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때문에 이상해졌다는 걸 확신하게 된 하루였다

며칠 전 급하게 들렀을 때 아침약에도 항우울제를 넣어주셨는데 그거 먹어서 더 들뜨는게 맞았음


오늘은 더 이상했음 우울하진 않았는데 엄청나게 흥분한 상태라고 해야하나

안절부절 못해서 방 안을 계속 빙글빙글 돌고 정신 못 차리다가 벽에 머리 박고,,,

그냥 좀 쉬자 싶어서 누워있는데 이젠 망상이 시작됨

원래는 그런 생각이 들어도 실제라고 믿지는 않았는데 오늘은 너무 생생해서 어느새 내가 실실 웃고 있더라

끔찍했음 어중간하게 이게 진실이 아니란 걸 알고 있는데 내 생각을 내가 멈출 수가 없어서...


결국 항우울제 빼고 약 먹기로 결심함

사실 이게 의사의 진단을 무시하는 거니까 예의가 아니라 생각해서 원래는 약 꼬박꼬박 잘 챙겨먹는 편인데 너무 이상하잖아 이건 진짜 미친놈 아니냐,,

죄송하다고 정중하게 사과할 생각하고 안 먹었는데 거짓말처럼 정상으로 돌아옴

약간 우울하지만 흥분되는 건 거의 사라졌고 정상적인 판단도 가능해짐

오전엔 엄마한테 선생님? 사장님? 매니저님? 뭐라고 불러야 하는지도 분간 안 갈 정도로 정상 아니었는데 다행히 멀쩡해졌다

물론 약 빼먹었다고 기분 나빠하실 수도 있겠는데 나도 나를 지키긴 해야지ㅋㅋ...내가 우선이니까


후 멀쩡해진 정신으로 운동을 다녀왔음

어제는 호수 보고 별 생각을 다 했는데 오늘은 아무 생각 없이 편안히 운동 다녀왔다

며칠 정신적으로 크게 고생해서 많이 피곤하지만 상쾌했음 기분 좋은 만족감? 정상 범주의 행복이었다

오면서 고생했다고 먹고 싶었던 저렴한 커피콩 과자 사왔는데 고소하고 맛있더라..이건 충동적으로 산 건 아니고 적절히 판단해서 산 거라 만족스러웠음


이제 하루만 더 견디면 병원 가서 약 조절할 수 있겠다

얼른 선생님 보고 싶음

일하면서 호감가는 사람 있는데 요즘 그 사람보다 의사 선생님이 더 보고 싶다ㅋㅋ,,,정신과 가는 걸 기다릴 줄이야

조금만 더 견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