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에 썼던건데 이걸 다시 통째로 쓰려니 엄두가 안나서 그냥 복붙했다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onshinproject&no=1156443)




알베도랑 드래곤스파인 공개되고 켄리아에 대한 떡밥이 좀 풀린 것 같아서 이거에 관해 써보려고 함


인게임에 떠도는 각종 떡밥들을 토대로 글을 쓰긴 했는데, 뇌피셜도 다분히 첨가되어 있으므로 알아서 걸러듣길 바람


떡밥 보고 스토리 분석하는건 재미삼아 하는 추측일 뿐임


내가 이전에 썼던 떡밥정리글 2편 중 케이아&켄리아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 좀 더 이해하기 쉬우니까 보고 오는 것을 추천함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onshinproject&no=370553)



이번에도 좀 장문이니까 시간날때 천천히 읽어봐


바쁜 원붕이들을 위한 결론 요약부터 딱 박고 시작한다


케이아가 인간 창조의 중요한 열쇠를 가지고 있을 것 같음




I. 연금술


연금술과 케이아에 대한 얘기를 풀어보기 위해 일단 기본적인 연금술 지식부터 알아야 함


사람들이 흔히 연금술을 금만드는걸로 생각하는데, 이건 연금술의 부수적인 결과일 뿐 목적은 아님. 물론 이걸 목적으로 하는 연금술사도 많았지만...


원래는 물질에 대해 탐구하면서 세상을 구성하는 진리를 깨닫는게 연금술의 최종 목표임 (세계의 진리인 그노시스를 얻고자 하는 영지주의와 비슷)


이때 물질에 대한 궁극의 진리를 얻기 위해 필요한게 흔히 알려진 현자의 돌이다


현자의 돌은 모든 물질을 원하는대로 바꿔주는 돌인데, 쉽게 말하면 세계를 이루는 원리가 모두 담겨있는 절대적 무언가라고 보면 됨


이 현자의 돌을 연성하는 방법을 마그눔 오푸스라고 한다


마그눔 오푸스는 연금술 학파마다 얘기가 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4단계를 거친다고 알려져있음


니그레도(흑화) - 알베도(백화) - 치트리니타스(황화) - 루베도(적화)

(여기서 황화와 적화 사이에 비리디타스(녹화)라는 단계를 추가하기도 함)


하지만 원신에서는 이걸 조금 변용했는데, 원신 세계관에서는 3단계가 루베도고 4단계가 치트리니타스라고 나온다


아무튼 연금술에 대한 배경지식은 이정도만 해도 충분함


글에서 캐릭터 알베도와 마그눔 오푸스의 2단계인 알베도가 뒤죽박죽 나오는데, 헷갈리는 부분에서는 알베도(캐릭터)와 알베도(백화)로 구분해서 적을거임



II. 켄리아의 연금술 : 흑토술



켄리아는 지하의 왕국이었기 때문에 생물이 별로 안살았다고 함 (알베도 캐릭터 스토리 5)


그래서 켄리아에서 특히 발달한게 생명을 창조하는 연금술인데, 이 기술을 흑토술이라고 부름 (영문으로는 Art of Khemia)


흑토술의 궁극은 쉽게 말해서 인간 창조임


수정나비나 새끼바위용같은걸 그림으로 그리고 창조하는건 흑토술의 기초고 최종적으로는 인간까지 창조하는게 목표지


현실에서 연금술의 마그눔 오푸스가 현자의 돌 연성이라면, 원신 세계관에서 흑토술의 마그눔 오푸스는 인간 연성인거임




흑토술에서 "3단계 루베도 = 감정의 정화", "4단계 치트리니타스 = 존재 의미의 깨달음" 이라고 서술된다


근데 이건 창조된 생명이 자기가 알아서 감정과 존재 의미를 깨닫는 단계이기 때문에 뭔가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진 않은 것 같음


결국 기술적으로 중요한건 1단계 니그레도, 2단계 알베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이제 니그레도와 알베도의 의미를 살펴보자


1단계 니그레도는 말 그대로 흑토(Soil, 검은 흙)을 의미함




PV, 스토리 등에서 언급된 흑토의 정의는 "연금술의 어원이자 생명의 뿌리, 최초의 상태" 라고 나온다


여기서 흑토가 연금술의 어원이라는건, 연금술을 뜻하는 Alchemy가 검은 흙을 뜻하는 아랍어 'Al-kimiya'에서 파생된 단어이기 때문에 나온 말임


