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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일곱 집정관 체제를 구성하는 요소를 기능적으로 분석하고, 일곱 집정관 체제가 셀레스티아를 중심으로 하는 일종의 원소순환시스템이라는 가설을 제안한다.



> 정보원으로서 벤티의 신뢰도


신의 심장과 셀레스티아에 관해서는 꽤 이른 시점에 매우 담백하게 언급되었다. 풍마룡 사건이 끝난 뒤, 벤티에게 신의 심장에 관해 이것저것을 물어볼 수 있다.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말하면 안된다는 발언 자체는 말 그대로 해당 내용이 집정관들 정도만 알고 있어야 할 내용이란 뜻이다. 이것은 선인을 포함해 사람들의 신의 눈에 대한 의미부여가 제각각인 것과, 우인단 정도를 제외하고는 암왕제군과 관계된 리월의 선인이나 칠성들도 이에 관해서는 별다른 의식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거의 확정적이다.


따라서 언급된 것 이외의 내용이 있을것이라 의심할지언정, 언급한 내용들에 대한 신뢰도를 의심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할수 있다.




> 신의 눈과 신의 심장, 그리고 셀레스티아


정보를 조금 더 조밀하게 구성하기 위해 영문 스크립트를 보충해서 요약하면



  • 신의 눈: 외부 마력기관, 초급 기관이며 원소의 힘을 사용(Channeling)할수 있게 해 준다.
  • 신의 심장: 내부 마력기관, 셀레스티아와 직접 공명하는(resonate directly) 상급 원소 제어 중추(Higher-order nexus)이다.


마력이 원소와 관계된 개념이라는 사실과 마력기관의 외장, 내장같은 사양은 부수적이므로 제외하고. 다음과 같은 의미를 추출할수 있다.


  • 신의 눈은 원소의 힘을 발생(generate)시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신의 눈을 매개로 원소력을 흘려보내는(channeling) 방식이다. 따라서 원소력을 생성하는 근원과 원소를 끌어오는 근원은 다른 곳에 존재한다. 두 근원은 같을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 신의 심장은 위계적으로 신의 눈보다 상위(higher-order)에 존재하며, 원소 제어(manipulation)의 연결중추(nexus) 기능을 수행한다. 원소에 대한 통제(control)가 아닌 제어(manipulation)라는 점에서 신의 심장은 물리적으로든 기능적으로든 존재가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다. 따라서 외부적으로 드러나는 제어에 관계된 수단이 존재해야 한다.


  • 신의 심장은 셀레스티아와 직접 공명한다. 이 말은 셀레스티아는 신의 심장이 아닌 것들과는 공명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된다. 알려진 마력기관은 신의 심장, 신의 눈과 사안이 있다. 사안은 범주 외의 대상이므로 제외한다. 따라서 신의 눈은 셀레스티아와 공명하지 않는다.


  • 신의 심장이 신의 눈보다 상위의 연결 중추(nexus)라는 표현은 단순히 신의 눈들을 연결하는 중심(hub)가 아니며, 신의 심장과 신의 눈과 셀레스티아가 어떤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음을 뜻한다.




> 신의 심장과 셀레스티아의 공명


원소 제어 중추인 신의 심장이 셀레스티아와 공명한다는 사실에서, 원소의 근원이 되는 대상은 아마도 셀레스티아에 있다고 추론할수 있다. 그러나 그 근원이 정확히 셀레스티아의 무엇이고,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인지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드래곤 스파인의 벽화와 현재(2.0 버전)까지 알려진 셀레스티아의 텍스처를 통해, 하늘의 사도의 손에 놓인 상징과 셀레스티아 중앙에 위치한 탑 정상의 구조물이 트리퀘트라 형식의 서로 유사한 실루엣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수 있다.



이런 제반 정황들로 원소의 근원에는 셀레스티아가 관계되었다는 추론을 할 수 있으며, 신의 심장이 셀레스티아와 직접 공명한다는 표현은 신의 심장이 셀레스티아와 지상의 사이에서, 지상에 원소를 전파하는 중계 역할의 중추라는 설명이 된다.


굳이 이런 간접적인 방식을 통하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게 설명할수 있다. 현 시대는 '이성의 관' 성유물 스토리에서 언급된것처럼, 고대와 달리 셀레스티아가 지상에 직접 관계하거나, 계시를 내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집정관들이 신의 심장을 매개로 하는 원소 흐름에 한하여 셀레스티아의 기능적인 대행자이자, 셀레스티아가 지상을 풍요롭게 하는 원소의 흐름의 근원과 관계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gnosis)있는 존재들이란 뜻이 된다.




> 원소의 흐름과 신의 눈


원소가 티바트의 기묘한 현상들의 초석이란 설명처럼. 고대에도 원소는 풍요와 연결되어 있었는데, 원소의 흐름 역시 성유물 스토리에 풍요로운 시대에는 원소의 흐름도 원활하였다고 언급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멸망해가는 시기에는 만물의 기운이 옅어져가며 얼어붙는다는 표현을 한다.


고대에는 지상의 사람들이 셀레스티아의 계시를 직접 들었으며, 하늘의 사도들을 통해 번영은 기정사실이란 약속을 받았다. 그 번영의 수단이 원소의 흐름이라 한다면, 셀레스티아는 원활한 원소 흐름을 이끌어낼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의미가 된다. 원활한 원소 흐름이란 표현은, 원소 흐름의 총량이 늘어나거나, 원소 흐름이 막힘없이 유지된다는 두 상태를 생각해볼 수 있다.


