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7살인 입학 안 한 고딩임.
초6 때부터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자연스레 그림을 그리게 됐음.
초6~중1 때는 내가 한창 그림 그리기를 좋아할 때라서 하루에 8시간씩 그리곤 했었음.
그때 그린 그림을 보면 내가 봐도 못 그렸다는 생각이 들었음 ㅋㅋ.
그래도 좋아하던 일이고 즐거운 일이니까 잘못그리더라도 계속 그릴 수 있었던 게 아닌 가 싶음.
그렇게 진로도 그림 쪽으로 잡게 됐었음.
그러다가 갑자기 그림에 흥미가 뚝 끊겨버렸음.
아무리 그려도 그림은 발전하지 않았고 그림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도 부모님이 허락해주지 않아서 배워보지도 못함.
결국 중2 때 완전 흥미가 끊겨버림. 그래도 그림은 그렸음. 학교에서 그림 그리면 다들 잘 그렸다고 칭찬해주고 독려해주니까.
그래도 난 내 그림에 만족을 못함. 그림을 유튜브나 웹서핑을 통해 배운 나로써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는 한계에 도달했던 거임.
왜 여기서 이 명암은 이렇게 넣는 거고 선 굵기 조절은 어떻게 하는 거고 채색은 어떻게 하는 건지... 수많은 궁금증을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는 거임.
그렇게 하염없이 먼 꿈을 가지고 3학년이 됐음.
작년이니까, 코로나가 기승을 부릴 때임. 중2 생활이 끝나고 중3이 되고 7월에 등교하기 전까지 단 한번도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음.
당시에 내가 그냥 롤에 빠져서 그저 롤만하고 있었음. 그러다가 학교에 등교하니까 심심해서 그림이나 그렸음.
근데 그 때 처음으로 내 그림에 만족했음. 그림이 너무 발전해있었던 거임. 손 그림은 이제 명암도 잘 넣을 수 있게 됐고 옷 주름이나 이런 것도 잘 그리게 됐음.
계속해서 내가 만족하는 그림이 나오니까 자신감이 올라갔음. 중1 이후로 건드려 본 적도 없던 타블렛을 쓰게 됐음.
디지털로 그리니까 손 그림 만큼의 실력도 안 나오고 그냥 맨땅에 헤딩 한다는 느낌으로 막 그리기 시작함. 그러다가 부모님한테 걸려서 금지 당함.
예전부터 계속 일러스트레이터, 웹툰 작가가 되고 싶다고 꾸준히 부모님께 어필했음. 그러나 부모님은 알고 계심. 예술계라는 게 살아남기고 벌어먹기도 힘들다는 것을. 그래서 부모님은 계속해서 반대하심. 그냥 내가 안전한 직장에서 평범하게 사는 걸 원하는 신다는 걸 나도 알고 있음.
근데 이왕 태어난 거 너무 평범하게 사는 것과 내가 싫어하는 일을 하며 사는 건 너무 아니라고 생각함.
그림 한 번 배워본 적 없는 내가 이 업계에서 살아남기란 너무 잔혹하다는 걸 아는데... 그냥 한 마디로 자신감은 있지만 살아남을 거란 확신은 없다는 거지. 그냥 나는 한 가지 목표가 있음. 언젠간 내가 이 흔해빠진 학교 일진물 K웹툰에서 판타지로 성공할 거라는 목표임.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까, 이 목표 하나 가지고 웹툰 작가가 되겠다고 결심한 듯.
그러나 잔혹한 세상은 나를 가만히 두지 않음.
학년 말에 졸업 영상에 들어갈 그림을 반 강제적으로 그리게 됨. 나는 분명 클립 스튜디오를 이용한 디지털 그림을 그린 지 얼마 안됐음에도 그림을 그리게 됐음. 난이도는 상상 이상으로 어려웠고 영상 편집도 졸지에 내가 맡게 되버림. 그냥 2주를 노예처럼 그림만 그렸음.
그렇게 했음에도 시간을 맞추지 못했고 선생님께서 도맡아서 하시게 됨. 너무나도 미안한 마음에 그냥 개학이 오지 않았으면 했음.
분명 반강제적이라도 당당하게 말했음에도 충분한 결과를 내지 못했던 거임.
그냥 난 너무나도 싫었음. 그냥 무책임했다는 게 싫었음.
그 뒤로 슬럼프가 와버림.
나보다 훨씬 잘 그린 그림들과 웹툰, 만화들 을 보며 작가의 센스와 실력에 나는 도저히 못 따라가겠다는 좌절감과 열등감에 잡아먹혀버렸음.
그리고 깨달았음. 연습도 안 한 주제 지 실력만 믿고 너무 나댔다는 거임. 괜히 ㅅ발 우쭐해져서 지랄났다는 거.
그림체도 망가졌고 기초부터 다시 시작해야하는 수준에 이르렀어야 깨달았다는 거.
도저히 해상도가 뭔지 px은 어떻게 설정해야하는 건지 연출이고 구도고.. 애초에 난 처음부터 병신이었다는 걸 깨달았음.
기초가 안되어있는데 어떻게 그 위의 수준에 다다를 수 있다는 건가.
그냥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려고.
선 긋는 연습이라도 많이 해서 다행이다ㅋ.
인체도형화부터 채색까지.
어두운 한탄글 읽어줘서 고맙고 나중에 그림이라도 올려봐야겠다.
오늘도 즐거운 그림 그리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