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화 점차

 

따뜻한 날씨 덕분인지 강의실의 대부분은 꿈속이었다.

출석만 해도 학점을 주는 나이 지긋한 교수님의 강의였기 때문에 이것이 평소의 광경이라면 그렇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와중에도 나와 내 옆의 카호는 진지하게 필기를 하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강의는 함께 듣더라도 각자의 친구와 함께 앉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이렇게 어깨를 맞대고 앉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먼저 말을 꺼낸 것은 카호쪽에서 였다.

지금까지는 캠퍼스 내에서 따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꽤나 둘만의 시간이 많아졌다고 생각한다.

“요즘 뜨거워졌네.”

친구들이 그렇게 놀리는 일도 많아졌다. 나쁜 기분은 들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나와 함께 있고 싶어하는 카호의 마음을 왠지 이해가 간다. 불안한 것일지도 모른다. 내 방에 머무는 빈도도 늘었다.

당연하다는 듯이 침대에서 서로를 탐하는 횟수도 그리고 그 열기도 정비례하고 있다.

모든 것이 그 플레이의 영향임이 분명했다.

오늘도 어떤 예정을, 아토우 선배와 주고받았다.

졸음이 쏟아지는 강의 중에도 진지하게 필기하는 우리들의 방과 후를 예견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오늘 밤, 카호는 내 눈앞에서 아토우 선배와 섹스를 한다.

그것도 듬뿍 펠라치오를 한 다음에.

 

셋이서 드라이브 데이트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아토우 선배가 카호에게 제안했다.

‘슬슬 치구사 앞에서 섹스를 해도 괜찮지 않을까.’

‘괘, 괜찮을 리가 없잖아요.’

‘그래도 조금은 익숙해졌지?’

그 물음에 카호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어쨌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지금까지보다 더 카호에게 사랑을 쏟는 것뿐이었다.

카호가 함께 있고 싶다고 하면 전면적으로 받아들였다.

학교 안에서든 밖에서든 상관없다.

나에게 있어서도 카호는 사랑스러웠다.

그런 만큼 더욱더 다른 남자에게 안기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세 번째 플레이의 이야기는 드라이브 데이트가 끝나자마자 아토우 선배쪽에서 꺼내들었다.

‘아직 즐기고 싶지? 다음은 언제 할래?’

‘카호의 기분이 제일 중요하니까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나는 기대하고 있었다.

더 큰 스릴과 흥분을 맛보고 싶어 가슴이 뛰고 있었다. 마치 마약과 같은 중독성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래도 카호가 완강하게 거부하면 거기서 끝내자고 마음먹고 있었다. 마음속 어딘가에서도 그것을 바라고 있기도 했다.

아토우 선배의 품에서 쾌락에 빠진 카호의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과 이제는 플레이를 끝내고 싶은 마음이 상반되고 있다.

‘네가 말하기 어렵다면 내가 카호 쨩에게 말해볼까?’

‘아토우 선배…… 조금 적극적이지 않나요?’

드라이브 데이트 때부터 느꼈던 위화감을 짚어본다.

만약 그가 카호의 안는 쾌감에 집착이 생기고 있다면 그것은 위험 신호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부정한다.

‘무슨 소리야. 너희들을 위한 거잖아.’

그는 의외라는 듯이 웃었다.

지금까지 여러 차례, 크든 작든 아토우 선배에게 신세를 졌다. 그 여유로운 웃음를 의심할 리 없었다.

그 후 이야기는 순조롭게, 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다지 시간이 걸리지 않고 결정되었다.

아토우 선배가 카호를 설득하는 현장을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강약을 잘 섞은 회화법으로 카호를 납득시켰을 것이다.

나의 카호에 대한 애정도, 태도 면에서 급상승하고 있었다. 카호 역시 그 점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역시 내 눈앞에서, 같은 조건은 마지막까지 꺼려했던 것 같다.

그야 그랬을 것이다. 카호는 원래부터 수줍음을 많이 타는 성격이다.

애초에 섹스하는 것을 누군가에게 보여지는 것 자체가 단호하게 NG인 것이다. 게다가 섹스 파트너가 내가 아니라는 것은 그녀에게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토우 선배는 집요하게 ‘우리의 교제의 이점’에 초점을 맞춰 설득했다는 듯 하다.

플레이가 에스컬레이트 될수록 나의 사랑이 깊어진다. 그렇게 회유한 것 같다.

중간에 아토우 선배라는 교섭인을 두면서 나와 카호는 직접적으로 그 이야기 하지 않게 되었다.

그 결과 우리는 불필요한 것에 신경 쓸 필요가 없어져, 플레이가 가져다주는 달콤한 꿀만 마시게 된다.

나는 영원한 사랑을 카호에게 맹세했고, 카호는 끝이 없는 사랑을 내게 요구했다.

그것은 마치 원을 그리듯 영구기관이 성립되어 있었다.

뒤틀린 방법이겠지만, 우리는 틀림없이 행복 속에 있었다.

 

과연 정말로 이것이 행복인 것일까?

지금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하지만 나는 더 이상 카호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되어 있었다. 그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캠퍼스 안에서도 항상 붙어다니며 한시도 떨어지지 않으려고 손을 꼭 맞잡고 있다.

그런 우리들이, 지금 바로 그 사이에 아토우 선배라는 타인를 끼워 넣고 있다.

달이 보이지 않는 밤이었다.

내 방에 세 사람이 모여 있었다.

“그럼 바로.”

아토우 선배가 히죽거리며 침대에 걸터앉는다.

그 앞에 나와 카호가 손을 잡고 서 있었다.

“왜 그래? 이리 와?”

그의 말은 카호에게만 향하고 있었다.

카호는 고개를 숙이고 섭섭한 시선을 나에게 돌린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내쪽에서 손을 떼자, 그녀는 힘없이 걸어가 아토우 선배의 앞에 섰다.

“그럼 벗을까?”

“……전등은 꺼 주셨으면 해요.”

아토우 선배와 카호는 그런 대화를 주고받은 뒤 옷을 벗기 시작했다. 방의 전등은 내가 껐다.

카호도 아토우 선배 앞에서 옷을 벗는 것에는 이미 익숙해진 것 같았다. 단지 내 시선만은 신경 쓰이는지 어딘가 쭈뼛거리고 있었다.

“내 아래는 카호 쨩이 벗겨줘.”

속옷 차림이 된 카호는 상체만 벗은 아토우 선배 앞에 앉았다. 그리고 양말부터 바지, 그리고 속옷을 벗겼다.

