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를 유랑하는 악단

북풍 기사와 북풍의 왕랑


벌써 세번째 글이 됐네.


이번 글은 로렌스 가문과 귀족들이 몬드를 지배하고 있을 때. 그 시점에 있던 바네사와 벤티 이외의 캐릭터들의 이야기다.


마찬가지로 봐도 안봐도 상관없는 잡다한 썰로 재밌게 봐줬음 좋겠다.



* 몬드 강점기, 귀족들의 만행


우선 그 시대에 대체 뭔 짓을 했길레 로렌스 가문이 악당처럼 묘사되는가에 대해, 적어도 게임 내에 나오는 내용들을 정리해봤다.


(1) 로렌스 가문과 타락한 귀족들


옛 몬드를 이끈 귀족 '로렌스' 가문은 바람신을 모시는 일족으로 척박한 얼음 대지를 개척하는 힘과 지혜를 상징했다.

그들은 행동과 지식 방면에서 백성을 인도하고 통치했으며, 외적으로도 몬드 사람들을 대표했다.


하지만 시대가 흘러 로렌스 가문은 자신들의 힘과 지혜에 대한 의미를 왜곡하여, 스스로를 정복자이자 왕으로 인식한다.


(무기 '제례활' 스토리)


로렌스 가문과 이를 따르는 귀족들은 사치와 욕망이 극에 달하여, 부정한 방법으로 재물을 취하고 펑펑 써버렸다.

귀족들은 생산적인 일은 하지 않고, 백성을 착취해 호화로운 삶을 유지했다.


그들은 점차 타락하여 미덕과 원칙을 잃어버리고, 스스로 자랑하던 아름다운 외모도 퇴화시키게 되었다.


(성유물 '옛 왕실의 의식' 스토리)


그러면 이 타락한 가문과 귀족들이 디테일하게 어떤 짓들을 했을까?



(2) 바람신 석상의 철거


몬드 강점기 시대에 벤티가 몬드에 돌아왔을 때, 광장에 서있는 거대한 고탑을 보고서.


(공식 만화)


'소녀의 안전에는 좀 신경을 쓴 모양인데...' 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그곳에는 로렌스 가문과 그 이외 일족들이 힘을 합쳐 바람신 바르바토스를 기리는 석상을 세웠기 때문이다.


본래 하르파스톰 축제에서 선택된 소녀는 '바람신 석상의 손바닥 위'에 올라서 하르파스톰을 밑으로 던지는 역할을 맡는데.


(하르파스톰 던지는 중)


로렌스 가문과 귀족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바람신의 석상을 무너뜨리고 그 자리에 고탑을 세운 것이다.


"영원히 몬드와 몬드의 푸른 평원, 산, 언덕, 숲을 영원히 보호하고, 몬드가 영원히 푸른 땅으로 남아 있기를 바랍니다."

"영원히 몬드를 보호하시고, 더 이상 폭군과 같은 바람과 눈에 갇히지 않도록 해주세요."


로렌스 가문과 귀족들은 먼 과거에 한 맹약을 잊어버렸다.

그들이 세운 탑은 사람들에게 '고탑'이라 불리며, 아이러니하게도 과거 '고탑의 왕 데카바리안'의 그것과 닮아 있었다.



...인데.


이는 당연히 멍청한 짓이다.


옆동네 리월에 바위신 모락스가 뻔히 살아있는걸 알면서도 석상을 부수고, 바람신을 무시하다니.

아무리 바르바토스가 자유방임주의라도 선을 넘었다.



하지만 잠깐 딴 소리를 하면, 하르파스톰 축제가 벤티의 생각대로 위험한건 사실인듯 하다.

 바네사가 몬드를 해방한 이후 다시 바람신의 석상이 세워졌는데...


(현 시점의 하르파스톰 축제)


현재 시대에 하르파스톰 축제를 할 때를 보면. 소녀가 석상의 손바닥 위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밑에서 진이 바람의 힘으로 소녀를 붙들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몬드 사람은 안전불감증이 기본 패시브인게 분명하다.



