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목이 짧은 기린보다 목이 긴 기린이 더 높은곳의 잎사귀를 먹기 쉽다보니

목이 짧은 기린은 도태되고 목이 긴 기린만 살아남아서 기린의 목이 길어졌다고 알고 있는데




사실 저 가설은 이미 오류가 많아서 설득력을 잃은 가설임


저 가설대로라면 기린은 머리 꼭대기 부분의 나뭇잎을 먹기 위해

목의 길이가 늘어났다는 말이 되는데


실제 기린은 머리 꼭대기 부분의 나뭇잎을 잘 먹지 않기 때문임



이게 기린이 먹는 먹이의 길이 그래프인데

그래프에서 나오듯이 기린이 먹는 먹이는 기린의 목보다 한참 낮은 높이에 분포해있어서



이 그림마냥 기린은 모가지를 쭉 뻗고 잎사귀를 먹지 않음


 


그래서 그 다음으로 제기된 가설이




기린은 다리가 길어서 물을 마시기 어렵다보니

모가지가 길어야 물을 마실 수 있다는 가설이었음


다리가 길수록 생존에 유리한데

다리가 길면 목이 길어야만 물을 마실 수 있으니 다리가 길고 목이 짧은 기린은 도태되고

다리도 길고 목도 긴 기린만 살아남았다는 가설임



하지만 이 가설도 곧 폐기되었는데


기린의 조상인 사모테리움 메이저는 다리는 기린만큼 길지만 목은 1m정도로

현생 기린 목의 절반 길이에 불과했기 때문임


사모테리움 메이저는 이 체형으로 600만년동안 잘 살아남았다보니

다리가 길면 목이 길어야만 물을 마실 수 있다는 가설은 설득력을 잃었음





그 다음으로 나온 가설은 기린의 긴 목은 이성을 유혹하기 위한 형질이라는 가설임

이걸 흔히 성선택을 위한 형질이라고 부름


대표적으로 수컷 공작의 화려한 깃털이 있는데

수컷 공작의 화려한 깃털은 생존에는 불리하더라도 이성을 유혹하기 위한 수단으로 남아있음


하지만 이 가설도 설득력이 떨어지는게

보통 이런 성선택을 위한 형질은 수컷과 암컷의 차이가 매우 크게 나타남




닭의 볏도 성선택을 위한 형질인데


수탉은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매우 크고 화려한 볏을 가지고있지만

암탉은 딱히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수수한 볏을 가지고 있어서 암컷과 수컷의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남


만약 기린의 긴 목이 성선택을 위한 기관이라면 암컷 기린은 목이 짧고, 수컷 기린은 목이 길어야 할테지만

암컷 기린과 수컷 기린의 목 길이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음



그래서 2017년에 미젤 교수가 주장한 가설은 체온조절설인데


기린의 긴 목이 그늘 역할을 해줄 수 있기 때문에

목이 긴 기린이 체온조절에 유리하다는 가설임


단순히 목이 길다고 체온조절이 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평상시 기온이 낮을때의 기린은 이렇게 평범하게 목을 뻗지만





기온이 높을땐 머리를 태양을 향해 뻗어서 그늘을 만드는 행동을 보이는데

이 그늘덕분에 체온조절에 유리하다는 얘기임



실제로 기온이 20도일땐 기린의 35%정도만 태양을 향해 머리를 뻗었지만

기온이 37도일땐 기린의 60% 이상이 태양을 향해 머리를 뻗었음



그래서 요즘 와서는 기린의 긴 목은 체온조절을 위한 형질이라는게 가장 설득력 있는 가설임


물론 아직까진 가설일 뿐이라 나중에 더 설득력 있는 가설이 나오면 바뀔수는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