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브래들리에는 원래 포탑이 없었다?


영화에서는 1968년에 기관포 (사진에선 기관총) 하나 덜렁 달아놓은 장갑차에 대한 개념도가 나온 걸로 묘사하고 있지만



미군은 MBT-70 개발이 시작된 바로 다음 해인 1964년부터 보병전투차를 개발하는 MICV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이미 이 시기를 전후해서 제대로 된 포탑을 달아놓은 개념도가 나와 있는 상태였음. 그리고 1965년에 20 mm M139 기관포와 7.62 mm M73 기관총이 장착된 2인 포탑을 갖춘 시제차량인 XM701이 완성됨


즉 영화에서 묘사되는 것처럼 처음엔 포탑이 없었다는 건 엄연히 틀린 사실임. 밑에 나오는 XM734/XM765를 브래들리의 원형으로 친다면 또 모르겠지만 시기상 XM701이 더 빠르게 만들어진 차량이기도 하고 브래들리와의 접점도 그 둘보다는 많음



2. 브래들리는 원래 APC로 기획되었다?


미군은 이미 1958년부터 중량 8톤 이하에 20 mm 기관포와 7.62 mm 기관총을 장착하고 보병들이 차내에서 교전할 수 있게끔 총안구 5개를 마련해둔 장갑차량을 고안하고 있었고 1963년부터는 M113을 대체할 새로운 보병전투차량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었던 걸 볼 때 시기상 브래들리가 APC로 기획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이 많음. 이 때부터 미군은 M113을 개조한 XM734/XM765를 만드는 걸 시작으로 IFV 개발에 매진했고 이 쪽은 나중에 AIFV로 이어지게 됨



이후 1974년 브래들리의 원형이 되는 XM723이 MICV-70 프로그램을 통해서 만들어졌는데, MICV-70 프로그램에 XM701을 개발하고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얻은 정보들이 큰 영향을 주었다는 걸 감안해보면 브래들리는 그 뿌리부터 IFV였다고 보는 쪽이 더 정확함



3. 미 육군 장성들이 브래들리를 정찰용으로도 쓸수 있게 하라고 억지를 썼나?


1976년 MICV-70 사업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졌을 때 MICV의 기병 정찰 차량 버전도 개발해야 한다는 결론이 내려졌는데, 이건 정찰차량으로 개발되던 XM800 ARSV가 취소되면서 그 공백을 메꿀 장비가 필요했기 때문에 영화에서 묘사되는 것과는 다르게 충분한 이유가 있는 요구였음



그래서 이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25 mm 부시마스터 기관포와 토우 미사일 발사기를 갖춘 새로운 TBAT-II 포탑이 개발되었고 이걸 XM723 차체에 올리게 됨. 나중에 이걸 좀더 다듬어 완성한 일반형이 M2 브래들리, 정찰형이 M3 브래들리가 되었음



다만 이 과정에서 포탑이 1인승에서 2인승으로 커지면서 태울 수 있는 보병이 8명에서 6명으로 줄어드는 문제가 생겼음. 영화에서는 탄약 실을 공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된 걸로 나오는데 그것도 물론 영향을 줬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역시 포탑임



4. 브래들리에 총안구가 들어간 건 똥별들의 요구 때문인가?


미 육군은 베트남전을 거치면서 장갑차에 총안구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된 XM701의 5호차부터 총안구를 갖추고 있었고 이건 M113을 개조해서 만든 XM734, XM765도 마찬가지였음


이 총안구의 진짜 문제는 다른 데 있었는데 소련군 기계화보병들은 총안구를 통해 사격할때 자기 개인화기를 쓸 수 있었지만 브래들리에 탑승하는 미군 기계화보병들은 차내에 비치된 총안구 전용 화기인 M231 FPW를 써야 했다는 점임. 이게 멀쩡한 총이었다면 또 모르겠지만 별다른 조준장비가 없어서 예광탄을 보고 조준을 적당히 수정해야 하는데 발사속도가 분당 1,200발을 넘어가다보니 30발 탄창을 순식간에 비워버리는 기열찐빠같은 물건이라는 게 치명적이었음



브래들리 개발 과정에 문제가 많았던 건 사실이고 영상에서 지적하는 단점 중에서 빈약한 방호력과 수송능력은 실제로도 결점이 맞긴 하지만 그 외의 부분에서는 영화의 원작이 브래들리의 설계사상을 노골적으로 싫어했던 제임스 G. 버튼이 썼던 책이란 걸 감안하고 볼 필요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