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찍은지는 꽤 됐는데 어느새 11K로 가고 있길래 지금에야 써 봄. 지금까지 꼬막 타면서 느꼈던 점이고 극히 주관적인 의견이니 반박시 네 말이 맞다.



[장점]


1. 우수한 기동성

기본적으로 거의 모든 속도대에서 최고급의 기동성을 자랑함. 900 언저리로 가면 굳는 느낌이 약간 들긴 하는데 크게 불편하지는 않은 정도고, 해당 BR대의 세이버를 제외한 다른 제트들과 비교하면 선녀같은 수준임.


이게 여타 델타익기들처럼 순간적으로 반짝하고 고정 타겟이 되어버리는게 아니라 지속적인 턴레이트와 선회반경의 유지가 가능해서 연료가 적당히 소모된 상태라면 14~15G를 유지하면서 돌 수 있을 정도임. 전투/랜딩플랩의 내구도도 꽤 괜찮아서 600kph 내외의 중저속 싸움에서 자유롭게 활용이 가능함.


순수 기동성만 좋은게 아니라 상승률, 가속도, 에너지 보존 등 전반적인 운동성능과 조작감 또한 매우 우수해서 내가 생각하는대로 움직여준다는 느낌을 줌. 



한번 들어가면 빠져나오기 힘든 저런 스톨 싸움에서도 코멧은 애매하다 싶으면 바로 랜딩플랩 펴고 빠져나와서 더 유리한 각도로 들어갈 수 있음.



2. 실시간 성능 상승

로켓 엔진 특성상 연료를 미친듯이 처먹기 때문에 코멧은 연료 잔량 감소에 따른 성능 향상폭이 매우 극명하게 드러남. 단순 계산으로 풀쓰로틀 유지시 1초에 대략 5.3kg씩 가벼워지는 꼴인데 코멧은 4톤 중량 중 거의 절반이 연료 무게라 기체 자체의 중량은 고작 2톤 정도밖에 안 됨. 즉 시간이 지날수록 추중비가 뻥튀기되고, 익면하중도 줄어들어 전반적인 성능 증폭과 동시에 주익을 분질러먹을 가능성도 거의 없어져서 훨씬 급격하고 과감한 기동을 해낼 수 있음. 일반적으로 연료 잔량 3분대부터 본격적인 뽕맛을 뽑을 수 있다고 보면 됨.


사실 연료 만재 상태의 코멧은 썩 좋은 성능이 아니지만(만재 4톤, 추력 1700kgf) 이 특성 덕분에 실제 공방에서 본격적으로 교전에 들어갈 연료 3~4분 상태의 코멧은 동 BR 제트들을 성능으로 찍어누를 수 있게 됨.



3. 로켓 엔진

폭발적인 가속/상승 능력은 물론 나름대로 평범한 제트 엔진과 차별화되는 장점들도 있음. 우선 당연하게도 주변 환경(고도, 속력, 기타 손실)과 관계없이 일정한 추력을 유지하며, 쓰로틀을 조절하면 목표 추력까지 즉시 도달함. 


이 때문에 속도 조절이 매우 간단해서 에어브레이크가 없음에도 오버슛 방지가 쉽고, 간혹 이건 못 피한다 싶은 각에서 미사일이 날아올 때 그대로 쓰로틀을 0으로 내리거나 엔진을 꺼서 긴급회피가 가능함. 특히 시빅슨 같은 애들 상대로 매우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음. 제트 엔진은 쓰로틀을 조절해도 추력 조절에 약간 딜레이가 있는데다 엔진을 끈다고 해도 잔열 비스무리한게 있는지 한참 전에 꺼놓은게 아닌 이상 미사일이 따라오더라.


+딱히 장점이랄건 아니지만 다른 제트들과 달리 코멧은 계속 배면비행을 해도 Fuel Starvation 으로 엔진이 꺼지지 않음. 특정 조건 하에서는 Fuel Starvation 문구가 뜨긴 하는데 그래도 엔진은 정상 작동함.



