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거 하나라도 더 사주고 싶게 생긴 우리 귀염둥이 풀의 신 보고 삘 받아서 써봄.


뇌피셜 순도 높으니 양해바람.



우리 원붕이들은 혹시 뱀하면 뭐가 먼저 생각나는가? 와타츠미 신이었던 오로바스를 먼저 떠올릴 수도 있고, 뱀술이나 약재, 혹은 물리면 큰일나는 독사도 떠올릴 수 있을 거다. 애완으로 기르는 친구들은 귀엽게도 보일거고.


근데 사실 뱀은 종교랑 신화에 있어서 엄청 중요한 위치에 있다. 그냥 중요한 수준이 아니고 리얼 근본 중 근본이다. 어느정도냐고? 사실 현대에 알려진 신들 대부분이 뱀(용)이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수도 있을 정도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설명하겠다. 


(출처: 조셉 켐벨 - 신의 가면 3)


자료 찾기가 힘들어서 집에 있는 책에서 들고 옴.


자세히 설명하면 너무 기니까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이그드라실 같은 생명나무의 원본으로 추정되는 원시 그림이다. 왼쪽 상단에는 뱀의 다리를 하고 있는 여신이, 오른쪽 상단에는 여신의 동물인 사자와 그 사자를 떠받들고 있는 여성들, 하단 왼쪽 오른쪽엔 인간계 사람들과 그리폰, 마지막으로 훗날 케르베로스와 니드호그의 원전이 되는 댕댕이가 그려져 있다.


과거 원시 사회는 야생에서 수컷동물들 95%가 짝찟기의 기회가 없듯이 인간들도 그러했다. 인간 또한 생물학적으로 여성이 자식을 잉태할 결정권을 가졌으니 당연한 현상이다. 우가우가 거리던 시절은 페미들의 지상낙원이었다는 뜻이지. 그게 인간의 신앙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그렇다고 여성의 지위가 남성보다 우월했던 건 절대 아니다. 모계인지 부계인지는 지역에따라 다르고, 서로 평등했다고 보는 게 더 타당하다. 생명 잉태에 대한 우선권이 신앙에 발현되었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여신은 모든 생명을 잉태하고 거둬들이는 존재이며, 뱀은 그 여신의 아들이자 남편이었다. 때문에 여신 스스로가 뱀의 형상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아들이자 남편은 왕 혹은 신의 대리인으로 묘사된다. 상단의 그림에서 알 수 있듯 두 뱀이 한데 엮인 모습은 이러한 합일을 상징한다. 이는 후대에 와서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그리스 신화에서도 보이는 현상이다.



허물을 벗으면 다시 부활하고 독으로 생명을 불태울 수 있는 독니를 지닌 뱀은 그야말로 여신이 지닌 권능의 상징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시대가 채집사회에서 농경사회로 변하면서 뱀과 여신의 시대는 변화를 맞이한다.


힘을 기르기 시작한 외부 지역의 민족들은 뱀 신앙의 민족들을 장악하였다. 그 대표주자가 바로 야훼 신앙, 유대교이다. 그냥 자리잡고 농사하는 사람들한테 뱀은 쥐를 잡아먹는 고마운 존재지만, 유목생활을 하던 유대교인들에게 뱀은 가축을 물어 죽게 만드는 악과 같았다. 그렇게 뱀 신앙은 자연스럽게 사장되었다...고 생각했겠지만 여전히 건재했다.



예시로 가져온 제우스의 사진이다. 맞다. 저 크고 아름다운 뱀이 제우스다.


왜 뱀과 일절 관련없는 제우스가 저런 모습이 되었는가. 그 이유는 당시에 다른 신앙이 제우스를 밀어냈기 때문이다. 기존 신도들은 당연히 원래 믿던 신을 믿고 싶어했고, 그들은 아직 야심하게 이루어지는 뱀 신앙에 제우스를 편입시켰다. 이렇듯 뱀 신앙의 위세는 약해졌지만 여전히 암암리에 활발히 이루어졌다. 그리고 놀랍게도 야훼 자신 또한 뱀과 동일시되었다.



유명한 모세의 놋뱀이다. 성경에서 모세가 지팡이를 던지자 뱀이 되어 들끓거나, 저 놋뱀에 사람들이 경배를 하는 등 야훼의 권능 또한 뱀과 관련된 묘사가 분명히 드러난다. 특히 놋뱀을 향한 우상숭배는 그 뱀이 야훼와 동일시되었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다. 유대교나 기독교, 개신교는 이 악물고 부정하겠만, 성경에 떡하니 나와 있어서 없애지도 못하는데 뭐 어쩌겠나.

이는 비단 서양 뿐만 아니라 동양의 불교와 힌두교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신화에서 최초의 인간은 하반신이 뱀으로된 반인반용이었고 힌두교도 기원은 이란 고원에서부터 시작된다.



티폰과 제우스의 싸움



고대 메소포타미아 신화, 벨 마르두크(바알세불)와 티아마트의 싸움



아담과 하와에게 선악과를 먹인 뱀


이 일화들은 모두가 알듯 악한 뱀의 존재를 몰아내는 내용이다. 즉, 기존에 있던 신앙을 몰아내고 새로운 신앙이 자리잡게 하려는 공정과정의 일종이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비로소 뱀 신앙은 서서히 사라졌고, 용사가 무시무시한 용을 쓰러뜨린다는 얘기 정도가 우리 곁에 남게 되었다.





바르바토스와 드발린, 모락스와 야타용왕, 바알세불과 오로바스, 오셀, 베이슈트


이미 원신에는 신과 함께하는 용(뱀)이나 신에게 죽은 뱀(용)이 나왔다. 종려처럼 본모습이 용인 신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따라서 미호요도 결국 인간이기에 자의든지 타의든지 앞으로도 무의식 중에 뱀에서 기원한 것을 모티프로 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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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요약: 어차피 또 용 모티프로 삼을 거 아니까 용 보스나 캐릭터 하나만 더 내주라


이번 내용 진짜 별 거 없는데 그와 별개로 고민 좀 많이 하면서 썼음. 

꺼무위키 들어가보니 이런 내용은 안 적혀져 있길래 그리 대중적으론 알려져 있진 않겠구나 싶어서. 이런 건 괜히 말했다가 실수하면  탈 나기 십상이거든.

최대한 오해 생기지 않도록 신경 써서 적었음.

원래 이런 말 잘 안하는데 개추 한 번만 부탁합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