러한 꿈을 가지고 있는데 아버지를 설득해주실 수 있느냐 이런 말을 했음. 그래도 그땐 뭐라도 해보려고 했던 거 같다.


근데 선생님마저도 니 그런 걸 내가 왜 들어야 해주냐고 그런식으로 모든 애들 앞에서 모욕을 줬음... 고등학교때부턴 잘 안 울었는데 그땐 너무 서러워서 울어버렸다


그 후로 자퇴하고 인간관계고 자기발전이고 다 때려친거 + 어머니 입원하셔서 간병한거 하느라 검정고시만 따서 고졸 회복해두고 놀았음


그렇게 몇 년을 놀다보니까 일어나려고 보니까 나한테 아무것도 없는거야. 게임만 했으니까 당연 경력이건 자격이건 아무것도 없고


그래서 천천히나마 워드 / 컴활 2급은 땄는데 그 이후로 뭘 해야할지 아무에게도 도움을 못 받고 있어서 표류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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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때 넘어져서 아프다 아프다만 하느라 20대 초반을 그냥 보냈는데... 넘어져서 일어나려고 해도 남들보다 훨씬 뒤쳐진 위치에서 시작해야 하더라. 나는 그게 너무 힘들었어. 대학 안 나와서 안 받아요, 체력 안 되서, 아파보여서... 이런 이유로 계속 반려만 받으니까 솔직히 너무 울고 싶었고 지금도 그래. 만약 내가 공공근로도 안 잘리고 아버지 힘들어하는 거 못 봤다면 취직하려는 생각도 없이 계속 안일한 생각 품고 있었겠지.


별 의미없는 주저리지만 읽어줘서 고마워. 나는 아직도 일어나는 중이라 혼란스럽지만, 하다못해 여기에다가 계속 물어보면서 성장해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