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백신 2차 접종이라 회사 쉬어서 새벽에 글 써봄


1942년 3월 25일 남방군 병기기술지도반이 작성한 노획 M3 스튜어트 경전차에 관한 보고서 중 일부를 발췌한 거임. 해당 보고서는 1942년 3월 21일부터 23일까지 미얀마 랑군 근방에서 시마즈 육군소좌를 조사관으로 해서 진행된 노획 M3 경전차 조사 결과를 갈무리 한 것임



미군 M-3형 경전차 조사보고

쇼와17년(1942년) 3월 25일

병기기술지도반


제1 제언

본전차는 '버마' 전선에서 처음으로 국군이 상대한 전차로서, 전면방어력이 높고 기동성이 양호하여 국군이 처음으로 경험하는 강력한 전차임. 본조사는 본전차와 교전한 하야시 집단(역주 : 일본 육군 제15군)에서 경전차 중대장 대리 이노우에 중위의 보고를 기초로 하여, 동부대가 노획한 해당 전차 2량(중 1량은 효력시험의 결과 소실함)을 조사한 결과임


개요

본전차는 미군이 최근 정비중인 것으로 판단되며, 육군기술본부 발행 '미군병기개설'에 신(新)경전차로 소개된 것으로 추정됨. 경전차로 불리지만 국군의 기준에서는 오히려 중(中)전차급에 속함. 한편, 본전차는 M2-A1형 경전차를 좌항과 같이 개수한 것으로 판단되며, 기관, 전도장치 및 현가장치 등은 거의 동형임


개수부위

1. 장갑차를 강화함

2. 무장을 개수, 좌우 모서리부의 차재 중기관총 2문을 제거하여 휴행탄약을 늘리고 무전기를 장비함


제2 판결

본전차는 설계에 있어 미숙한 점이 많으나, 전면방어력이 높고 기동성이 양호하여 작전준비상 공격요령 작성 및 기술 연구의 가치가 큼. 공격방법에 관해서는 별책 '미국제 M-3형 경전차 공격방법에 관하여'로 보고함



본문을 읽고 '일본군이 스튜어트를 처음 만난게 미얀마라고?' 한 챈럼도 있을거임


1941년 12월 태평양전쟁 개전 당시, 미얀마뿐만 아니라 필리핀에도 다수의 M3 스튜어트가 배치되어 있었고, 실제로 일본군은 이 보고서가 작성되기 3개월전인 41년 12월, 필리핀에 배치된 미군의 M3 스튜어트와 사상 첫 교전을 경험했음. 이후 필리핀 방면에서 일본군은 수량 불명의 M3 스튜어트를 노획하여 그 중 일부를 1942년 5월의 코레히도르 섬 공방전에도 투입함. 참고로 미얀마에서 일본군이 M3 스튜어트를 장비한 영국군 제7기갑연대와 최초로 교전한 건 1942년 2월임


때문에 이 보고서의 '일본군이 스튜어트와 처음 조우한 곳은 미얀마'라는 정보는, 필리핀에서 일본군이 처음으로 조우한 M3 경전차를 M2 경전차 계열로 오해를 했거나, 아니면 필리핀 방면 작전을 담당한 제14군의 노획 장비 정보가 상급부대인 남방군까지 제대로 전파되지 않았거나, 그 외 알 수 없는 원인 때문에 남겨진 것으로 보임



1942년 4월, 필리핀에서 전차 제7연대가 새롭게 수령한 신포탑 치하(47미리 주포 탑재)의 사격시험 목표로 사용한 노획 M3 경전차의 사진으로, 이 사격시험에서 신포탑 치하의 47미리 주포는 1000미터에서 3발(명중 6발), 800미터에서 6발(명중 9발)이 M3 경전차의 정면장갑을 관통했음. 이번에 인용한 보고서와는 관계가 없음



