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버스탔는데 운좋게 딱 한 자리가 비어서
냉큼 앉아서 원챈 붕챈 눈팅하고 있었는데
한 두 정거장 쯤 지나니 웬 여자사람이 타서
딱 나 옆에 서서 가는거임.
(다른 공간도 널널했는데 하필 나 옆에?)
그 순간부터 휴대폰 호다닥 끄고 경건한 수도승 마냥
바른자세로 각잡고 앉아서
창문너머 풍경 구경하는 척 하며 흘깃흘깃 관찰했는데
여자가 무심하게 휴대폰 보고 있으면서도
이따금씩 나를 한 번씩 처다보는거임.
그때 난 머릿속으로 수십번은 고민했다.
자리를 양보해달라는 시그널인가?
아니면 혹시 나한테 관?심
더 이상은 내 뇌가 버틸수가 없어서 아직 두정거장이나 더 남았는데 호다닥 내려버렸음.
만약 그때 친절하게 미소지으며 자리를 양보해줬더라면
그린라이트였을까?
라고 잠들기전 찐따 원붕이가 망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