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선생하고 싸웠었는데


노트에 지가 나눠준 프린트 붙이는게

매 가정시간 과제였었음


근데 이 수업이 이전 학기에도 그렇게 했는데

학기 끝나면 노트가 1/3이상 남더라고


그게 아까워서 평소에 메모할 거 있으면

가정 노트 뒷장 뜯어다가 쓰곤 했는데

막 뜯어 쓴 건 아니고 남은 가정시수 계산해서

페이지 여유를 남겨놓고 뜯어썼음


근데 노트 검사 당일 날에

프린트를 갑자기 5장 나눠주는데

남은 페이지는 2장 밖에 없었음


페이지가 모자르니 가정 선생한테

남은 페이지가 없는데 몰아서 붙이면

안 되겠냐고 물어보니까


다른 애들은 안 모자른데 왜 너만 모자르냐해서

이전 학기 때 노트가 너무 많이 남아서

메모할 거 있을 때 조금씩 뒷장 뜯어썼다니까


그럼 페이지가 모자른 거 알았을 거 아니냐고

공책을 미리 새로 샀어야지 거지냐며 소리지름


애들 갑자기 다 쳐다봐서 좀 벙쪄있다가

그동안 페이지 계산해두면서 여유 뒀었는데

검사 당일에도 나눠주실 줄 몰랐다고 하니까


수업계획을 내가 세우지 네가 세우냐면서

갑자기 여자라고 우습게 보냐부터 시작해서

마인드 개썩었다 사회 나가면 어쩌구하는데


그때가 십수년 전이라 페미 유행할 때가 아니라

그냥 미친 년인가 했는데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딱 페미 감성의 험담들이었음


근데 솔직한 관점에서 가정 수업이 중요함?

검사도 프린트 다 있는지만 확인하면 되는 거잖아


나도 가만 듣고 있자니 빡쳐가지고

안 붙일테니 수행평가 점수주지 말라 하고

자리로 돌아가는데 선생 극대노 해가지고

애들한테 쟤랑 어울리지 말라니 어쩌니 하고

나는 쟤 사람 취급 안 할거다 ㅇㅈㄹ함


근데 이 선생이 지 수업에 자부심이 커서

시험 끝나면 성적 높은 사람 앞에 불러놓고

칭찬하면서 과자 주고 그러는 성격이었는데


시험 딱 끝나니까 수행평가 조지고도

시험성적만으로 반에서 가정 제일 높으니까

그 학기는 부르지도 않고 자습 주고 나감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머리도 짧았던게

페미 1세대였던 거 같음 다시 만나보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