아토우 선배의 남근은 이미 우뚝 서있었다. 핏대가 서있고, 그 굵기나 근육 덩어리 같은 질감까지 더해져 매우 난폭한 살덩어리로 보였다.

“카호 쨩, 해본 적 있어?”

펠라치오 경험을 묻는다.

카호는 어제밤까지 그런 경험이 없었다. 나는 청초한 그녀에게 그런 것을 요구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플레이를 위해 어젯밤 카호가 내 음경을 핥겠다고 스스로 말했다.

처음은 나에게 바치고 싶다고, 그 갸륵한 마음과 펠라치오를 받았다.

카호는 한참을 망설였고, 그 동안 나의 심장이 쿵쾅쿵쾅 울리고 있었다.

이윽고 각오를 정한 그녀가 얼굴을 아토우 선배의 사타구니에 파묻고 남성기의 뿌리를 혀로 핥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아토우 선배는 말한다.

“카호 쨩의 혀, 너무 부드럽고 따뜻하고 기분 좋아”

나는 미쳐버릴 것 같았다.

내가 아닌 다른 남자가 카호의 혀의 감촉을 음경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대로 뒷줄기를 핥으면서 올라와봐”

게다가, 자신의 취향대로 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려고 하고 있다.

“아…… 정말 좋아. 이제 빨아볼래?”

카호의 작은 입에 터무니없는 요구를 한다. 저런 흉기 같은 남근을 입에 머금으라고 한다.

하지만 고분고분한 카호는 시키는 대로 그 귀두를 입에 머금었다.

어젯밤 나에게 해준 것과 똑같다. 카호는 서투르지만 거근을 볼에 가득 머금고 열심히 고개를 앞뒤로 움직였다.

그때마다 입술이 음경에 스치고 타액이 발라져 독특한 소리를 낸다.

츄웁, 츄웁, 츄웁, 츄윱.

“혀 놀리는 것이 풋풋해서 좋네.”

아토우 선배는 그렇게 말하면서 카호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시선을 내 쪽으로 돌렸다.

“이런 열심히 하는 부분이 카호 쨩의 장점이구나.”

카호로부터 펠라치오를 받으면서 나에게 그렇게 말을 걸었다.

카호의 목이 멈춘다.

“왜 그래? 치구사에게 보여져서 부끄러워?”

나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뒤에서도 카호의 귓불이 새빨갛게 물들어 있는 것이 보인다.

“자, 계속해.”

그렇게 재촉하자 카호는 다시 고개를 쭈뼛쭈뼛 움직이기 시작한다.

“치구사가 제대로 보고 있어. 카호 쨩이 펠라하고 있는 뒷모습”

카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펠라치오를 계속한다.

나도 아토우 선배에게 뭔가 말하고 싶었다.

카호에게 짓궂게 굴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바짝 마른 목에서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저 목구멍 깊숙이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만 들려올 뿐이었다.

“카호 쨩. 치구사 녀석, 발기했어.”

그런 말을 듣고도 반박조차 할 수 없었다.

“내 쪽이 카호의 입 안에 더 가득 차겠지만.”

솔직히 부럽다고 생각했다.

카호의 청아하고 그윽한 입에 머금어져서 발기하는 것은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흥분일 것이라며 질투했다.

“좀 더 혀로 휘감을 수 있을까? 그래 그래. 잘하잖아.”

계속 펠라치오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다.

다른 남자의 취향으로 커스터마이징 되어 간다.

나는 그것을 아무것도 하지도 못하고 그저 지켜보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발에 못이 박힌 듯이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아토우 선배의 말대로 펠라치오를 이어가는 카호의 가녀린 등을 계속 바라본다.

“조금 페이스를 올려볼까?”

아토우 선배는 자신이 남자친구인 양 카호에게 요구를 더한다.

카호의 뒷모습에서 나를 돌아보려는 기색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렇게는 하지 않는다.

이제 그녀도 이해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플레이가 세 번이나 반복되면 나는 그저 방관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카호의 심장도 분명 지금 나와 같은 속도로 뛰고 있을 것이다.

마치 폭발할 것 같은 고동.

긴장과 치욕, 그리고 그것들을 밀어내는 타성.

카호의 입술이 마치 성기 같은 소리를 내며 음경과 마찰한다.

쮸웁, 쮸웁, 쮸웁, 쮸웁.

아토우 선배가 환희의 소리를 낸다.

“와, 엄청 야해. 그거.”

그리고쓸데없는 말 한마디를 덧붙인다.

“치구사에게도 해 주면 분명 기뻐할 거야.”

그야말로 쓸데없는 참견이다.

나는 카호에게 그런 것을 요구한 적이 없다. 그저 함께 있어주면 그것으로 행복했다.

그런 것?

그런 것이 무엇일까.

불순한 쾌락을 의미한다면, 지금 바로 내가 그녀에게 바라는 것은…….

쮸붑, 쮸붑, 쮸붑, 쮸붑.

눈앞의 광경에서 도피하듯 자문자답하는 내 귀에 카호의 천진난만한 입에서 연주하는 외설스러운 물소리가 닿는다.

“아, 카호 쨩의 입보지, 엄청 빨아대고 있어…….”

아토우 선배는 천박한 미소를 지었다.

“밑의 보지랑 마찬가지네. 기특하게 열심히 자지를 기분 좋게 해주려고 해.”

아토우 선배에게는 칭찬이었겠지만, 카호에게는 어땠을까. 그 심경만은 나도 헤아릴 수 없다.

아무튼, 페이스가 떨어지려 하는 카호의 펠라치오에 아토우 선배가 고무시키려는 말을 했다.

“자자, 침을 더 바르는 것처럼. 손은 쓰지 말고 입으로만 해볼까? 곧 갈 것 같으니까.”

카호도 반쯤은 자포자기였던 것일까. 시키는 대로 두 손을 아토우 선배의 허벅지에 올리고, 고개를 지금까지보다 격렬하게 흔들었다.

쯔붑쯔붑쯔붑쯔붑쯔붑쯔붑.

이보다 더한 것이 없을 정도로 외설스러운 물소리가 내 방에 울려 퍼진다.

카호의 입술이 문질러대고, 혀가 감기고, 침이 발리는 소리가 난다.

그 대상은 내가 아닌 아토우 선배의 음경이다.

“아…… 좋아.”

아토우 선배가 황홀한 표정을 짓는다.

“쌀께.”

그 한마디에 카호는 당황한 표정으로 얼굴을 떼었다. 역시나 입으로 받는 것은 견디지 못하겠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하지만 아토우 선배도 개의치 않는 모양이다.