그리고 생명의 뿌리이자 최초의 상태라는건 곧 이 흑토라는게 모든 생명의 근원적인 형상이라는 뜻


무엇이든간에 그걸 흑토로 만들 수 있다면 다른 무엇으로든 변환할 수 있음 (A라는 인간을 흑토로 만들어서 B라는 다른 인간을 창조할 수도 있음)


실제 연금술에서 니그레도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검은색으로 물질을 회귀시키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걸 그대로 차용한 것으로 보임



2단계 알베도는 백악(Chalk)을 뜻함



스토리상 백악의 정의는 "무구의 흙이자 최초의 인간의 질료, 모든 변화의 시작"


무구의 흙은 흑토를 정화하여 순결한 상태의 흙으로 만들었다는거임


즉 흑토에 무언가를 가하여 깨끗하게 만든게 백악이고, 이 깨끗한 흑토(백악)를 토대로 인간을 만들 수 있다는 뜻




스토리에서 대놓고 리네도티르가 알베도(캐릭터)보고 "넌 백악이다" 라고 말함


그리고 PV에서 알베도가 흑토에서 태어난 백악이라고 칭하는 것까지 보면 확실히 알베도는 흑토술로 창조된 인조인간이 맞음


그럼 여기서 흑토에 뭔 짓을 해야 백악이 되는건데? 라는 궁금증이 자연스레 생기는데, 이거에 대해서는 글 뒷부분 케이아 떡밥에서 설명하겠음


흑토(니그레도)와 백악(알베도) 사이의 중요한 무언가를 케이아가 가지고 있다는게 이 글의 핵심임



아무튼 결론적으로 켄리아의 흑토술을 통한 인간 창조는 다음과 같이 요약됨


1. 재료(후술하겠지만 불타고 남은 재가 대표적인 흑토술의 재료)에 어떤 공정을 가해서 흑토로 만듬 - 니그레도


2. 흑토에 어떤 공정을 가해서 백악으로 만듬 - 알베도


3. 백악으로 인간을 빚어냄


4. 인간의 감정을 정화하여 안정시킴 - 루베도


5. 인간이 자신의 존재 의미에 대한 깨달음을 얻음 - 치트리니타스


위 과정을 거쳐서 온전히 감정을 갖고 생각할 수 있는 하나의 인간을 창조하는게 켄리아의 흑토술이 추구하는 궁극의 목표라고 할 수 있음


여기서 헷갈리면 안되는게, 위 과정들은 마그눔 오푸스의 단계인거지 흑토술의 단계가 아님


PV보면 알베도가 그림으로 이것저것 창조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건 마그눔 오푸스가 아니기 때문에 위 과정들을 거치지 않아도 됨


흑토술로 간단한 생물을 만드는 거라면 니그레도, 알베도같은 복잡한 단계가 필요 없다는 뜻임


이 점을 유의하면서 글을 읽었으면 함



III. 니그레도


그럼 흑토술 중 니그레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위에 적었듯이 니그레도는 특정 재료에 어떤 특정한 공정을 가해 흑토로 만드는 단계임


흑토로 만들 수 있는 재료로 대표적인게 재(Ash)가 있다



알베도(캐릭터)가 말하길 재는 생명이라는 복잡한 구조의 가장 단순한 형태라고 함


PV에서 알베도가 목탄(숯덩이)으로 그림을 그려서 거기서 수정나비같은걸 창조하지


이건 실제 연금술이랑도 어느정도 매치되는데, 연금술사들이 제일 중요하게 여긴 첫 단계 니그레도가 금속을 이것저것 태워보는거임


불타고 남은게 가장 근원적인 재료이고, 이 재만 있으면 무엇이든 창조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외에도 지층을 시간과 생명이 퇴적된 기록이라고 하는 걸 보면 화석같은 것도 재료로 사용하는듯?


실제 연금술에서도 니그레도의 핵심이 가열과 부패이기 때문에, 무엇이든간에 생명이 불타거나 퇴적된 것이면 흑토술의 재료가 될 수 있는 것 같음



근데 재료만 있다고 만능인건 아니다


간단한 생물은 목탄으로 그리기만 해도 쓱쓱 만들어낼 수 있지


하지만 마그눔 오푸스로 인간정도 되는걸 창조하려면 이것만으로는 부족함


재료에 어떤 공정을 가해서 흑토로 만들어야 다음 단계인 알베도(백화)로 넘어갈 수 있음


그럼 여기에 필요한 이 공정이 대체 뭘까?


