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진 단장과의 설전에 지친 탓일까, 노엘의 말이 조금 이상하게 들린 여행자는 눈을 조금 크게 뜨며 되물었다.




"여행자님은 바다에 가봤나요?"




"아아, 어릴 때 몇 번."




여행자는 페미니즘 전사로 다시 태어난 진간장의 모습을 회상하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근데 그다지 가고 싶지는 않아."




"어머, 중간중간 휴식은 중요하다구요. 게다가 요즘 몸매인증샷 찍는게 유행이기도 하구요. 굳이 안가시는 이유라도 있으신가요? 설마...."




"아니, 사람 붐비는 곳을 좋아하지 않아서 말야."




"아아, 그런 이유인가요. 잠시 착각해 보력 네요."




"뭐?"




또다시 노엘의 말이 이상하게 들렸다.




“제가 잠시 착각해버렸네요.”




여행자는 무기력한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여행자님은 뭔가 다른 걸 생각하신 건가요?”




“아니, 뭐 딱히 그런 건 아니야.”




노엘은 말을 돌리듯 갑자기 여행자를 칭찬헀다.




“여행자님은 참 젠틀 한남 자 같아요.”




“뭐?”




우연의 일치일까? 또다시 노엘의 말이 이상하게 들렸다.




“참 젠틀한 남자 같다구요.”




“하하, 고마워.”



여행자는 그렇게 답하며 시계를 쳐다보았다. 어느덧 시각은 열 두시. 보통 사람들은 퇴근할 시간이지만 여행자에게는 새로운 하루의 시작이었다.




“슬슬 무기 기원을 돌리러 가자.”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향하는 여행자.
그의 등 뒤로 노엘의 목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




“잠깐, 저랑 갓치 가요 여행자님.”




“뭐?”



오늘 자신은 도대체 몇 번이나 노엘에게 이 한 글자 짜리 질문을 하는 것일까, 라고 여행자는 속으로만 한탄했다.




“같이 가자구요, 여행자님.”




“물론이지. 숙소까지 데려다줄게.”




“고마워요.”




“요즘 워낙 흉흉한 일이 많으니까 말이지. 지난번 몬드에 각루가 몰래 들어온 사건도 그렇고.”




정말이지, 어딜 가든 이상한 사람들이 많은 시대이다.




“그러게요. 참 이상한 자들.......자들이네요.”




“뭐?”




“참 이상한 자들이라구요.”




“하하, 그렇지."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그런 이상한 자 들로부터 이 어린 노엘만은 지켜내리라. 그렇게 다짐하는 여행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