“손으로 문질러줘.”

그렇게 말하고는 하복부를 내민다.

나는 말문이 막혔다.

사정을 눈앞에 두고 빵빵해진 아토우 선배의 남근은 마치 고구마 같은 굵직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온 혈관도, 으르렁거릴 것 같은 근육의 질감도, 나의 그것과는 사내다움의 차원이 달랐다.

나는 나도 모르게 그 꺼림칙할 정도의 남성기에 압도당했다.

카호는 이런 것에 두 번 안겼고, 그리고 지금까지 입으로 봉사하고 있었단 말인가.

나는 갑자기 풀이 죽고, 적잖게 후회도 느꼈다.

하지만 그 후회는 다시 흥분으로 이어진다.

카호는 이제 그 남근에 두려움의 감정을 품지 않는 것 같았다. 익숙해졌다 까지는 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두 손으로 제대로 쥐고 쾌락을 주기 위해 슥슥 문지르는 것이다.

카호의 섬세한 손.

잡으면 촉촉하고 따뜻하며, 보호욕구가 넘치는 작은 손.

그것이 총화기 같은 아토우 선배의 남근을 만지고 있다.

“아아, 간다…… 간다고? 카호 쨩.”

카호는 살짝 고개를 숙였다. 그것이 부름에 대한 끄덕임인지, 아니면 사정을 피하기 위한 행동인지는 알 수 없다.

아무튼 다음 순간, 마치 분화하듯 아토우 선배의 요도구에서 정액이 분출했다. 그것은 터무니없는 기세였다.

뷰릇! 뷰르르릇!

같은 소리가 들릴 것 같이 힘차게, 우선은 카호의 정수리에 정액이 흩날린다.

그리고 그것은 점점 조준을 아래로 내려 카호의 얼굴을 하얗게 물들인다.

그 백탁액은 보기에도 끈적끈적한 점도와 농도를 자랑하고 있어서, 카호의 가련한 얼굴은 순식간에 마킹되고 말았다.

그에 그치지 않고 사정은 아직도 계속된다. 카호의 가슴 언저리에서 복부에도 그 점액을 날려 카호의 온몸을 하얗게 물들인다.

나는 그것을 지켜보면서 카호가 내 손에서 떨어져 버린다는 모른다는 위기감마저 느끼고 말았다.

다른 남자의 정액으로 색과 냄새가 배어버린다.

단지 그뿐인 것이, 이토록 절망감을 안길 줄은 몰랐다.

나는 무릎이 조금씩 덜덜 떨려서 힘을 주지 않으면 그 자리에 주저앉을 것 같았다.

사정이 가라앉아도 카호의 손바닥 위에서 고구마 같은 음경은 여전히 그 사내다움을 유지한 채 꿈틀거리고 있었다.

“하아~…… 카호 쨩의 손, 매끈매끈해서 정말 기분 좋았어.”

아토우 선배는 온몸을 늘어뜨리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가 하면, 믿기 힘든 요구를 더해온다.

“이참에 청소 펠라도 배워볼까?”

그런 거 안 해도 돼. 그렇게 뒤에서 소리치고 싶어졌다. 하지만 나는 전원이 끊어진 인형처럼 목소리조차 낼 수 없었다.

“그렇게 해줄 수 있으면 치구사도 분명 기뻐할 거야.”

그런 말로 카호가 무엇이든 들어준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하지만 내 앞에서 속옷 차림으로 다른 남자의 성기를 입으로 봉사하고, 심지어 온몸에 정액이 뿌려진 카호에게 평상심을 요구하는 건 가혹한 일이었다.

카호는 어딘지 모르게 취한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봐봐, 자지가 정액으로 더럽혀져 있지? 그걸 카호 쨩의 혀로 핥아서 깨끗하게 해주는 거야.”

카호의 두 손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그 떨림이 어떤 감정을 나타내는 것인지 나는 도무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흐느적거리며 얼굴을 아토우 선배의 하복부에 가까이 대고는사랑스러운 혀를 내밀어 정액으로 범벅이 된 고기막대를 핥았다.

정성스럽고, 조금은 어색하게 정액을 핥아 간다.

“그래 그래. 깨끗하게.”

아토우 선배에게 머리를 쓰다듬어 지면서.

카호는 뒷줄기부터 귀두관까지 정액을 꼼꼼히 핥아 간다.

열심히, 바지런하게.

“그대로 불알도 핥아볼까?”

정액을 핥아낸 카호에게 그 정도는 더 이상 거부감이 없는 것일까?

얼굴을 살짝 옆으로 기울여 아토우 선배의 사타구니 안쪽으로 얼굴을 묻었다.

그리고 고환에 혀를 뻗었다.

“예민한 부위니까 천천히 상냥하게.”

그의 지시를 잘 따르는 듯한 상냥한 혀놀림이었다.

그보다 내가 더 궁금했던 것은 핥아낸 정액을 어떻게 했을까 하는 점이다.

뱉어낸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장대에 붙어 있던 소량이라고는 하지만 카호는 아토우 선배의 정액을 삼킨 것일까?

그럴 리가 없다고 고개를 젓는다.

이제 나는 목은 커녕 입술까지 바싹 말라 있었다.

“부드럽게 빨아봐.”

카호는 말대로 입술을 오므리고 고환을 부드럽게 빨았다

“그래 그래…… 아, 기분 좋아.”

발기한 상태의 아토우 선배의 음경이 불끈불끈 튀어오른다.

“치구사에게도 이렇게 해줘봐.”

카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나도 할 말을 찾지 못했다.

‘이번에는 내 고환도 빨아줘.’

그런 말은 입이 찢어져도 할 수 없었다. 아마 평생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럼 나는 카호에게 고환을 애무 받는 일 없이 평생을 살아야 하는 것일까? 아토우 선배에게는 저렇게 정성스럽게 빨아주고 있는데? 그렇게 생각하니 울컥했다.

내가 그렇게 풀죽어 있는 동안에도 카호의 입술은 아토우 선배의 고환을 빨아 들이고 있었고, 고환을 혀 위에서 굴릴 때마다 사정한지 얼마 안 된 고기막대가 움찔거린다.

이제 그런 짓 안 해도 돼.

그런 말을 할 자격이 나한테 있을 리가 없다며 주먹을 불끈 움켜쥐고 연인이 선배의 고환을 핥는 뒷모습을 보고 있었다.

기껏해야 몇 분간의 일이었겠지만, 나에게는 아주 긴 시간처럼 느껴졌다.