(3) 하르파스톰 축제의 변질


하르파스톰 축제에... 하르파스톰을 던지는 소녀는 신성한 귀족 사이 검투의 챔피언이 결정하고, 소녀가 던진 하르파스톰을 받는 것은 용감한 이여야 했다.


하지만 이는 변질되어 로렌스 가문이 소녀를 결정하고. 축제가 끝난 후 소녀는 로렌스 가문의 궁전에서 사흘동안 '융숭한 대접'을 받게 된다.


(서적 '몬드의 고탑' 중에서)


여기서 말하는 '융숭한 대접'은 당연히...



로렌스 가문의 사람이 축제의 소녀를 독차지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미 축제는 로렌스 가문의 권위를 자랑하는 장소가 되었기에, 이를 거부할 수 있는 이는 없었다.


이들은 이외에도 길을 지나다 마음에 드는 여성이 있으면 로렌스의 성안으로 끌고 오기 일쑤였다. 


(이 시대의 '디트리히 로렌스'의 이야기가 서적 '견우 2분의 1'에서 나온다. '노트프리야'라는 이름의 마녀와 보석 '영야의 눈'이라는, 아마 과거 3개의 달과 관련된 떡밥 같은 이야기가 나오니까 봐봐도 괜찮을듯.)



(4) 검투 노예


'검투'의 의식은 본래 귀족들 사이에 벌어지는, 보다 강하고 현명한 이를 가려 신에게 기도하고자 하는 의식이었다. ('왕실의 대검' 스토리)


하지만 몬드 강점기 시대 검투는 로렌스 가문과 귀족들의 오락거리로 변질되어 검투노예들 사이의 혈투가 되고 말았다.


(검투노예 바네사)


검투노예들은 목숨을 건 12번의 결투에서 승리하게 되면, '자유'를 손에 넣을 수 있었지만... 자유를 손에 넣는 노예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목숨을 잃고 쓰러졌다.



(5) 신앙이 무너진 몬드 대성당


이 시절에도 몬드 대성당은 있었다. 하지만 로렌스 가문에 반기를 들 수 없었던 대성당은 '자유'를 노래하지 못했다.


시민들에게 '금욕'적인 생활을 하며, 로렌스 가문의 고압적인 통치와 가난을 받아들이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 가르쳤다. 로렌스 가문과 귀족들처럼, 그들도 역시 타락한 사제일 뿐이었다.


머나먼 곳 유목민족 출신의 '이나스'가 몬드에 도착하여 바르바토스의 축복을 노래할 때. 그녀의 자유분방한 행동과 노래를 들으며 몬드 대성당의 '대주교'는 가슴 속에 묘한 감정을 느꼈디.


사제의 역할에 맞지 않게 첫눈에 사랑에 빠진 것이다.

그래서 '이나스'가 로렌스 가문에 끌려갔을 때, 자신의 양자 '옥타브'에게 명했다.


[어제 그 하르파스톰을 던지던 소녀를 데리고 오너라. 다른 사람에게 들키거나 내 이름을 발설하면 안 돼]


이 '납치'는 당연히 정당하지 않았지만. 어린 시절 미신을 믿는 부모에게 버려져 대주교의 손에 자라났던 '옥타브'는 이를 거절할 수 없었다.


(서적 '몬드의 고탑' 중에서)



대충 이 정도인데. 보면 알겠지만 이 시대는 강압적인 지배, 잔인한 문화, 시민 착취, 성적인 문제 등 여러가지 썩어있던 시대였다.


그럼 이 시대에 나온 캐릭터들은....



* 대지를 유랑하는 악단


떠돌이 악단은 옛 귀족 시대에 설립되어 사람들로부터 희망 또는 공포의 검악단이라고 불렸다. 이때의 몬드는 노래조차 자유롭게 부를 수 없었다.


그들은 검을 피리로 삼고 활을 하프로 삼은 채 반항의 노래를 불렀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전 작성한 글이 있으니, 그걸 보는게 더 나을거다.

대지를 유랑하는 악단



* 백전(百戰) 일패(一敗)의 '검투사'


검투사는 '불패'라 불리는 전설적인 검투사였다. 그는 노예로 12전의 승리는 오래 전에 거머쥐었고, 이미 '자유'의 신분이 되었다.


하지만 그의 주인 '에버하트'가 말했다.


