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날 수업도중에 창밖으로 뭔가가 떨어지는게 보이더라구


진짜 순식간에 떨어지고는 쿵 하고는 뭔가 둔탁한게 떨어지는 듯한 소리가 들리더라


이 소리를 뭐라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네 핸드폰같은거 떨어트려서 나는 가벼운 소리가 아니라 뭔가 무거우면서도 어느정도 부드러운 물건이 떨어지는 소리? 베개 솜 안쪽에 단단한 물건 집어넣고 떨어트리면 나는 소리?


그때 보고 나서는 별로 신경도 안쓰고 있었는데 점심시간쯤 되니 뭔가 소란스럽더라


뭔가 했는데 사람 하나 떨어져 죽었다고 하더라구


당장 내려가서 보긴 했는데 마네킹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 거랑은 달리 진짜 사람이 떨어져 있었고, 마네킹같다라던가 인형같다던가 하는 느낌 없이 진짜 사람이다 라는걸 느낄수 있었어


그때 비와서 물웅덩이 살짝 고여있었는데 그 웅덩이에 머리에서 흘러나온 피가 섞여들어가 웅덩이가 조금 붉게 보이면서도 그 위에 흰 액체, 아마 뇌수였지 싶은데 그게 물 위에 떠있더라구


그때 내가 있던 건물이 그리 높지않은 8층정도 되는 건물이었는데 아마 옥상에서 떨어졌을 거라 생각해


구급차 와서 일단 싣고 데려가는걸 보기는 했는데 아마 죽었으리라 확신해


떨어지고, 구급차 오는데까지 정확히 얼마 걸렸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꽤 오래 걸렸던 것 같아. 비 오고 하니 운전에 불편함도 있었을 테고


사진찍는다던가 하지는 않았지만, 싣을때 구급대원들이 급하게 움직인다거나 하는거 없이 그저 간이 들것에 넣어서 데려간다는 느낌이었어


지금은 기억이 좀 희미하긴 한데 목이 꺾여있었고, 다리 한쪽도 기괴한 방향으로 꺾여있었으며 결정적으로 머리가 깨져서 뇌수가 흐르고 물웅덩이에 박힌채 시간이 꽤 지났으니까


그 뒤의 일은 관심이 없어서 잊어버리기도 했고 찾아보지도 않아서 어떻게 된 일인지는 전혀 모르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사람이 참 쉽게 죽는다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