드디어 아토우 선배가 만족한다.

“이제 됐어. 기분 좋았어.”

다정한 목소리로 카호에게 말을 건넨다. 마치 남자친구 같았다.

그런 다정한 성색과는 달리, 음경는 이미 전투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빳빳하게 발기한 육창은 역시나 위압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카호의 안에 들어가고 싶다는 기대로 부풀어 있다.

“그럼 오늘도 카호 쨩이 콘돔 껴줄래?”

그렇게 말하면서 생긋 웃는 얼굴로 아토우 선배가 카호에게 콘돔을 건넨다.

카호의 호흡은 이미 얕아져 있었다. 그토록 굵은 남성기를 입으로 봉사했으니 당연히 지쳤을 것이다.

하지만 그 호흡은 육체적으로 지친 것이 아니라 어딘가 성적으로 고양됨을 느끼게 했다. 나는 그것을 나의 착각이라고 스스로 타이른다.

카호의 움직임은 하나하나가 느릿느릿했다. 그 이유는 수치심이 아니라 마치 나에 대한 어떤 죄책감을 짊어지고 움직이는 것 같았다.

콘돔을 귀두에 씌우려 하자 아토우 선배가 말한다.

“오늘은 입으로 해볼까?. 모처럼 펠라도 잘하게 됐으니까.”

나도 카호도 그것을 거부하지 않는다.

방 안은 마치 최음약으로 가득 찬 것처럼 기억에 없는 냄새가 진동하고 있었다. 그것이 그저 정액 냄새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 방의 주인이 더 이상 내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했다.

그렇다고 아토우 선배가 고압적인 왕으로 군림하는 것도 아니다.

거기에는 카호라는 조용한 파트너가 분명히 있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언제나 등 뒤로 나에게 메시지를 계속 보내고 있었다.

‘정말 괜찮아?’

나는 무언으로 일관하는 것으로 그 물음에 긍정 했다.

그 결과, 카호는 입술만으로 발기한 남근에 콘돔을 씌우는 데 고전 중이었다

“내건 굵으니까 힘들지? 그래도 내것에 할 수 있게 되면 치구사에게도 똑같이 해줄 수 있을 거야.”

마치 트레이너처럼 어딘가 친절하게 말한다.

“으응…… 으흣…… 응……….”

카호는 몇 번이고 고개를 천천히 앞뒤로 움직여 작업을 완수했다.

아토우 선배의 남근에는 빳빳하게 늘어나서 거의 투명해진 녹색 콘돔이 씌워져 있었다. 카호의 두 손은 계속 아토우 선배의 무릎 위에 놓여 있었다.

“그럼, 이리와.”

재촉받아 손을 떼이고 카호가 침대에 오른다.

평소에는 나와 카호가 서로 껴안고 자는 침대.

지금은 다른 남자의 정액을 뒤집어쓰고 누워 있다.

아토우 선배가 카호의 속옷을 벗겨낸다. 그 손놀림은 매우 자연스러웠다.

팬티를 벗길 때 마치 침 같은 실이 늘어져 있었다. 카호의 음순은 살짝 입을 벌리고 끈적임을 동반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치 무언가를 기대하는 것처럼.

“할 때의 얼굴, 치구사에게 보여줄까?”

놀리는 듯한 아토우 선배의 말에 카호는 고개를 좌우로 세차게 흔들었다.

결과적으로, 두 사람은 내 쪽으로 발바닥을 보여주듯이 누웠다.

내쪽에서는 정상위로 삽입하려 하는 아토우 선배의 뒷모습과 카호의 하체가 보인다. 카호의 얼굴은 완전히 보이지 않는다. 좌우로 축 늘어진 두 손은 시트를 가볍게 쥐고 있다.

“그럼…… 치구사 앞에서 섹스를 해버릴까.”

그 말 직후였다.

아토우 선배의 허리가 앞으로 움직인다. 두 사람은 아주 쉽게 결합한 것 같았다.

“으읏……!”

카호가 힘껏 목소리를 억누른 것을 알 수 있었던 것은 두 손이 쥔 시트가 단번에 주름이 크게 졌기 때문이다.

그건 그렇고 꽤나 매끄럽게 삽입이 이뤄지는 것에 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기다려 달라고 애원할 겨를도 없었다.

눈앞에서 카호가 다른 남자와 연결되었다. 그것도 저렇게 거칠은 남성기와.

나는 다시 한 번 충격으로 머리가 어지러웠다.

아토우 선배가 카호의 몸을 껴안듯이 상체를 눕혔다. 아토우 선배의 허벅지가 카호의 무릎 뒤를 밀어 올린다. 그 결과, 두 사람의 결합부가 강조되는 것처럼 훤히 드러났다.

카호의 둔부가 보일 정도로 하체가 안아 올려져 있다

애초에 남녀의 결합 부위를 이렇게 적나라하게 보는 것 자체가 처음이다.

카호의 예쁜 음순이 아토우 선배의 강직에 의해 무참하게 벌려지고 있었다.

그 충격적인 광경에 나도 모르게 그 자리에서 도피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내 다리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있었고, 시선도 육창을 삼키고 있는 젖은 질구에 고정되어 있었다.

“움직일게?”

아토우 선배가 카호의 귓가에 속삭였다.

카호는 대답 대신 이불을 더 세게 움켜쥔다.

아토우 선배의 허리가 천천히 카호의 내부를 즐기는 듯이 밀고 들어간다.

“아앗……… 응…….”

“카호 쨩의 안, 따뜻해.”

아토우 선배는 여전히 작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마치 이 방에는 두 사람만 존재하는 것처럼 섹스를 계속했다.

허리를 들어올리면 애액으로 뒤덮인 육창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것을 다시 내려친다.

“……하앗, 앗.”

“치구사도 보고 있어.”

“……싫어…….”

“부끄러워?”

아토우 선배는 물으면서 피스톤을 반복했다.

“앗…… 앗…….”

그럴 때마다 찔꺽찔꺽 음탕한 마찰음이 울린다.

“카호 쨩의 보지가 내 자지에 익숙해져 가는 것을 남자친구에게 보여지고 있다고?”

“……싫,어…….”

카호의 목소리는 치욕으로 젖어 있었다.

하지만 아토우 선배가 계속해서 허리를 흔들자 견딜 수 없다는 듯이 상스러운 목소리로 울었다.

“앗, 앗, 아앙, 하악, 앗.“

그때마다 결합부는 외설적인 울림을 연주한다.