흐름의 총량을 늘리는 변화는 셀레스티아에서 원소를 증폭시키거나 어떤 비원소적인 것을 변환시키는 능력이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이 생각은 지금 당장 검증이 불가능하며, 또다른 가설로 추측할수밖에 없을 따름이다. 따라서 지금 당장 논의할만한 방향은 아니다.


흐름을 막힘없이 유지되도록 하는 조치는, 신의 눈이 작동할 때 원소를 흘려보내는(channeling) 방식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개연성이 높다. 이 경우, 신의 눈 사용은 지상에서 원소를 순환시키는 모세혈관과 같은 기능을 한다고 생각할수 있다.


게임적으론 신의 눈을 가진 플레이어블 캐릭터의 수가 몇 십 뿐이다. 하지만 학자들이 연구를 위해 신의 눈 사용자들을 고용하거나, 요이미야 전설퀘에서 평범한 NPC가 신의 눈을 얻었다는 도입부 내용을 보면 신의 눈 사용자는 그 수가 꽤 많을 것이므로 물리적으로도 무리가 되지 않는다. 또한 신의 눈 보유자는 우수한 모험가가 되기 위한 조건처럼 인식되는 점을 고려한다면, 인간의 순환계에서 그 비중이 가장 큰 모세혈관같은 것이란 비유는 무리한 생각이 아니다.




> 일곱 신의 신상


신의 심장과 셀레스티아의 기능과 둘 사이의 연결방식은 설명이 되었으나. 아직 신의 눈과 신의 심장 사이의 연결이 남아있다. 신의 눈이 셀레스티아와 직접 연결되지 않는 한, 원소를 사용하는 방식은 중계수단에서 직접 끌어오거나, 주변 환경에서 끌어오는 것이다. 이 기능에 적절하게 대입해 설명할수 있는 것이 일곱 신의 신상이다.



일곱 신의 신상은 여행자가 원소를 사용하는 힘을 얻는 수단이기도 하다. 최초에 바람원소를 사용할 능력을 얻는 것은 바르바토스 신상에 접촉해서이고, 여기서 신상의 힘이 어딘가와 연결되어 있음을 감지하는 듯한 혼잣말을 한다.



또한 풍마룡 사태가 진정된 후, 벤티에게서 신의 눈에 대한 설명을 듣고, 바람의 힘을 (신의 눈도 없이) 무단으로 사용해서 미안하다는 사과를 하기도 한다.


이 외에 결정적인 단서를 마신퀘스트 1장 4막 여행자편에서 확인할수 있다.

길드의 의뢰로 보물사냥단을 추적해 들어간 유적에서 보는 신상은 거꾸로 뒤집혀 있으며, 심연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무언가를 뒤집어 배치한다는 상징적인 의미와, 신상이 힘의 중계장치라는 해석을 합친다면, 일곱 신의 신상을 뒤집어 심연의 힘을 중계한다고 설명이 가능하다. 



그리고 덤으로, 심연 메이지의 편지에 담긴 글귀의 의미도 '신상을 뒤집어 심연왕자에게 심연에너지를 공급한다'로 덩달아 해석이 된다. 물론 정황상일 뿐이니 해석의 한가지 가능성 정도로 보자.




> 결론과 의의


신의 심장에서 시작해서 셀레스티아, 신의 눈, 그리고 신상을 합한 기능적 구조를 도식으로 그리면 아래처럼 정리가 가능하다.

셀레스티아와 공명하는 7개의 신의 심장을 중추로 해서, 신상과 연결되고, 신의 눈 사용자들은 신상을 통해 티바트에 중계되는 원소를 사용하며 순환시킨다는 구조이다.


일곱 집정관 체제에 대한 기능 측면의 해석으로서, 위와 같은 설명을 원소순환시스템 가설이라 부를수 있다.


이 가설이 설명 가능한 것들은 대략적으로 아래와 같다.


  • 제어 중추인 신의 심장이 물리적으로 누구의 손에 들어가도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이유. 이는 신의 심장으로 어떤 조작을 가하지 않는 이상, 당장 원소 순환에 관계된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 셀레스티아와의 직접적 교류가 없이도 풍요로운 시대를 누리는 것. 셀레스티아와 간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신의 심장이 셀레스티아와 공명한다는 사실을 아는 집정관 외에는 지상의 일반인들은 셀레스티아가 어떤 곳인지 알 수 없다. 당연히 직접적 접촉도 존재하지 않는다.


  • 셀레스티아가 침묵을 지키는 것. 일곱신 체제를 자율에 맏기고 있다면, 이 시스템이 의도대로 유지되는 한 어떤 간섭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선을 넘으면 대응을 시작할 것이다.


이 가설을 바탕으로 가설적 추론들을 전개할 경우, 확장해볼만한 내용들이 생겨난다. 원소는 무에서 창조되는가. 셀레스티아는 어째서 원소를 순환시켜야 하는가. 심연의 힘과 셀레스티아의 관계는 무엇인가. 신의 눈과 인간이 가지는 의미같은 질문들이다. 그 외에도 일곱 집정관 체제가 만들어진 이유에 대한 추측 등, 다양한 방향으로 접근할 기회를 제공하는데 이 가설의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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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 가설을 제시하는것은 보조적인 분석을 몇가지 더 내놓고 난 이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2.1 업데이트 전날이 되어버려서 급하게 작성되어 조금 덜 다듬어진 상태이다.


급하게 내놓는 이유는 천수백안상이 일곱 신 체제의 마이너 카피란 추측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미래를 맞추는것이 짜릿한 경험이긴 하지만, 2.1패치는 1.0부터 쭉 생각해온 가설을 테스트해볼 기회기도 하다. 만약 가설이 적중한다면, 숨을 좀 돌린 뒤에 분석이 계속될 것이고, 가설이 어긋난다면 수정가설이 나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