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성능 평가]


한동안 이번에 8.0으로 버프먹은 팬서 5를 죽 타봤음. 원래도 순수 기체 성능으로는 상위 기체인 F9F-8 쿠거보다 더 호평받았으나 초음속기를 볼 수 있는 8.3이라는 BR 때문에 꺼려지는 기체였는데, 8.0으로 내려오면서 게임 플레이가 매우 쾌적해졌음.


기존 미국의 유일한 8.0 전투기였던 F9F-2 팬서와 비교하면 차이가 매우 극명함. 팬서 2의 J42 P-8 엔진은 풀업 시 기본 2,260kgf, WEP으로 2,600kgf 추력을 내는데, 팬서 5의 J48 P-6 엔진은 스톡부터 기본 2,540kgf, WEP은 2,890kgf 추력을 냄. 물론 엔진 무게가 350kg 정도 더 무거워지긴 했지만 풀업 기준 팬서 5의 추력은 기본 2,730kgf, WEP 시 3,080kgf 으로 무게 증가를 커버하고도 남음. 팬서 2의 WEP이 30초 사용 가능한 것에 비해 팬서 5는 WEP 사용 가능 시간도 55초로 2배 가까이 늘어났음.


최소연료(19분) 기준 팬서 5의 중량은 6톤 남짓이므로 기본 추력으로도 0.46, WEP을 켜면 0.52의 기본 추중비를 지님. 이 덕에 가속과 에너지 보존이 꽤 좋은 편이고, 직선익에 익면적도 넉넉해서 기동성도 양호함. 엔진 추력이 기체 중량을 충분히 뒷받침해주는데다 쿠거처럼 기괴할 수준으로 에너지 보존이 안 좋은 것도 아니라 거의 모든 성능에서 평균 이상은 가는 넓은 육각형 기체임.




20mm 미넨게쇼스 



20mm 히/미스파노 고폭탄



30mm 아덴 고폭탄


무장의 경우 미국 트리를 차근차근 뚫어온 유저라면 이미 사용감이 손에 익었을 미스파노 4문에 탄약도 문당 190발로 매우 넉넉함. 현재 히스파노와 미스파노는 과거 히주카라고 불리던 시절에 견줄 만큼 매우 강력한 위력을 보여주고 있어서 단 한 발로도 치명상을 가할 수 있고, 미스파노는 히스파노보다 공대공 탄띠의 고폭탄 비율이 높아서 데미지도 더 일관적이기에 현재 기준 8점대 초기젯 매칭에서는 최상급의 무장이라고 봐도 무방함.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어느정도 데미지를 입은 상태라도 조작에 큰 무리가 없다고 느껴졌음. 미티어 등 대부분의 기체들은 엘리베이터 반쪽이 날아가면 기동이 꽤나 저해되는데, 팬서는 저렇게 얻어맞은 상태에서도 단순히 동체와 주익 손상으로 항력이 증가한 것만 제외하면 전투기동에 큰 제약을 느끼지 못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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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점]



개인적으로 느낀 가장 큰 단점은 고속굳음. 배력장치를 연구하고 나서도 800~900대 속도에서 고속굳음이 상당히 심한 편이라(물론 이 분야 최고봉인 미그비스 수준은 아님) 다이브 하다가 표적고착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함.


또한 모든 성능이 최소 평균 이상은 가지만 역시 어느 한 분야에 최고다! 이럴만한 부분은 딱히 없어서 특정 성능에 특화된 기체들이 장점을 내세워 싸움을 걸어올 경우 대처가 곤란할 수도 있다는 올라운더의 고질적 문제점도 유저가 커버해줘야 하는 부분이야. 순수히 기체 피지컬로만 승부를 봐야 하는 BR대다보니 미티어 맠팔, 미그비스처럼 뚜렷한 강점과 함께 베이스 성능도 탄탄한 기체들을 상대로는 상당히 고전하게 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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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BR 상대들]


1. 미티어 Mk 8

영국의 같은 8.0 기체로, 수평속도는 팬서보다 약간 느리지만 기동성 측면에서 훨씬 우수하고 압도적인 깡추력을 자랑하는 파워하우스임. 미티어 맠팔은 팬서 5보다 20분 연료 기준 중량이 800kg 정도 무겁긴 하지만 엔진 추력이 팬서 5의 WEP 보다도 높은 3,260kgf 인데다, 필요하면 최소연료 넣고 추중비를 극대화할 수 있어서 도그파이팅에 들어가면 55초 WEP이 꺼지는 순간 압살당하게 됨. 미티어도 어느정도 고속굳음이 있긴 하나 팬서보단 덜하고, 주익이 부러지는 속도도 서로 비슷한지라 다이브쳐도 도망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음.