제5 M-3형 전차의 특징


1. 장갑이 두껍고 방어력이 높음

2. 경량 고마력 항공용 발동기를 장비하여 기동성 양호함

3. 37미리 전차포용 철갑탄은 가모예광철갑탄(역주 : 피모예광철갑탄)으로 재속의 저하 적음

4. 차체의 경시(역주 : 피탄경시)가 미숙하여 목표고가 높으며 목표면적이 크고, 수직면 부위가 대단히 많음

5. 전투실은 비교적 넓으나, 차내 배치가 양호치 못하여 높이 60센티미터 전후의 조작은 전방에 비하여 대단히 곤란함

6. 4, 5항으로 인하여 측방 및 후방 사각이 크며, 접근할 수록 사각이 대단히 증가함

7. 탄격항력(역주 : 내탄성) 떨어짐. 차체는 대부분이 리벳 혹은 '볼트'로 결합되어 있어(포탑 측면 또한 같음) 탄격력 낮음

8. 전망장치는 각 방향에 배치되어 있으나, 방탄유리가 있는 전망공은 없으며, 기총의 집중사격을 받을 시 포 조준경 이외에 외부를 시찰할 수 없음

9. 포탑 전면판, 조종수 전면판, 전방 기총장비판 및 차체 전면판은 방탄주강을 사용함



일본군이 판단한 M3 스튜어트의 특징임. 장점으로는 높은 방어력, 양호한 기동력, 피모철갑탄 사용을 통한 높은 화력을 꼽았고, 단점으로는 높은 전고, 설계상의 문제로 발생하는 사각, 낮은 내탄성, 교전시 불리해지는 외부 시찰을 꼽았음


실제로 일본군이 M3 스튜어트의 장점으로 꼽은 양호한 기동력에 관해서는, 일본군 또한 97식 전차 개발 이후 당시까지의 일본군 전차에 탑재된 디젤 엔진에서 벗어나 높은 마력을 발휘하는 가솔린 엔진을 개발해 탑재하려고 했기 때문에 본인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주목할 가치가 있는 항목임


문제는 단점인데, 방사형 공랭식 엔진의 탑재가 원인인 미국제 전차 특유의 높은 전고뿐만 아니라, 차체 접합 방식으로 인한 낮은 내탄성을 꼽았음. 이점은 일본의 95식 경전차, 89식 중형전차, 97식 중형전차 뿐만 아니라 당시 M3 스튜어트와 동일한 차체 결합방식을 취한 거의 대부분의 전차/장갑차에 해당되는 단점임


물론 이 보고서에서 언급되었지만, 일본군은 노획 M3 스튜어트에 대해 실탄 사격을 통한 효력시험을 실시했고, 이에 관한 별도 보고서에서는 야포급 이상의 순발신관 유탄 사격으로 리벳, 볼트 및 경첩의 절단을 일으킬 수 있다고 했기 때문에, 이 내구력 문제 또한 아무런 근거 없이 남긴 기록은 아님


마지막 단점인 교전시 불리해지는 외부 시찰도 M3 스튜어트 뿐만 아니라 방탄유리 없이 단순히 구멍/틈만 뜷려있는 시찰창을 가진 전차들에 해당되는 사항임. 이후 개량으로 고쳐지는 점이기도 하고


단점으로 꼽은 것 대부분이 M3 스튜어트 뿐만 아니라 동일/유사하게 설계된 대부분의 전차가 가지고 있는 것들이라 다소 억까인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래도 노획차량을 조사한 일본군의 입장을 알아볼 수 있는 자료라는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가치가 있는것도 분명함. 실제로 일본군이 노획해서 이 정도로 자세한 조사 기록을 남긴 미군/영국군의 전차는 M3 경전차가 유일함. 이후 일본군이 마주한 M3 중형전차나 M4 중형전차 같은 경우, 일선부대가 완전격파에 상당한 부담을 느낄 정도였으니 노획해서 조사한 기록은 당연히 존재하지 않음


이 보고서와 함께 만들어진 효력시험 보고서도 나중에 올려볼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