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트위터 말인가?"

퇴근 후 불의 물을 퍼마셨음에도 불구하고, 진의 말이 조금 이상했다는 것을 눈치챈 다이루크는 자연스럽게 되물었다.

"네. 선배는 트위터 해 보셨나요?"

"유라가 추천해서 요즘 자지 전에 보고 있어."

다이루크는 페미전사로 다시 태어난 유라에게 영향을 받았거니 짐작하며 속에서 올라오는 웃음을 가까스로 막아냈다.

반면 잇따른 업무로 지친 탓일까, 선배의 말에서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한 진은 질문을 이어나갔다.

"어머, 선배님도 해 보셨군요. 요즘 몬드에서 꽤 유행인 것 같네요. 어떤 글을 읽어 보 셨나요?"

"페보니우스 기사단의 유리 천장에 대한 글을 읽었어. 꽤나 흥미롭더군. 그런 차별이 깊이 박혀있다는 게 얼마나 두려 운지..."

다이루크는 진의 반응을 궁금해하며 커뮤니티에서 본 트위터의 글 캡쳐 중 하나에 대해 동조하듯 이야기했다.

그것을 들은 진은 다이루크에게, 술잔을 들며 트위터에서 유행하는 손동작을 슬쩍 보여주었다.

"많이 취한 건가? 잔을 드는 모양새가 조금 어설퍼 보이는데."

"아, 아뇨. 손가락이 좀 미끄러졌나 봐요."

"그런 거였군. 너무 취한 줄 알고 걱정했잖아."

진은 자신의 손동작을 다이루크도 안다는 것을 눈치채고, 드디어 자신이 상상만 하던 사람을 찾았거니 생각하며 그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선배님은 다른 평범 한남 자랑은 비교도 안 되게 젠틀하시네요."

다이루크도 보답하듯 미소를 지으며 진을 칭찬했다.

"진도 참 좋은 사람 같아. 내일 한 잔 할까? 시간 괜찮 은디"

다이루크는 말을 끝내며 잔을 상에 탁 내려놓았다. 다이루크는 이 스릴 넘치는 상황이 그저 즐거울 뿐이었다.

"하하, 좋아요."

진의 얼굴에 홍조가 피어오른 것을 눈치챈 다이루크는 다음 상황이 기대되었다.

그러면서도, 그의 머릿속은 어떤 말을 해야 할 지에 관한 고민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나저나. 기사단의 차별이 이렇게나 심하다면..."

"네?"

진은 선배의 이야기를 마저 듣고 싶어 되물었다.

"바르카 대단장은 지금까지 뭐 한 건지......"

"심심하면 불러다가 뺑뺑이나 돌리고......"

다이루크는 마치 한탄하듯 말끝을 흐렸다.

"페보니우스 기사단에 들어온 것이 조금은 후회되는 것 같아요."

진은 그렇게 말하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느덧 붉게 물들었던 하늘은 새카만 어둠 속으로 집어삼켜지고, 그녀 또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슬슬 돌아가야겠네요."

"그러지."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챙기고 기사단으로 향하는 진, 그녀의 등 뒤로 선배의 목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

"내일 도서관에서 만나자, 이기."

진은 다이루크를 향해 잠시 돌아보며 미소를 지었다. 선배의 말 끝 추임새에 그에 대한 어떠한 의심도 눈 녹든 사라졌다. 하지만 추임새의 의도는 다이루크만이 알 뿐이었다.

진은 이제는 완전히 신뢰하게 된 선배에게 부탁했다.

"혹시 같이 가줄 수 있노?"

"안 될 거 뭐 있노."

다이루크는 자신이 원했던 상황이 된 것에 대한 기쁨을 애써 감추며 말했다.

"기사단 앞까지 바래다 줄게. 혼자 다니면 큰일 날 수도 있는 나라니까."

정말이지, 어딜 가든 이상한 사상이 많은 시대이다.

"고맙다, 이기."

"하하, 출발하자고."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그런 이상한 사상들로부터 자신이 항상 갈망하는 야스각만은 지켜내리라. 그렇게 생각하는 다이루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