4. 작은 피탄면적

단순히 말하면 그 아담한 I-16보다 전폭이 고작 30cm 넓고 전장은 80cm 짧음. 상술한 기동성과 맞물려서 맘먹고 회피기동하는 코멧 맞추기는 영 쉽지 않음. 미그 15마냥 조작감 뻣뻣하면서 무장도 병맛인 애들은 특히.






[단점]


1. 느린 최고속도

사실 코멧의 단점으로 유명한 연료 자체보다 더 발목을 잡을 요소임. 코멧은 한계속도는 마하 1로 BR 대비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해수면에서 수평 최고속도는 900 중반대로 8점대 제트들 중 별로 빠르다고 보기 힘듬. 


코멧의 문제는 평범한 느린 제트들과 달리 저 속도를 오래 유지할 수 없다는 것임. 즉, 상대가 뻔한 유혹에 빠지지 않고 속도를 유지하며 일격이탈을 반복한다면 코멧은 닭 쫓던 개가 될 수 밖에 없음. 설령 8.0 전투기들 중 수평속도가 가장 느린 축인 미티어 MK 8도 수평속이 900 초반대가 나오는데 그것도 따라잡으려면 상당량의 연료를 희생해야 함. 물론 저건 반드시 죽이겠다는 생각으로 따라가면 잡을 수야 있겠지만 이미 연료는 1~2분으로 간당간당할테고, 그 상태에서 다른 적에게 잘못 물리면 그대로 1킬 1데스로 별 의미없이 게임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음. 


특히 업티어를 당했을 때 단 0.3 BR 차이인 세이버나 미그비스, 스위프트 등에게조차 얘네가 실수하거나 멍청하게 돌아주지 않는 이상 할 수 있는게 일절 없거든. 8.0 탑방에 걸린다고 해도 썬더제트 G형과 La-200은 코멧을 속도로 따돌릴 수 있는데다 양학용으로 흔하게 픽되는 놈들이라 상대하려면 꽤 고초를 겪게 될 것임.



2. 연료

코멧은 기본 6분 19초의 연료를 지니고 게임을 시작함. 다른 제트들 최소연료랑 비슷한 수준이지만 스페인 같은 일부 넓은 맵에서조차 저 분량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것은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음. 사실 코멧이 지닌 대부분의 문제점이 이 연료와 연관되어 있거든.


여기서 이륙부터 상승, 맵 중앙부로의 이동까지 대략 2분 정도가 소모되며, 1~2분 정도 연료가 남으면 슬슬 복귀를 고려해야 할 타이밍이니 코멧이 실질적으로 온전히 교전에 활용할 수 있는 연료량은 2~3분에 불과함.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리더보드 등수가 많이 오르락 내리락 할 것임.



3. 돌연사 가능성 높음

일단 연료 때문에 기본적인 생환률이 썩 좋진 않은데, 이외에도 유독 돌연사할 공산이 큰 기체임. 가장 큰 위험요인은 빈약한 주익으로 연료가 3분 이상 남아있을 때 12G 이상의 과하중을 받으면 주익이 쉽게 부러짐. 연료 3분 이상일 때는 대략 700kph 이상부터는 선회 시 적당히 풀어주는게 필요함.


그 외에도 착륙 시 동체착륙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대로 폭발하거나 조금만 험하게 터치다운하면 그대로 파일럿이 뒈짓해버리는 등 8점대 중에서 비전투손실 가능성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함.



4. 무장

MK108 2문, 문당 60발로 총 120발임. 젯방 무장을 통틀어서 독보적인 씹창이니 그냥 남들 다 총싸움하는데 칼질한다는 생각으로 적 등짝에 바짝 붙어서 사격하는걸 추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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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하자면 난 미사일 딸깍딸깍보다 서로 물고빨고 뒤엉키는 진득한 독파와 건파이팅이 좋다 싶은 사람에게 극구 추천하는 기체임. 매치메이킹 BR대는 물론이고 게임 전체를 통틀어도 코멧과 독파에 들어가서 우세를 점할만한 기체는 제로나 복엽기 정도 외에는 없음. 종합적인 운동성능에 있어 대부분의 8.0 이하 기체들과 현격한 격차가 있기 때문에 자탑방에 걸린다면 상대에게 반격의 여지를 전혀 주지 않을 수 있을 정도임. 슈팅스타라 밴시 타고 있는데 아군 없이 코멧과 일기토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 봐.