[약속된 횟수를 채웠다. 넌 매우 훌륭했어. 위대한 전사라고 불릴 만해.]

[이 창 두자루는 내가 개인적으로 내리는 송별 선물이다. 그러나 앞으로도 계속 검투사로 남거라.]

[자유의 몸으로 자신의 명예와 나의 명예를 위해 계속 싸우거라. 어떠냐?]


('검투사'가 사용한 기행무기 '결투의 창')


검투사는 자신의 가슴에 달린 '꽃'에 엮인 추억을 떠올렸다.


아주 오래 전, 검투사와 그의 어린 주인은 함께 장원을 거닐었다. 과거 주인 '에버하트'는 손수 한 송이 꽃을 꺾으며, 침묵하던 노예-검투사에게 선물했다.


결국 검투사의 마음에 가장 따듯한 면이 되었던 꽃을 떠올리며, '자유'의 신분을 버린 검투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성유물 '검투사의 피날레')


무패의 전설을 이어가며 수많은 야수와 적수를 물리치던 검투사에게 마지막(피날레)은 어이없이 다가왔다.


검투사의 마지막 상대는 풋내기 소녀였다.


(눈동자에 사자를 담고 있는, 붉은 머리칼의 소녀)


검투사는 소녀의 눈빛에서 두려움과 어린 사자의 흉악함을 보았다.

소녀는 검투사에게서 오랜 세월의 족쇄를 볼 수 있었다.


전투는 격렬하고 험난했다.

창은 피에 물들고, 붉은 머리의 소녀가 지닌 뜨거운 검이 늙은 검투사의 심장을 관통했다.


멍하니 쓰러지며 검투사는 경애하는 주인을 바라보았다.


[에버하트, 에버하트 도련님... 마지막 결투가 마음에 드십니까?]


그러나 주인의 자리에는 '에버하트'가 벌컥 화를 내며 사라질 때 엎어진 술잔과 은쟁반만이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만을 위해 싸웠다. 자유를 위해 전의와 피가 들끓었어. 그러나 언제부턴가 그 분의 명예를 위해 죽기로 싸웠지.]

[타인을 위하자 그제야 아무 생각없이 우둔한 맹수처럼 싸울 수 있었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부족을 위해 싸우는 너는 분명 알 것이다.]


검투사는 숨이 끊어지기 전, 소녀에게 말했다.


관중들의 열광이 터져나오는 광란의 분위기 속에서... 승자는 패자의 목을 베어 굴욕적인 처형과, 검투의 마무리를 지어야 하지만.

붉은 머리의 사자를 눈에 담고 있는 소녀는 쓰러진 검투사의 목에 칼을 찔러넣지 않았다.


전설적인 검투사의 투구가 바닥에 떨어지고 나서야, 관중석과 경기를 바라보던 다른 검투노예들은 꿈에서 깨어났다.

일개 노예인 그들이 천하디 천한 목숨을 걸어도 주인의 환심을 사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걸...



* 귀족의 사생아 에버하트


위에서 나온 '에버하트'에 대해서는 '페보니우스 장창' 스토리를 거의 그대로 썼다.



검술은 귀족의 품위와 지혜를 키울 수 있었기에 귀족의 필수 과목이었지만, 몬드 강점기에 '창술'은 이국의 격투 노예와 반역자가 쓰던 것이었다.


하지만 과거에도 창을 사용하는 귀족 자제가 한 명 있었다. '에버하트'는 밤바람을 맞으며 창끝으로 첫 이슬방울을 잡았었다고 전해진다.


사생아였던 '에버하트'는 어릴 때부터 과거 귀족들의 고결함과 긍지를 부활시키길 꿈꿨다. 하지만 썩어빠진 뿌리를 뽑으려면 강력한 힘이 필요했다. 그래서―


가문의 후계자에게 '의적'이 되는 꿈을 갖도록 충동질하고, 또 그를 기만하여 도망치게 한 뒤, 자신이 이를 바로 잡는 것이든.

어느 '창을 쓰는 마녀'를 몰래 사부로 삼아, 그녀의 창술을 배운 뒤 기회를 틈타 그녀를 제거하는 것이든...