이때 필요한게 바로 검은 흙의 본질인 검은색의 근원, 우주의 힘임


갑자기 우주가 나오니까 존나 뜬금없어 보이는데, 여기서 말하는 우주의 힘이 뭐냐면 우리가 알고있는 칠흑의 힘이다




알베도 PV에서 우주가 검은색의 본질이라고 말하고, 부식의 검 스토리에서 두린은 칠흑같은 우주에서 방황하던 존재라고 나오지


두린같은 악룡을 만드는데 목탄 분필로 쓱쓱 그림그려서 창조하진 않았을거임


칠흑에 물든 마수가 태어났다고 하는거 보면 흑토술의 마그눔 오푸스는 니그레도 단계에서 칠흑의 힘을 사용하는 것 같음


단순하게 두린이 칠흑에서 건너온 미지의 존재라서 칠흑의 힘을 갖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지만



두린을 리네도티르가 창조했다고 말하는걸로 봐선 두린은 칠흑에서 살고있던 애가 아니라 칠흑의 힘을 빌려서 만든게 맞음



그리고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단서는 켄리아의 왕조 이름이었다는「검은 태양」이다


켄리아가 멸망할 때 칠흑에 물든 여러 마수들을 창조해냈는데, 이때가 검은 태양 왕조였다고 나오지


그런데 검은 태양(Sol Niger)은 연금술에서 마그눔 오푸스의 1단계인 니그레도를 상징하는 표상임



즉 얘네들은 천리에 대항하려고 홧김에 칠흑을 끌어들인게 아님


왕족들부터 연금술사까지 켄리아의 모두가 계획적으로 칠흑의 힘을 니그레도에 이용하려고 했던거지


켄리아 왕조 이름이 검은 태양인 것도 니그레도에 쓰이는 칠흑의 힘을 켄리아인들이 숭배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 아닐까 생각함



결론적으로 니그레도 단계의 핵심은 생명의 흔적을 담은 재료를 칠흑으로 물들여 흑토로 만드는거라고 할 수 있음


그럼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흑토술을 정상적으로 거쳤다면 두린은 칠흑에 물든 상태가 아니라 정화되어 알베도(캐릭터)처럼 정상적인 상태였어야 함


그런데 왜 두린이 칠흑에 물든 마수인 채로 티바트에 나타난걸까?


흑토술로 창조된 알베도(캐릭터)는 왜 칠흑에 오염된 상태가 아닐까?


여기에 대해서는 2가지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음


1. 알베도(캐릭터) 역시 완전히 정화되지 않은 상태라는 것


2. 알베도(캐릭터)가 우연히 정화에 성공한 케이스고, 그 이유는 켄리아의 연금술사들이 정확히 알지 못했다는 것


나는 후자일거라고 생각하는데, 아마도 켄리아는 2단계인 알베도(백화)로 넘어갈 기술을 온전히 갖추지 못했던 것 같음


하나의 완성된 고등생물을 만들려면 알베도(백화)를 거쳐 깨끗해진 백악을 사용해야 하는데, 칠흑에 오염된 흑토를 그대로 창조에 쓴거지


왜 이렇게 생각하냐면, 케이아가 이거에 대한 중요한 떡밥을 제공해주기 때문임




IV. 케이아 알베리히


떡밥정리글 2편에서 내가 케이아는 켄리아의 왕족일거라고 추측했었음


근데 이건 추측이 아니라 거의 확실하다고 생각함


니벨룽의 반지라는 북유럽 신화 기반 서사시에서 알베리히가 드워프 왕의 이름으로 나오기도 하고



케이아 별자리 1돌 이름이 걸출한 혈통임


이새낀 분명 켄리아 왕족 혈통이 맞는거같음



그럼 이제 케이아와 연금술 사이의 연관성을 찾아보자



모나 점술에서도 알 수 있듯이 케이아는 공작깃털자리임


근데 이게 또 신기하게 현실의 연금술이랑 엮인다


현자의 돌 연성에서 니그레도와 알베도 사이에 1.5단계로 공작, 혹은 공작깃털이라고 부르는 단계가 있음

(연금술에서는 이 단계를 Peacock's Tail 혹은 Peacock Stage 라고 부름)