마찰을 반복하는 남근과 질벽으로 인해 애액은 거품이 일어 하얗게 탁해져 있었다. 그것이 남근을 하얗게 물들이고, 그리고 침대에도 흘러내린다.

카호가 아토우 선배로 느끼고 있다는 증거가 평소 나와 카호가 서로 사랑하고 있는 침대에 스며든다.

아토우 선배의 허리놀림은 점차 격렬해져 갔다.

“앗, 앗, 앗, 앗, 안 돼, 너무 세…….”

침대가 끼익끼익 하고 삐걱거린다.

그렇지 않아도 나와 아토우 선배의 체격은 큰 차이가 있다. 또한 그 피스톤의 강력함도 확연하게 차이를 보였다.

“세게 하는 걸 좋아하잖아?”

“얏앗, 좋아하지…… 않아요.”

“정말?”

아토우 선배는 유쾌한 듯 피스톤을 몇 번만 세게 했다.

“아앙, 아앙, 아앙, 아앙♡”

“봐, 좋아하잖아.”

“아, 안 돼…… 치-군, 보고 있으니까…………앗앗앗, 이아앗!”

“그 치구사가 보고 싶다고 했으니까 보여주자고.”

“안 돼, 안 돼…… 치-군…… 보지 마…….”

카호의 애원과는 반대로, 진심즙으로 새하얗게 물들어가는 결합부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아토우 선배가 허리를 빼고 꽂을 때마다 찔꺽질꺽 소리가 난다.

그뿐만이 아니다.

카호는 힘껏 이불을 움켜쥐고 조금이라도 교성을 억누르려고 애썼다. 하지만 그 노력도 하무하게, 나와의 성교에서는 들어본 적 없는 새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앗, 앗, 앗, 앗♡ 선배, 깊어, 안 돼…….”

“왜? 깊은 곳을 찔리는 걸 좋아하잖아?”

“……그치만, 그치만…….“

“괜찮아. 치구사라면 분명 흥분했을 테니까.”

그의 말이 맞았다.

내 사타구니는 터질 것처럼 발기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음경을 꺼내서 자위에 빠지고 싶었다.

하지만 눈앞에서 두 사람이 이렇게 격렬히 몸을 겹치고 있는데, 나 혼자 자위를 하는 것은 너무 비참하다는 생각이 들어 견딜 수 없었다.

아토우 선배의 남근이 쑤컹쑤컹 질구를 들락거리며 미끈미끈한 질벽을 즐기고 있다. 그런데 나만 자신의 손으로 즐기는 것은 새삼스럽다고 해도 알량한 자존심이 발목을 잡아서 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지금 당장 카호를 안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

이대로 계속 아토우 선배에게 꿰뚫리는 연인을 바라보고 싶었다.

“앗, 앗, 앗, 안 돼, 와버려…… ……안 돼…… 치-군, 보지마…….”

카호의 목소리는 비통함과 함께 절박함이 묻어났다.

절정이 가까워진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순간을 나는 차마 볼 수 없다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앗앗앗, 가요, 가욧♡”

하지만 역시 나보다 더 사나운 남근에 계속 몰아세워진 카호의 청초하고 무구한 질구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카호는 최대한 작은 소리로, 그러나 절박한 듯이 말했다.

“가요가요가욧♡ 아아앗, 가요♡”

카호의 발끝이 쭉 하고 뻗었다.

허벅지가 부들부들 경련하고 있다.

시트를 쥔 손은 도움을 청하듯 시트를 잡아당기고있다

그런 카호를 아토우 선배는 달래는 듯이 온화한 피스톤을 보인다.

“치구사에게 절정하는 모습을 보여줘 버렸네.”

“……싫어…… 보지 마…….”

“좀 더 야한 모습을 보여줘 볼까?”

카호는 어린아이가 투정을 부리는 것처럼 고개를 저었다.

“그럼 키스해도 돼?”

“……안 돼, 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 작은 몸짓에서도 확고한 거절의 의지가 분명했다.

카호가 입술만이라도 지키려고 모습이 느껴진다.

“그럼 더 기분 좋게 해줄 건데?”

그래도 카호는 입술을 허락하지 않는다.

아직 절정의 여운이 남아 있을 카호의 몸을 근육질의 아토우 선배가 더욱 몰아세인다.

달래는 듯한 피스톤이 서서히 페이스를 올린다.

남근이 매끄럽게 드나들 때마다 찔꺽, 찔꺽 하고 한 번 절정에 이른 음순이 기쁜듯이 울었다.

“앗, 앗, 앗, 앗, 앗…….”

“자, 키스 못하게 하면 안 멈출 거라고?”

“야앗, 앗…… 아잇♡ 안 돼, 아직…….”

“아직 뭐야?”

“아직…… 가고 있으…… 니까…… 앗, 앗, 앗♡”

이 방이나 침대 위 뿐만이 아니다. 카호의 지배권까지 완전히 아토우 선배는 장악하고 있었다.

“그래도 기분 좋지?”

“……그치만…… 그치만…….”

“더 좋게 해줄테니까.”

아토우 선배는 상체를 일으켜 카호의 양 무릎을 잡았다. 그리고 예고도 없이 마치 굴삭기 같은 피스톤을 시작한 것이다.

팡팡팡팡 메마른 소리와 함께 침대 다리가 끼익끼익 비명을 질렀다.

“앗, 앗, 앗, 앗, 앗, 앗, 앗♡”

카호의 목소리는 더 이상 한계라는 듯이 들어본 적도 없는 높은 소리를 냈다.

“잠깐, 잠깐………… 미칠거 같아요……!”

“좋아. 남자친구가 보는 앞에서 미쳐버리라고.”

“안 돼, 안 돼…… 그런 거…… 아잇, 너무 세……♡ 아앙아앙아앙♡”

나는 숨을 쉬는 것도 잊을 정도로 그 광경에 빠져 있었다.

나와는 비교할 수 없는 아토우 선배의 강력한 피스톤.

그리고 그걸 받아내면서도 여전히 나를 챙겨주려는 카호.

“아니야, 아니니까…… 치-군…… 아니니까…….”

무엇이 아니라는 것인지 그때의 나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 말의 진의는 곧 드러난다.

“야앗앗, 가요, 가요, 또 가버려……!”

카호의 목소리는 아까보다 훨씬 절박함이 더해지고 있었다.

“나온다…… 나온다고……!!!”

아토우 선배가 허리를 들어올려 결합을 풀었다.

내 눈에는 굵은 음경의 형태로 새겨져 활짝 벌어진 질구가 먼저 비쳤다.