「후세의 비난을 받더라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어」



이 내용을 보면 귀족가의 사생아인 '에버하트'가...


가문의 후계자이자 동생이 '의적'질을 하도록 유도해 가문에서 쫓아내 가문을 장악하고, '창을 쓰는 마녀'에게 창을 배웠다고 나온다. 그리고 귀족들에게 반항과 반란을 일으켰겠지.


'에버하트'의 이후 행적은 나오지 않지만, 찾아보면 다른 2명의 행적이 조금 더 나온다.



* 뒷골목의 섬광 '의적'


몬드 강점기에 고대의 서사시들은 십대 귀족의 마음에 반란의 씨앗을 심어주었다.


때가 되면 그들은 가족을 버리고, 칼을 훔쳐 길거리에 숨어들어 평범한 시민들처럼 어두운 골목의 술집을 돌며. 고귀한 검술로 부자들을 털고 가난한 사람들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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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술주정꾼이 누군지 알지만, 그가 어디서 왔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는 갑자기 어두운 골목에 나타났다."


"허리에 찬 장검은 귀족 나으리에게 훔친 가보. 등에 맨 칠흑 같은 장궁은 화살로 가득 차 있었다. 그의 검술은 어둠 속에서 번쩍이는 혜성과 같고, 그의 발자취는 서풍에 날리는 잎사귀처럼 가볍다."


그는 부자들을 털고, 가난한 사람들을 의협심으로 돕고, 어두운 밤을 빛처럼 꿰뚫었다.


'의적'은 수많은 소녀들이 꿈꾸는 사람이었다. 소녀들은 자신의 집 창틀을 비집고 그가 들어오는 꿈을 꾸지만, '의적'은 형과 술을 마시기를 더 좋아했다.


'의적'은 자신의 형, '에버하트'에게 말하고는 했다.


"아주 사소한 일이더라도. 이 어두운 세상을 뒤집기 위해 내 힘을 쓰고 싶어."


'의적'은 언제나처럼 귀족의 저택에 몰래 숨어 들었고, 짐을 가득 싣고 돌아왔다.

그 귀족들의 짐 중에는 로렌스 왕실의 문양이 새겨진 '파란색 수정'이 박힌 고귀한 은잔도 포함되어 있었다.


(성유물 '유배자',  이건 '은잔'에 '왕실의 보석을 파버린 후'라는 성유물이 똑같이 있어 가져와봤다. 이게 의적의 이야기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음.)


어느새 '의적'이 고개를 들어 달빛 아래 창틀을 올려보니, 아름다운 여인이 그 곳에 있었다.

은잔에 박힌 '파란색 수정'과 같은 눈동자를 한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의적'은 주저하지 않도 파란 수정을 칼로 파내어, 그녀에게 선물해주었다.


"드디어 귀족 영주를 쓰러뜨렸어. 그러니 함께 모험을 떠나서, 서로의 삶에 따듯한 빛이 되어주자."


그에 여인은 미소지었다.


(무기 '뒷골목의 섬광', '뒷골목 술과 시' 중에서)


이야기는 여기서 끝난다.

몬드 해방 이후에는 아무도 도둑이 필요하지 않았다.


포도주와 검, 미녀와 영웅, 쾌활한 오프닝과 완벽한 결말을 가진 이 이야기를 몬드의 시민들은 그것들이 사랑받은 인기 이야기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에버하트의 동생이자, 귀족의 정당한 후계자, 정체를 숨기고 의적질을 한 의적의 이야기다.


아마 지금의 스타라이트 교환 무기인 흑암 시리즈 다음에 나올 '뒷골목' 시리즈의 무기들인데... 중국발 번역으로 가져온거라 상세한 내용이 틀릴 수는 있다. 나름 너그럽게 이해해줬음 한다.


그러면 이야기 속의 '의적'과 '파란 눈'의 여인은 둘이서 해피엔딩을 맞이한 걸까?



* 창을 쓰는, 죽음을 보는, 사파이어 눈동자의 마녀


몬드에는 바람에 잊혀진 외딴 곳이 있다고 한다.


