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번 사태는 정치랑은 관련이 없는 이슈다. 민주당 탓도 아니고 국민의힘 탓도 아니다.



- 본 주제에 앞서 게임 질병화 관련 이슈는 아직 크게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 WHO에서 3년전에 시도했던 게임 질병코드 등재를 한국에도 도입하는게 과연 옳은지에 대한 연구 용역 결과가 오늘 발표 난 것일 뿐이다. 물론 마음에 드는 상황은 아니지만 당장 걱정할 필요는 없다.



- 오늘 Orc massage와 Incubus라는 섹스 게임이 검열 당했는데, 거기서 한국 정부에서 게임 검열을 요청했다는 공지사항을 올렸는데 게임위는 정부 기관이 아니다. 물론 문체부의 강한 입김을 받는 단체긴 하지만 명목상 정부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단체는 아니다.



- 일단 검열당한 저 2개의 게임은 단순한 성인 게임의 수위를 넘어서서 성기와 성행위가 노골적으로 묘사된 심의 불가능 게임이다. 왜냐하면 이런 수준의 수위는 게임이든 영화든 만화든 상관없이 우리나라에서 일절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 일단 우리나라 게임등급 관리에 대해 알 필요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자체등급분류사업자라는 제도를 만들어서 구글, 소니, 애플, 에픽게임즈 등 인증받은 플랫폼에게 스스로 게임 등급을 매길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왜냐하면 게관위가 모든 게임을 다 등급 분류 하기에는 인력과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 근데 문제는 스팀은 자체등급분류사업자가 아니다. 단순히 우리나라에서만 등급 분류가 안돼는게 아니라 국제등급분류연합인 IARC에도 스팀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스팀은 좋게 말하면 규제에서 프리한 플랫폼이고, 나쁘게 말하면 걍 선이 없는 수준으로 풀려있다. 유해성 있는 작품에 대한 보호장치가 전혀 없다. 이 때문에 과거에 해외에서도 다양한 문제들을 겪은적이 있다.



- 내가 게임위에 물어봤는데 한 언론인이 게임위에 민원을 넣었다고 한다. 민원의 골자는 "내가 스팀에서 orc massage와 incubus란 게임들을 발견했는데 나이 제한이 전혀 없다. 이거 맞는거냐?"... 민원을 받은 게임위가 일을 안할수는 없으니 스팀에 민원을 넣었고 스팀은 민원을 받았기 때문에 한국에 지역락을 걸어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문제는 앞으로도 이렇게 민원이 들어오면 게임위는 지금처럼 스팀에 문제제기를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스팀은 규제를 거부하고 있고 게임위는 민원이 들어올 때마다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Orc massage와 같은 A0 등급의 게임들의 관리가 회색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 솔직히 우리나라 게임위는 그렇게 꼰대까진 아니다. 단적인 예로 사이버펑크 2077라는 게임에서 일본은 성기가 모자이크 처리됬지만 우리나라는 성기를 검열하지 않는다.



- 결국 금번의 검열 사태는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다. 스팀의 무검열로 인한 안전장치의 부재, 민원이 들어올 때마다 대응할 수 밖에 없는 게임위의 입장 등이 겹친 사태이기 때문에 게임위도 난처했을 것이다.



- "성인이 에로게임을 하는게 뭐가 문제냐?" 라고 말할 수 있다. 나도 그 의견에 동의한다. 근데 문제는 유치원생들도 이 게임에 아무런 제한장치 없이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건 분명 잘못됬다. 결국 스팀이 IARC 등 검열의 울타리 안에 들어오기만 하면 될 일이다. (근데 어차피 우리나라 법상 청불게임은 IARC랑 상관없이 우리나라 게심위의 직접 심사를 받아야해서 큰 의미는...)



- 다시 한번 강조한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섰기 때문에 이 게임들이 검열당한게 아니고, 문재인 정권에서 임명된 인물들이기 떄문에 검열당한게 아니다. 결국 한 기자의 민원 때문에 이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