분홍색의 예쁜 음순과 질벽이 움찔거리는 것이 잘 보인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녀의 허벅지 밑동이 부르르하고 경련하는가 싶더니 음부에서 푸슛 하고 소리 내며 조수를 뿜었다.

허리를 살짝 띄우고 활짝 벌어진 음순을 움찔거리며 몇 번이고 푸슛푸슛 하며 투명한 액체를 흩뿌린다.

그것이 만들어내는 얼룩은 내가 서 있는 곳 바로 앞까지 번졌다. 주륵주륵 하고 바닥 적셔 간다.

“싫어, 싫어…… 보지마…….”

조수를 뿜으며 쥐어짜내는 카호의 목소리는 듣는 내내 가슴이 죄어질 정도로 안쓰러웠다.

나는 귀를 막고 싶었지만 온몸이 마비된 것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그저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되버린 나는 연인의 애원과 조수를 뿜는 소리를 듣는 것밖에 할 수 없다.

무심코 카호에게 사과를 할 뻔했지만, 바짝 마른 목으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아토우 선배가 나를 돌아보며 의기양양하게 말한다.

“잘 봐둬. 사실 카호 쨩은 이렇게 잘 느끼니까, 너도 이 정도로 기분 좋게 해줘야할 것 아냐.”

그것은 빈정거림이 아니라 선배로서 후의를 담은 말이었다.

아토우 선배는 나에게 조언을 마치고 카호의 한쪽 다리를 들어올려 이번에는 측위로 삽입했다.

이런 체위, 우리는 시도해 본 적도 없다.

쑤컹쑤컹 허리를 내려치는 아토우 선배에게 정수리까지 저려오고 있을 카호는 상스러운 소리를 지른다.

“히익、잇♡ 잇、잇、이익♡ 이런거, 몰라…… 이렇게 페니스가 닿는거, 처음이야…….”

“페니스가 아니잖아. 저번에 알려잖아. 뭐라고 했지?”

이제 와서는 부끄러워하는 것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아토우 선배는 카호를 격렬하게 몰아세운다.

“자, 자지……♡ 이렇게, 자지 닿는거, 굉장해…….”

“뭐가 굉장해?”

따져 물으면서도 아토우 선배의 피스톤은 가열찼다.

“앗, 앗, 앗, 앗, 앗♡ 너, 너무……좋아, 요…… 기분, 좋아…….”

“자지 기분 좋다고 말해봐.”

아토우 선배는 조금 사람이 변한 것처럼 고압적인 말투로 말한다.

“야앗, 앗…… 말 못해요…… 그런, 아앙, 아앙, 아앙, 아앙♡”

“치구사 앞에서 말해보라고.”

“싫어, 싫어…… 치-군…… 듣지마…… 제발…….”

카호는 눈물을 흘리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이제는 아토우 선배의 피스톤에 모든 베일이 벗겨진 카호는 여자로서의 항복선언이라는 듯이 말한다

“…………자지, 기분 좋아, 요…….”

“누구의 자지가?”

“아토우 선배의…… 굵은 자지, 굉장해요…….”

아토우 선배는 만족한 듯이 들어 올렸던 한쪽 다리를 놓고 이번에는 카호의 몸을 뒤집어 엎드리게 했다.

그리고 프론본으로 삽입한다.

그 체위의 변화는 훌륭할 정도로 매끄러워서 마치 춤을 추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아잇, 잇♡”

바로 뒤에서 보는 프론본의 결합부는 내 심박수를 더욱 증가시켰다.

남자가 여자를 덮어 씌우듯이 여자를 찌르고 있다.

쑤컹쑤컹 소리를 내며 근육 덩어리로 변한 육봉이 무엇보다도 부드러워 보이는 청순한 음순을 밀어내며 찔러 넣는다.

“이런 거 치구사가 해달라고 해봤어?”

카호는 말 없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다음에 해달라고 해.”

아토우 선배의 말투는 역시 가학적이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선배 티를 내는 것같기도 했다.

그 아토우 선배가 허리를 내려친다.

“앗, 앗, 앗, 앗, 앗♡”

그럴 때마다 카호의 팽팽하고 풍만한 엉덩이 살이 출렁출렁 성대하게 흔들렸다.

“이렇게 하면 닿는 곳이 또 다르지? “

“달라, 요…… 자지, 닿는 곳이…… 하악, 앗, 앗앗앗!”

카호는 자신이 더는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를 지경에까지 몰려 있었다.

“프론본 좋아?”

“몰, 라요…….”

“자, 치구사에게 알려주라고.”

“싫어…… 그런 거, 아앗, 앗앗♡”

쑤컹쑤컹 하고 자기 마음대로 카호의 육단지를 즐기며, 아토우 선배는 고개만 뒤로 돌려 나에게 상쾌하게 웃는 얼굴을 보인다.

“카호 쨩, 프론본이 좋나봐 “

그리고 다시 카호의 뒷머리를 내려다보며 하복부를 문질러대듯이 허리를 흔들었다.

“앗앗앗♡ 아앗, 이익♡ 잇, 잇, 그거, 머리, 저려와♡”

“봐봐, 이렇게 야하고 귀여운 소리를 내잖아. “

“야앗, 그런 소리, 내지………… 앗, 아앙, 하앙, 앗♡”

카호의 질구는 하얀 거품이 일은 애액으로 질척질척하게 되어 있었다.

“가요, 가요, 가요…….”

카호의 무릎이 구부러지며 발끝을 천장을 향해 뻗는다.

“가요옷……♡”

온몸이 쥐가 난 것처럼 잘게 경련한다.

끊임없는 절정을 받은 카호는 이미 온몸을 완전히 늘어뜨리고 있었다.

축 늘어진 모습에서 사지에는 전혀 힘이 들어가 있지 않았다. 그저 거친 호흡에 의해 어깨만 분주하게 들썩이고 있었다

아토우 선배는 그런 카호의 손을 잡아 그녀의 상체를 일으킨다.

“치구사에게도 카호 쨩이 섹스하고 있는 얼굴을 더 잘 볼 수 있게 해주자.”

그렇게 말하고 그는 카호를 자기 위에 올려놓고 배면기승위를 취하게 했다.

카호의 몸은 나와 마주하고 있었다. 그 알몸의 모든 것이 내 시야에 드러난다. 그녀의 얼굴과 가슴, 그 외의 신체 곳곳에는 펠라치오 때 뿌려졌던 정액이 아직도 짙게 남아 있었다.