그러니 팬서는 약간 높은 최고속도를 이용해 미티어가 추격을 포기하도록 강요할 수 밖에 없음. 최소연료 넣고 유사 코멧처럼 운용하는 미티어들이 많아서 추격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싶으면 포기하고 돌아서는 애들이 많음. 사실 이건 아무리 팬서 5가 좋다고 해도 미티어 맠팔 자체가 헌터 출시 전까지 세이버 F나 미그비스랑 경합하던 영국 탑젯 출신인지라 좀 상대하기가 꺼려지는 부분임.




2. La-15

소련의 8.0 카운터파트. 추력은 기본 1350kgf, 112% 1,500kgf로 팬서 5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최소연료 12분 기준 중량이 불과 3톤 남짓으로 훨씬 가벼워서 팬서 5가 WEP을 켜지 않은 상태에서의 추중비는 크게 꿀리지 않음. 물론 La-15는 112% 추력 자체에는 시간 제한이 없으나 과열 이슈로 역시 오래 지속하지는 못하므로 일반적인 에너지 파이팅에서는 팬서 5가 우위에 있음. 무장은 뭐 말할 것도 없이 팬서의 압승이고


La-15는 후퇴익 덕에 수평속도가 빠른 편인데, 문제는 La-15는 주익이 IAS 945kph에서 터져버리는 허접 내구성을 자랑하는데다 소련 제트답게 고속굳음도 심해서 다이브 치면서 쫓아가다보면 자기 혼자 자멸해버리는 La-15들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임. 다만 기체가 가벼워서인지 중저속 독파에서 La-15도 썩 나쁘지 않고, 롤 속도가 빨라 휙휙 방향전환을 해대므로 너무 방심하면 안 됨.



3. Me 163 B 코멧

그냥...최대한 오래 도망가. 도망가도 거리를 어느정도 두고 있던게 아니라면 결국 따라잡히지만 1분이라도 더 연료 낭비시키는 것 외에는 딱히 할 수 있는게 없음. 그냥 연료 다 떨어져서 귀환하려고 할 때 덮치라는 탁상공론 FM 말고는 대책이 없다.



4. Me 262 C-2b

역시 부스터가 돌아가고 있는 동안은 팬서가 딱히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없긴 한데, 다행히 하이맛쉬처의 경우 부스터 지속 시간이 2분 40초로 상당히 짧은데다 매우 둔하므로 분명한 사격각이 나오지 않는 이상 욕심내지 말고 회피기동에 전념하는게 현명한 선택임. 다만 지금 시점에 이걸 공방에서 타고 있는 유저들은 정상인이 아닐 가능성이 높으니까 왠만하면 타겟팅당하지 않도록 처음부터 거리를 두는 것을 추천함.



5. 시호크, 뱀파이어, 미스테르 IIA

기본적으로 성능상 썩 좋은 기체들은 아니므로 상대하기는 꽤 여유로움. 미스테르는 에너지 보존률이 극도로 낮고, 뱀파이어는 다들 알다시피 제트 제로센이니까. 다만 시호크의 경우 의외로 기동성이 미티어에 견줄 정도로 우수한데다 최소연료 기준으로는 추중비도 꽤 높으므로 괜히 어중간한 속도로 싸움을 걸었다가 꼬리 물리고 반격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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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사실 기존 8점대 초기젯들 자체가 무슨 RPG 클래스마냥 서로 개성이 뚜렷한 놈들이 서로 치고받던 곳이라 팬서 2나 미스테르 IIA 같은 밸런스형 기체들은 전체적으로 평가가 박한 편이었는데, 팬서 5는 비로소 좋은 평가를 줄만한 올라운더라고 생각함. 탑젯 미사일 싸움이 질릴 때 한번쯤 장난감으로 타보기 나쁘지 않은 수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