마그눔 오푸스의 1.5단계인 공작을 나타내는 대표적 그림이 병 속의 공작새임


왜 공작깃털이 니그레도와 알베도 사이의 단계냐면, 공작깃털이 연금술에 등장하는 흑(니그레도), 백(알베도), 적(루베도), 황(치트리니타스), 녹(비리디타스) 모든 색깔을 다 포함하고 있기 때문


즉 공작깃털은 모든 물질(여러 색깔)이 근원(검은색)에서 튀어나와 발현되기 시작하는걸 상징한다는거지


이 발현된 색깔들을 한데 모아 정화하는게 바로 니그레도 다음인 알베도(백화) 단계


그래서 연금술사들은 공작의 깃털을 현자의 돌 연성 중 니그레도에서 알베도(백화)로 넘어가기 전, 그 사이인 1.5단계를 표현하는 상징으로 썼음



그리고 여기에 또 한가지 떡밥을 더해보자


북유럽 신화를 바탕으로 한 서사시중에 니벨룽의 반지라는게 있다


이 서사시에 알베리히라는 드워프의 왕이 나옴


근데 공교롭게도 알베리히 뿐 아니라 리네도티르라는 이름도 여기에 등장한다


Rhinedottir는 라인의 딸, 라인의 처녀라는 뜻임 (여기서 라인은 독일의 라인강을 의미)


니벨룽의 반지 스토리가 이 라인의 처녀들이 지키고 있는 라인의 황금을 알베리히가 훔쳐가는걸로 시작됨



그럼 이걸 원신 스토리에 대입해보자


라인의 처녀들(리네도티르)이 지키고 있는 황금을 알베리히(케이아)가 훔쳐감

케이아의 별자리인 공작깃털자리는 니그레도와 알베도 사이의 단계를 의미함


= 케이아가 켄리아의 흑토술 중 니그레도에서 알베도(백화)로 넘어갈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가지고 켄리아에서 탈출했다



내가 앞에서 켄리아가 칠흑의 마수들을 창조한 이유가 칠흑에 물든 흑토를 정화할 수 있는 기술이 미완성이어서라고 말했었지


흑토가 어떤 과정을 거쳐야 백악이 될까?


이거에 대한 해답을 케이아가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니그레도에서 알베도로 넘어가는 사이의 1.5단계(공작깃털)에 대한 중요한 열쇠가 케이아에게 있다는거지


근데 니벨룽의 반지 내용대로면 케이아가 이 기술을 훔쳤다는건데, 케이아는 켄리아 왕족 후손이니까 훔치고 달아났다고 보긴 힘듬


굳이 미호요가 서사시 내용을 그대로 차용하지는 않았을 수도 있으니, 아마 케이아는 기술을 훔친게 아니라 물려받고 탈출한 것 같음


켄리아가 멸망할때 연금술사들이 이 미완의 기술을 왕족인 케이아에게 넘겨줘서 흑토술을 후세에 전해달라고 부탁한 것


켄리아는 흑토를 완전히 정화하지 못하고 멸망했지만, 켄리아의 생존자이자 왕족인 케이아가 온전히 흑토술을 완성시킬 수 있도록 가능성을 남긴거지



케이아의 아버지가 케이아보고 마지막 희망이라고 말하는데, 이게 케이아가 왕가의 마지막 생존자여서 그러는게 아니라 케이아가 가진 흑토술의 열쇠때문에 희망이라고 말하는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



+ 막간


알베도 스토리 4를 보면 리네도티르가 알베도를 몬드로 보내면서 마그눔 오푸스의 현존하는 마지막 사본을 주고 과제를 냈다고 함

(한국어 버전에서는 '대의비전'이라고 번역했음)


『마지막 과제 : 내게 이 세계의 진실과 의미를 보여주렴』


알베도는 이 과제가 뭔 뜻인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리네도티르가 마그눔 오푸스의 마지막 사본까지 건네준걸 보면 아마 몬드로 가서 케이아를 만나 흑토술의 마그눔 오푸스를 완성시키라는 뜻이 포함된 과제인 것 같음




켄리아 떡밥정리 2편 링크 → 고대 영웅들의 부활 (https://arca.live/b/genshin/196075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