몇 번이고 주어진 절정 속에서도 이을 악물고 조금이라도 나에게 교성을 들려주지 않으려고 참았을 것이다. 악문 입가에서는 침이 늘어져 있었다.

그녀는 곧장 두 손으로 자신의 눈을 가렸다.

“……싫어…… 치-군…… 보지 마.”

숨을 몰아쉬며 내뱉는 그 말은 너무나 연약하다.

“그런 말 말고 남자친구에게도 보여주자고.

그렇게 말하면서 아토우 선배는 카호의 허리를 단단히 잡고 허리를 위아래로 흔든다.

“앗, 앗, 앗, 앗, 앗♡”

방금 전까지만 해도 부분적으로만 보였던 두 사람의 섹스의 전모가 시야에 들어온다.

카호의 풍만한 가슴살이 출렁출렁 둥글게 원을 그리듯 화려하게 흔들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황홀한 표정. 눈은 필사적으로 가리고 있지만, 입가만 봐도 그녀가 내가 줄 수 없는 극상의 쾌락에 빠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야앗, 앗♡ 치-군, 안 돼, 앗앗, 아니야…… 치-군보다, 기분 좋다거나, 한거 아니니까…… 아, 거기♡ 아, 엄청나, 앗, 앗, 앗♡”

나에 대한 배려와 달리, 카호의 헐떡임은 이제 어떡해서든 멈출 수 없게 되어 버렸다.

 

 


내 심장은 움켜쥐어진 것 같았다.

뒤쫓듯 아토우 선배가 말한다.

“걱정하지마, 치구사. 이래 보여도 카호 쨩의 안, 꿀렁꿀렁 하고 꽉 조여오고 있으니까.”

불필요한 정보다.

그런데도 나는 그 한마디에 격렬하게 흥분한다.

카호의 질벽이 얽히듯이 아토우 선배의 남근을 조이고 있다는 사실이 내 숨을 거칠게 만들었다.

“사실 치구사에게 야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지?”

“그럴, 리…… 없어요…….”

“그럼 왜 카호 쨩의 보짓살, 이렇게 꿀렁꿀렁 거려?”

“싫어…… 몰라요…….”

“정말 기분 좋아.”

“……시………… 러…….”

“답례로 카호 쨩도 기분 좋게 해줄게.”

아토우 선배의 허리놀림이 예리해진다.

쑤컹, 쑤컹, 쑤컹 하고 음경이 거리낌 없이 카호의 질을 관통한다.

“앗, 앗, 앗, 앗♡”

“자, 좀 더 치구사에게 끈적해진 얼굴을 보여줘볼까.”

“야앗, 아……♡”

“’좀 더 봐줘.’라고 말해봐.”

“못해, 싫어, 보지마…… 치-군, 제발…….”

카호는 눈꼬리에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붕붕 좌우로 흔든다.

그런 그녀의 부끄러움을 아토우 선배는 코웃음 치며 피스톤의 페이스를 더욱 올리는 것이었다.

“앗앗앗앗앗앗앗♡”

“기분 좋지?”

“야앗, 저려요……♡”

“어디가?”

“……머리와………… 보지.”

“치구사에게 알려줘야겠네. 굵은 걸로 깊은 곳까지 찔리는 걸 좋아한다고.”

필사적으로 눈을 가리려는 카호와 살짝 시선이 마주친다.

카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애처로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침을 삼키며, 없는 용기를 끄집어 내어 카호에게 물었다.

“……카호…… 기분 좋아?”

떨리는 목소리였다.

카호는 슬픈 표정 그대로, 갸륵하게도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 와중에도 애액으로 뒤덮인 음경이 찌걱찌걱 외설적인 소리를 내며 그녀의 비열(秘裂)을 찌르고 있었다.

그리고 풍만한 가슴을 요란하게 흔들리게도 했다.

내가 물어본 직후 그녀는 전류가 흐른 것처럼 몸을 뒤로 젖혔다.

“…………요♡”

그리고 부들부들 온몸이 경련한다.

“흐흐. 알겠냐, 치구사. 방금 갔어. 카호 쨩.”

카호는 다시 한 번 두 손으로 시선을 가리고 가느다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미안해…… 미안해.”

나는 사과할 필요 없다고 전하고 싶었다.

하지만 더 이상 그녀의 귀에는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사정이 가까워졌는지 아토우 선배의 피스톤이 보다 성급함을 더한 것이다.

그에 따라 카호는 절규하듯 헐떡이는 것밖에 할 수 없게 되었다.

“ 앗, 앗, 앗, 앗, 앗, 앗, 앗♡”

“에잇, 간다. 함께 가자.”

“앗, 이익♡, 가요, 가요, 가요가요가요♡”

카호의 진심이 어떻든 간에, 이제 그녀의 몸은 아토우 선배에게서 쾌락을 받는 것을 받아들이고 말았다.

“……선배의 자지로, 또 가버려욧♡”

그렇게 외치며 더는 얼굴을 가릴 여유도 없었는지, 모든 것을 내게 드러내며 큰 절정에 몸을 맡겼다.

“아아아아아아♡”

부들부들 하고 격렬한 경련과 함께, 다시 음부에서 조수를 뿜었다.

동시에 아토우 선배도 절정에 이른 것 같았다.

“윽.”

작고 짧은 신음소리를 내며 허리를 멈췄다.

그녀의 근본까지 박힌 음경이 콸콸 하고 사정하는 것이 들리는 것 같았다.

카호와 아토우 선배가 만들어내는 열기는 대단해서 두 사람 모두 온몸에 땀을 흘리고 살짝 김이 날 정도였다.

결합부에서는 졸졸 실금한 것 같은 조수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이잇, 히이…… 히이, 히이………….”

카호는 이를 악물고 무언가를 견디고 있었다.

나는 그녀가 얼마나 많은 자극 속에 몸담고 있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사정하면서 아토우 선배가 만족스러운 듯이 말한다.

“치구사에게 기분 좋아하는 것을 제대로 보여줬네.”

그 말이 카호에게 닿았는지 아닌지 의문이다.

카호는 몽롱한 목소리로 중얼거리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제발…… 보지 마.”

사정중의 사내다운 남근에 꿰뚫리면서 움찔움찔 온몸을 암컷의 쾌락으로 떨고 있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 카호는 내 눈에는 매우 아름답고, 그리고 가련하게 비쳤다.

그렇게 그녀에게 말을 건네야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저 예술 작품에 시선을 빼앗긴 것처럼 카호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드디어 아토우 선배가 카호를 풀어준다.

