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아 인증해보려고 했는데 워낙 소수학과라 뭘 더 인증하면 바로 털리니까 대충 언어학과 4학년생이라는 짤을 올림




그냥 글 내용 보고 믿어주렴 아니다 싶으면 아닌거지 뭐




1. 개요 - 최초의 언어와 문자, 수메르어와 쐐기문자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알려진 최초의 문자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에 속한 문명인 수메르 문명에서 발견된 쐐기 문자임


또한 알려진 최초의 언어는 이 수메르 어임



(사진 : 이렇게 생긴 쐐기 문자로 새겨진 수메르 언어. 어디서 들어봤거나 본 사람들도 많을 거임)


알려진대로 수메르가 최초의 문명이라면 글과 역사라는 개념이 시작점이 이 수메르인 셈이라


호요버스가 세계수와 지식의 나라인 인게임 수메르 설정의 모티브를 이 수메르 문명에서 가져왔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음




2. 수메르의 멸망과 수메르어의 고립, 사멸


이 쐐기 문자와 수메르 언어를 사용하던 수메르 문명은 아카드 제국이라는 인류 최초의 제국에 의해 멸망했음. 



(사진 : 이 양반이 수메르를 멸망시키고 아카드 제국의 전성기를 이끈 사르곤 대왕이라는 양반임)


이 아카드 제국은 메소포타미아 문명권 전역을 최초로 통일한 굉장히 강력한 제국이었는데,


수메르 언어와 쐐기 문자체계, 나아가 수메르 문명 자체가 상당히 수준높은 문명이었기 때문에 이 수메르 문명을 기반으로 한 문화는 이들을 멸망시킨 아카드 제국에 의해 계승되고 변조됨


수메르 문명의 발명품은 문자, 바퀴, 법령, 달력, 60진수 시간개념등으로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음. 아카드 제국이 보기에도 기원 전 4500년경에 이런 체계를 발명한 대단한 문명을 그냥 홀라당 태워먹을 순 없었겠지


그래서 수메르 문명이 사용하던 '쐐기 문자'는 아카드어에서 그대로 사용됐어. 수메르 문명의 신화인 길가메시 서사시 나 종교체계도 아카드어로 다시 쓰여지고 전해졌지. (그리스&로마 신화와 유사한 방식이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스를 작살낸 로마가 그리스 신화와 문화를 흡수해 로마의 방식으로 변조해서 후대에 전달한 것과 같아.)


법학이나 국가 행정체계, 천문학, 공학 등도 마찬가지로 아카드 제국이 싹싹 흡수하고 아카드어로 기록됐음.



(사진 : 니 쐐기 문자 쩔더라. 이게 아카드어임. 위의 수메르어와 유사한 문자체계를 사용함. 그러나 알파벳을 사용하는 독일어와 영어가 다른 언어인 것 처럼, 아카드어와 수메르어는 유사한 문자체계를 사용할 뿐 다른 언어임)


아카드 제국은 메소포타미아 문명 일대를 최초로 통일한 제국이기도 했고, 사르곤 대왕이 아카드어 사용 장려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아카드어의 위상은 향후 수백년간 주변 문명권 외교 표준어로 사용될 정도로 높아짐


이후 아카드 제국이 유목민족에 의해 멸망하고 한 도시국가에서 수메르 왕조을 다시 부흥시키는 등 혼란의 역사가 이어졌으나, 수메르 어 만큼은 아카드어가 속한 셈족 언어의 위상을 따라기지 못하고 그대로 사멸함



결국 이 아카드 제국이 남긴 아카드어-수메르어 사전 기반으로 해독한 ‘수메르 언어’ 자체는 비교언어학상 '고립어'로서 이후 등장한 인류의 다른 어족들과 아무런 접점이 없는 상태로 사멸하게 됨. 심지어 오늘날까지 친척 언어조차 밝혀지지 않은 언어학계의 난제 중 하나가 됐다. 


수메르어는 최초로 문자로 기록된 언어이자 문명의 중심지에서 거대하게 번성했던 언어임에도 완전히 고립된 채로 사멸해 친척 언어조차 찾아볼 수 없는 언어가 되어버림


학자들은 이 강력한 아카드 제국이 철저하게 아카드어 융통 정책 및 언어 말살 정책을 펴지 않았을까 추정하고 있음


(*수메르어와 같은 고립어인 한국어도 일제 강점기 때 언어 말살 정책을 당하면서 수메르처럼 몇백년 그걸 당했다면 그대로 사멸할 뻔 했지만 미국 형님덕에 살았다.)



여하튼 아카드어가 속한 셈어족 언어는 오늘날까지  아프리카-서아시아어족 언어의 계보를 통해 변형을 거쳐 나름대로 이어지고 있어(대표적으로 아랍어)



이해하기 쉽게 풀어주자면 갑자기 지구에 외계인들의 제국군이 침공해서 문명을 죄다 복속시키고, 알파벳이랑 인류 문화를 자기네 입맛대로 변형시킨 다음, 원래 자기들이 쓰던 외계 언어를 알파벳으로 표기만 하면서 역사를 남겼다고 생각하면 됨. 이후 지구의 역사는 죄다 알파벳으로 쓰인 외계인 언어로 쓰여져서 이어지게 되고.