분수대 앞에서 눈을 감고, 심장이 35번 뛰고 나서(아마 35초 후) 분수를 시계 방향으로 7바퀴, 반시계 방향으로 7바퀴를 돈 뒤에, 앞으로 14걸음을 걸어간다.


그리고 눈을 뜨면 자그마한 가게 앞에 서있을 것이다.


(몬드의 '소원을 이뤄준다는 소문이 있는' 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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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사연있는 물건을 판매하는 가게.

이곳을 찾은 '의적'은 말했다.


[오늘은 물건 하나를 '부탁'하려고 왔어. 그리움의 고통을 잊게 해주는 밀주를...]


가게 주인이 답했다.


[미안한데, 이미 팔렸어.]


'의적'이 태연하게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최근에 알게 된 건데 그리움이 황금보다 무겁더라. 이 일을 하다 보면 지붕을 넘나들고 대들보 위를 뛰어다니는 게 부지기수라 무의미한 무게를 줄여야 하지」

「...눈동자가 사파이어 같던 그녀는 이 무게를 알긴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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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랑거리는 방울소리가 주인을 깨운다.

손님은 마치 '들고 있는 창'과 같이 굳센 '파란 눈동자'의 '마녀'로 얼굴에 귀족의 죄인 낙인이 새겨져 있었다.


「물건 하나를 넘기고 싶어」


마녀는 살얼음이 깨질듯한 목소리와 함께 커다란 파란색 수정을 카운터 위에 올려놓는다.


「도적 하나가 귀족의 은잔에서 이 수정을 빼낸 뒤에 나에게 선물했어. 그것 때문에 주인이 날 벌했지.」

「하지만 그건 아주 오래전 일이야. 시간이 지나면 원한을 잊고 그를 다시 만나고픈 마음이 줄어들 줄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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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눈동자를 지닌 마녀에게, 의적은 하늘색 수정을 선물했다.

하지만 의적은 그가 사랑했던 사파이어처럼 차가운 마녀에게 끝까지 미소지을 수 없었다.

죽음을 보는 마녀의 꽃 같은 얼굴에 죄인의 낙인이 새겨졌다.


결국 고귀한 의적은 '형'의 훈계에 귀를 기울여, 자신의 맹세를 포기하고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바다로 도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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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처럼 가는 눈매를 지닌 가게 주인은 파란색 수정을 달빛에 비추며 과거 왕실의 휘장이 드러났다 사라졌다 하는 걸 감상한다.


특별한 시기에 맑은 보석을 통해 과거와 미래, 혹은 누군가의 진심을 볼 수 있다고 전해진다.


마치 죽음의 마녀를 바라볼 수 있던 사람이 마음속의 균열로 인해 결국 죽었지만 외국으로 도망간 도적이 그녀와 다시 만나길 기다린다는 전설처럼.


그녀는 이 보물을 버린다고 해도 이 전설들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이야기의 결말이 바뀌지 않으리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차라리 이 전설들과 이야기 모두를 자신의 가게로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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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적 '쇄몽기진 -사파이어-'편의 내용과 무기 '뒷골목 사냥꾼'의 내용을 임의로 합치고 줄였다.


저기서 나온 '의적'은 당연히 뒷골목의 '의적'일거고, 눈동자가 파란 '마녀'는 '에버하트'에게 창을 가르쳤다는 마녀일거다.


이 3명의 이야기는 이렇게 단편적으로만 나와서, 어떤 결말을 각각 맞았는지는 다 나오지 않았지만...


어쨌든 해피엔딩은 아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아, 참고로 몬드 분수대 앞에서 정말로 빙글빙글 돌아보지는 말아라.

"혹시 이거 해봐서 뭔가 나오면 재밌겠는데?"라고 해봤는데 아무것도 없더라.




그럼 이런 캐릭터들이 몬드 강점기 시대에 있었다 정도로 봐주면 좋겠다.


이후에 다른걸 쓴다면 빛의 사자 앨런 델린과 아기 늑대 루스탄 시대의 이야기인데...

이건 어차피 대충 다들 알고 있을거고, 켄리아 시대의 이야기라 상세하게 쓰여진게 없어서 패스할까 한다.


그냥 자잘한 썰들을 정리해볼까 싶기도 하고...


어쨌든 재미있게 봤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