다만 연료량과 최고속도의 한계로 인해 자신보다 빠른 상대에게는 극도로 취약함. 설령 더 낮은 BR의 기체라도 코멧이 오래 따라올 수 없을 정도의 속도를 유지한다면 큰 위험 없이 코멧을 말려죽일 수 있음. 그런 기체들을 상대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플레이 스타일이 수동적으로 변하기 쉽고, 아무것도 못하고 이리저리연료만 까먹다가 칠면조 사냥을 당하게 됨.


그렇기에 제한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는 눈치와 연료를 틈틈히 아끼는 습관이 필요한 독특한 기체임. 그만큼 색다른 재미와 리턴을 제공하므로 독일 트리를 뚫고 있다면 한번쯤 거쳐가는 것을 추천함. 츄라이 츄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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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소리]


1. 연료는 아끼되 필요할 때는 적극적으로

코멧은 쓰로틀 100%에서 1700kgf의 추력을 내지만 50%라고 850kgf를 내는게 아니라 그보다 좀 낮은 추력을 냄. 엥 그게 뭐예요 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적은 연료를 소모하기에 쓰로틀을 낮게 둘수록 훨씬 긴 시간 동안 체공이 가능함. 


필자 같은 경우는 게임 시작 후 100%로 상승해서 고도 4000m 정도를 확보한 후 30% 쓰로틀로 순항하고 있음. 대부분의 맵에서 4000m 상승에는 대략 2분의 연료가 소모되고, 30%로 두면 대략 700kph의 속도로 수평 비행이 가능함. 그렇게 맵 중앙을 향해 날아가다 보면 코멧의 뽕맛이 시작되는 3분 후반대의 연료량으로 교전을 시작하게 됨. 또한 더 아래에 있는 적을 찍어누를 때에도 짧게 100%로 900kph 언저리까지 신속하게 가속한 후 아예 쓰로틀을 0으로 내리고 낙하하는 등 군데군데 연료를 아낄만한 포인트를 잘 주워먹는게 좋음.


그러나 너무 낮은 쓰로틀로만 다니면 코멧의 운동성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제때 교전에 참여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고, 상술했듯 코멧은 연료를 소모할수록 성능이 수직상승하는 특성을 지녔기 때문에 적당히 쓰로틀을 올려줄 필요 또한 있음. 극단적인 경우이긴 하지만 연료가 극히 적게 남았을 경우(10초 내외)에도 5~10% 쓰로틀로 두면 시뮬맵도 200~300kph 정도의 속도로 횡단이 가능하니, 만약 안전한 복귀가 불확실하다면 과감하게 남은 연료를 사용해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판단도 고려할 수 있음.




2. 사격은 최대한 가까이서 짧게, 리드는 최대한 멀리.

외국 유명 유튜버들 같은 사격 실력이 있는게 아닌 이상 MK108을 멀리서 쏴 맞춘다는 것 자체가 꽤 어불성설인 소리임. 탄속 500m/s에 탄퍼짐 탄도 죄다 병신인 물건을 중장거리에서 쏴 맞춘다는게 절반 이상은 운에 기대야 하는 일이니까.


그래서 왠만하면 저거 사격을 연습하느니 적 뒤에 가까이 붙는걸 연습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음.