3. 인게임 설정과의 관련성 탐구


그래서 이 머리아픈 언어의 역사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 하면,


이 아카드 제국이 남긴 수메르 문명의 신화와 전설들에서도 원신처럼 가장 번성한 일곱 도시의 주신인 일곱 신을 다루고 있고, 


(사진 : 꺼무위키 발 내용이지만 주석에 출처표기도 했고 김산해 저의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의 58쪽의 내용을 다뤘다고 하니 완전 틀린 내용은 아닐거라 들고와 봄. 상세한 내용은 꺼무위키에 검색해봐)


인게임 내 수메르 관련 설정들은 현실의 수메르 신화와 그 영향권이었던 이집트 문명의 신화에서 다루는 내용들과 접점이 꽤 많다는 얘기를 해 주고 싶음.




뭐 정확히 들어맞지는 않지만 호요버스가 어느 정도 언어사와 메소포티미아 신화에서 모티브는 가져왔다고 가정하고


위에 다룬 현실의 역사적 사실들과 인게임 설정을 가지고 직관적으로 생각해보면 



아카드 제국이 변조한 원래의 수메르 문명을 셀레스티아와 천리가 변조한 원래의 티바트 고대 문명으로 등치시킬 수 있고 


현재의 티바트 문자, 종교 시스템이 천리 이전의 고대 문명과 큰 연관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음




설산의 이뮨라크르, 연하궁에서 나온 파네스 같은 티바트 고대 문명이 쌓아둔 기반을 천리를 위시한 셀레스티아 집단이 멸망시킨 다음 빼먹을 거 빼먹고 이번 마신 임무에서 다룬 세계수를 이용해 싹 변조해버렸다고 추정해 볼 수 있지. 


물론 근래에 멸망한 켄리아 역시 같은 짓을 당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어. 방랑자 데인 여담을 보면 데인 역시 방랑자에 대한 기억을 잃어서 앨리스가 방랑자를 소개하고 있거든. 


연하궁 기록에 따르면 파네스가 작살낸 고대 원소 일곱 용왕들이 존재했다고 하니 일곱 집정관이라는 체계도 셀레스티아가 발명한 게 아니라 더 고대문명부터 존재해왔을 거라고 볼 수 있어. '원소' 라고 하는 설정을 기반으로 굴러가는 세계관이 티바트니까 각 원소의 힘을 담당하는 강력한 존재가 예로부터 존재해왔다고 해도 이상할 거 없지.


이걸 천리가 세계수를 통한 변조 과정을 통해 현재의 집정관 및 종교 체계로 만들어 둔 거고. 전부 가설이지만 꽤 설득력 있다고 생각해.



그렇게 변조되었지만 남아있는 고대 문화의 흔적 중 하나가 바로 문자나 언어체계가 아닐까 싶다. 문자나 언어 체계의 특성상 일부만 밝혀지기 시작하더라도 빠른 속도로 전체적인 진실에 다다를 수 있으니 아카데미아에서도 금기로 지정을 한 걸테고. 









뭐가됐든 언어와 문자의 기원을 캐는 게 아카데미아의 금기라면, 언어와 문자의 기원이 셀레스티아와 천리가 감추려고 하는 세계의 진실, 특히 티바트 현재 이전의 문명과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음


요즘 계속 바이럴하는 적왕의 전공이 대충 내가 입시 치를 때 바이럴 당해서 개고생하는 언어학이면서 PV에 ' 문자의 근원은 알 수 없고, 언어의 기원을 캐는 것 역시 금지됐다 ' 이런 얘기가 나오니까 좀 알아보고 써 봤음


이게 수메르와 원신 전체를 관통하는 스토리의 한 가닥이 될 수도 있고, 뭐 어떻게 될 지는 호요버스 마음이지만 이런 게임 설정들의 모티브가 된 현실 역사들을 알면 더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요약


1. 현실의 수메르 문명은 인류 최초의 문자와 언어 체계를 남긴 문명인데, 이후 외침에 의해 멸망하고 쐐기문자 체계와 일부 문화만 남겨져서 전해졌고 고유 언어는 사멸함


2. 이러한 역사 및 신화를 모티브로 한 인게임의 최초의 문자와 언어 체계 또한 유사한 과정을 거쳤다고 본다면, 그동안 게임에서 밝혀진 천리 이전 고대 문명의 문자 체계를 어느정도 계승한 것이 현재의 티바트 언어 및 문자 체계라고 가정할 수 있음


3. 따라서 이것의 기원을 탐구하는 것은 천리 이전의 역사, 금단의 지식과 관련이 깊기에 아카데미아에서 금지했다고 볼 여지가 있음


4. 현실과 게임은 다르며 모티브를 따왔을 뿐 설정은 전적으로 호요버스의 창작이니 재미로 읽고 치우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