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까지 기사리더 아니면 몰입못해 기사못잃어 징징댔는데 미공도 생각보다 괜찮음. 원래 기사는 미공 닮았다고 치고 하니까 왠지 기분좋았다. 기사가 사라지고 애기공주님은 쑥쑥 크는데 거울을 볼때마다 계속 자기 두고 사라진 기사가 보이고, 인베이더와의 난전 끝에 여기저기 상처도 생기고 피부도 트고 해서 자기가 어릴 적에 봤던 기사랑 판박이가 된 공주님. 힘들어도 어찌저찌 젬 모아가면서 로레인에게 어린이 적금으로 맡겨두다가 막사에 돌아와서 누웠는데 선반 위에 놓아둔 옛날 그림을 멍하니 바라보는 공주님. 

삐뚤빼뚤한 글씨로 '기사랑 나' 써있는데 짧은 금발에 갑옷 입고 망토까지 두른 기사랑 지금의 자신이랑 너무 똑같이 보인다는 것을 깨달은 공주님. 그날밤엔 잠도 못 자겠고 옛날 그림 보는 게 너무 불편해서 밤산책 나왔는데 저 아래에 로레인네 여관의 폐허가 보이는거임. 기사... 나 이제 다 컸어.. 빨리 와... 하고 조용히 중얼거리다 잇새로 새어나오는 울음소리를 꾹 참으면서 끅끅대는 공주님. 

나중에 갑자기 나타난 기사를 보면서 짧게 자른 머리끝을 만지작거리다가 의연하게 기사를 안내하지만, 마음속에서는 쌓아둔 감정이 폭발하려는 것을 어찌저찌 참는 미래공주님 생각하니까 너무 좋다. 

콩스의 안배를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그저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