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북두와의 설전에 지친 탓일까, 각청의 말이 조금 이상하게 들린 소는 눈을 조금 크게 뜨며 되물었다.


“항마대성님은 번개속성 써봤나요?”


“아아, 번개속성 말이지.”


소는 케치니즘 전사로 다시 태어난 북두의 모습을 회상하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아니, 나는 바람 속성이다만. 별로 번개는 필요 없어서.”


“어머, 꽤나 강하다구요? 게다가 편하기도 하구요. 굳이 쓰지 않는 이유라도 있나요? 설마.......”


각청은 뭔가 의심 간다는 듯이 말끝을 흐렸지만 궁극기가 빠진 소는 그것을 캐치하지 못한 채 적당히 얼버무렸다.


“아니, 그냥 리월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바빠서 말이지.”


“아아, 그런 이유인가요. 잠시 착각해 보력 네요.”


“뭐?”


또다시 각청의 말이 이상하게 들렸다.


“잠시 착각해버렸다구요.”


각청은 무기력한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뭔가 다른 걸 생각하신건가요?”


“아니, 딱히 그런 건 아니고.”


각청은 말을 돌리듯 갑자기 소를 칭찬헀다.


“항마대성님은 참 강력 한야 차같아요.”


“뭐라고?”


우연의 일치일까? 또다시 각청의 말이 이상하게 들렸다.


“참 강력한 야차같다구요.”


“하하, 고맙군.”


소는 그렇게 답하며 천형산을 쳐다보았다. 어느덧 시간은 다섯 시. 일퀘와 공월이 리셋될 시간이 되었다.


“슬슬 공월 받고 일퀘나 하도록 하지.”


자리에서 일어나 가면을 들고 경기 들판으로 향하는 소. 그의 등 뒤로 각청의 목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


“잠깐, 갓치 가요 항마대성님.”


“뭐?”


오늘 자신은 도대체 몇 번이나 각청에게 질문을 하는 것일까, 라고 소는 속으로 생각했다.


“같이 가자구요, 항마대성님.”


“물론이지. 오늘은 한손검 피해 증가가 달린 현상 토벌도 있으니까.”


“어머, 고마워요.”


“요즘 워낙 흉흉한 일이 많으니까 말이지. 지난번에 제군께서 봉인한 오셀이 다시 나타난 것도 그렇고.”


정말이지, 어딜 가든 이상한 사람들이 많은 시대이다.


“그러게요. 참 이상한 자들.......자들이네요.”


“뭐?”


“참 이상한 자들이라구요.”


“아, 그렇지.”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그런 이상한 자들로부터 제군께서 아끼는 리월을 지켜내리라. 그렇게 다짐하는 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