필자는 개인적으로 300m 이내로 들어가야 사격을 시도하고, 가능하면 100m 이내까지 들어가는 것을 선호함. 그 정도 거리면 아무리 MK108이라도 여타 다른 무장들과 리드 필요값이 크게 차이나지 않을 뿐더러 가까이 적이 붙었다는 압박감에 상대가 격하게 회피기동을 할수록 속도가 줄어들어 사격이 점점 용이해짐. 롤이 빠른 세이버 같은 애들이 온 몸을 비틀며 회피기동을 해도 침착하게 계속 등 뒤를 물고 있으면 제풀에 진이 빠져서 언젠가 사격각이 나오게 되어 있음.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상대가 다른 아군을 공격하느라 터널비전에 빠져 있거나 기동중인 순간을 노려 빠르게 거리를 좁히는게 중요함. 한국전 제트들에 비해 속도가 느린 이상 초반에 바짝 붙어놓지 않으면 이도저도 못하고 다시 거리가 벌어지게 됨. 일단 한번 가까이 붙어놓으면 왠만큼 침착한 상대가 아닌 이상 위에 쓴 것처럼 황급히 회피기동을 하다가 스스로 에너지를 다 날려먹고 사격각을 내 줄 것임.



...물론 가까이 붙어 쏘는 만큼 저러는 경우가 꽤 많으니 항상 주의는 필요함.



그 이상의 중장거리에서 사격을 할 때는 최대한 리드를 멀리 준다는 느낌으로 던지는 것을 추천함. 필자는 처음 맞겠다 생각이 들었을 때 그보다 1.5~2배 정도 더 리드를 주고 쏜다는 생각으로 던져보는 편임.


또 거리 불문 1회 사격에 4~6발 정도로 끊어서 쏘는 것이 좋음. 장탄수가 결코 많지 않으므로 항상 탄은 아껴 쓰자.



3. 반격

위에서 썼듯이 코멧은 자기보다 속도가 빠른 상대에게 유독 취약한 특성을 지녔음. 그거 완전 강약약강 씹게이 기체 아니노? 할 수도 있지만 그 특유의 기동성 덕에 상위 티어 상대가 실수하는 틈을 잡아 반격하는 것에 가장 특화된 기체이기도 함. 




위 두 예시가 대표적으로, 상대가 더 빠른 상태라 그대로 직진 도주했다면 문제가 없었겠지만 굳이 코멧을 따라 올라오거나 무리하게 욕심을 냈을 때 벌어지는 상황임. 9.0 방에 끌려가더라도 상대의 실수로 인한 사격각은 나오기 마련이며, 코멧은 그 기회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성능을 지니고 있음.



나와 속도가 비슷하거나 상대가 에어브레이크를 펴서 의도적으로 속도를 낮추는 경우에도 유연한 속도 조절과 타이트한 선회반경을 이용해 상대를 내 앞으로 보내버릴 수 있음. 



4. 빤쓰런 타이밍

뱅리얼 한 게임이 25분인데 6분 연료를 암만 아껴도 1소티 내에 게임을 끝내기는 쉽지 않음. 코멧은 이 게임 2013년 오픈베타 시작부터 존재했던 원년멤버인데다 그 특성이 원채 독특해서 얘가 연료량에 하자가 있다는걸 모르는 적은 없다고 봐도 됨.


그런 마당에 한창 전투 중에 코멧이 슬금슬금 도망가는게 보이면 아마 백이면 백 저 새끼 연료 오링났다는걸 눈치채고 신나게 갱뱅하러 달려올 것임.




요렇게.


이걸 역으로 이용해서 상대를 낚는 쾌감도 좋겠지만 그보다는 안전히 활주로로 돌아가는 것을 최우선시해야겠지?


왠만하면 연료 잔량 2분부터는 복귀를 생각하고, 교전하더라도 아군 활주로 방향을 의식하고 있는 것이 좋음. 위에 썼듯 연료 10초만 있어도 맵을 건너 복귀는 가능하지만 그 상태에서 누군가에게 물리기라도 하면 그대로 끝장이니까. 복귀는 항상 주변에 적이 없다는 확신이 들 때에 시작하고, 항상 누군가 날 따라오고 있다는 생각으로 재보급>이륙을 마칠 때까지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이 좋음. 실제로도 십중팔구 누군가 따라오거나 활주로 체크하러 오고 있을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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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우리 다같이

커엽고 강력한

코멧 타지 않을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