카호는 녹초가 되어 온몸을 축 늘어뜨리고 침대에 누웠다. 그런 그녀에게 아토우 선배는 이마의 땀을 닦으며 말을 건넨다.

“청소 펠라 연습도 해볼까?”

그렇게 말하면서 콘돔을 벗긴다. 정액받이에 듬뿍 정액을 머금은 콘돔을 묶으면서 아직 발기가 가라앉지 않은 음경를 과시한다.

“어서.”

카호의 팔을 잡아당겨 얼굴을 사타구니로 가져가려고 한다.

더는 팔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것 같은 카호는 마치 인형처럼 다뤄진다.

하지만 그런 상태에서도 카호는 느리게나마 고개를 저으며 거절의 의지를 보였다.

“……그런 건, 할 수 없어요…….”

정액이 끈적하게 달라붙은 음경을 혀로 핥아 깨끗하게 하라는 요구. 몸은 완전히 아토우 선배의 암컷이 된 후에도 마음은 내게 있다고 말하듯이 반발했다.

“치구사 앞에서 청소 펠라는 부끄러워?”

아토우 선배가 큭큭 웃으며 묻는다.

“……못해요.”

카호는 그저 그렇게 대답했을 뿐이었다.

“이렇게까지 치구사에게 보여줬는데, 카호 쨩은 부끄럼쟁이구나.”

그렇게 말하며 아토우 선배는 스스로 음경을 휴지로 닦는다.

그리고 스스로 콘돔을 다시 끼우고 다시 한 번 카호의 손을 잡아당겨 자신의 위에 올라 태웠다.

카호는 힘없이 끌려가 아토우 선배의 거구 위에 엎드린 듯한 모습이 되었다.

“사실 기승위로 허리를 흔들어 줬음 했는데, 그럴 기운은 없는 거 같네.”

등을 대고 누운 아토우 선배에게 카호가 껴안긴 형태의 기승위가 된다.

그대로 삽입하며 아토우 선배는 두 손으로 카호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탐스러운 엉덩이를 탐하듯이 움켜쥔다. 손가락이 탱탱하고 폭신할 것 같이 부풀어 오른 엉덩이 살을 파고든다. 풍만한 가슴도 아토우 선배의 럭비로 다져진 가슴팍에 밀착되어 물컹하게 짓눌러져 있다.

쑤컹쑤컹 허리를 밀어올리자 카호의 목에서 괴로운 듯한 교성이 터져 나온다.

“아잇, 익, 익♡”

내가 말리지 못한 것은 그 목소리가 그저 고통이 아니라 그 이상의 쾌락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카호와 아토우 선배의 얼굴이 가깝다. 서로의 숨결이 직접 부딪히는 거리.

“카호 쨩 귀여워. 키스해도 될까?”

“앗, 앗, 하앗, 앗♡”

카호는 달고 새된 숨을 헐떡이면서도 고개를 가로로 흔들고 있다.

“키스는 치구사하고만?”

이번에는 살짝 고개를 끄덕인다.

그것을 지켜본 아토우 선배는 오히려 기쁜 듯이 피스톤을 더 격렬하게 했다.

“익, 이익♡ 아앗, 엄청나, 앗앗, 어째서, 너무, 단단해♡”

“카호 쨩의 몸이 야해서 그래. 치구사도 한 번으로는 끝내지 않잖아?”

카호는 그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카호를 연속으로 안아본 적이 없었으니까.

“야앗, 앗앗♡ 자지, 딱딱해♡”

“카호 쨩이라면 밤새도록 딱딱한 채로 상대할 수 있다고?”

“그, 그런 거, 필요 없어요…….”

카호는 숨이 끊어질 듯이 그렇게 말한다.

그렇다 해도 역시 그런 생각이 든다. 이런 대화에서도 두 사람의 거리감이 좁혀지고 있음을 여실히 느낀다.

몸을 겹치는 것도 세 번째가 되면, 교감하는 것은 몸 뿐이 아니라는 것일까.

아토우 선배가 카호의 질내를 쑤컹수컹 하고 음경로 문질러 올리는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스스럼 없는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카호에게서도 처음과 같은 혐오감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아 보였다.

나는 그런 두 사람에게 조바심과 위기감을 더한다.

이 두 사람을 이대로 얽히게 두어도 되는 것일까?

억지로라도 떼어내어 카호를 안아줘야 하지 않을까.

이 플레이를 시작하고 몇 번이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갈등.

“카호 쨩. 치구사 봐봐. 엄청 흥분했어.”

“……싫…….”

카호는 아토우 선배의 상체가 침대인양 엎드린 채 이쪽을 보려 하지 않는다.

“발기했어, 발기. 카호 쨩이 나랑 섹스하는 모습을 보고 엄청 빳빳해졌어.”

카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치구사만 기분 좋아지지 않아서 불쌍하지?”

아토우 선배가 카호의 귀에 대고 타이르듯이 말한다.

“자, 치구사에게 자위해도 좋다고 말해봐. 나한테 마구 찔리고 있는 보지를 반찬으로 자위해도 좋다고.”

카호는 싫어싫어 하고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몇 번이고 절정에 이른 음순은 이제는 눈이 아찔할 정도로 음탕하게 풀려 더욱 젖어있었다

육봉을 머금은 질과 엉덩이는 나의 정욕을 너무나도 부추겼다.

한심한 이야기지만, 나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카호에게 부탁했다.

“……카호…… 자위해도 될까?”

아토우 선배가 유쾌한 듯이 큭큭 웃는다.

“봐봐. 저래 말하잖아.”

그리고 카호에게 무언가 귓속말을 한다.

카호는 당황해 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토우 선배가 그 등을 떠민다.

“카호 쨩만 기분 좋으면 불공평하잖아? 남자친구와 함께 기분 좋아져야지.”

그 말에 카호는 망설임을 보이면서도, 아토우 선배의 조언받은 대로 행동에 나섰다.

두 손을 둔부에 대고 결합부가 더 선명하게 보이도록 좌우로 벌려 보였다. 색소 침착이나 주름 하나 없는 항문도 훤히 보인다.

그리고는 가냘픈 목소리로 말한다.

“……아토우 선배의 굵은 자지로…… 야하게 되버린 나의 질척질척한 보지…… 딸감으로 해서 자위해도 괜찮아…….”

나는 더는 참지 못하고 청바지를 내리고, 끄트머리에서 쿠퍼액이 흐르는 음경을 꺼내 원숭이처럼 스스로를 위로했다.

“……카호…… 카호…….”

내가 달아오르는 것과 동시에 아토우 선배의 피스톤도 거세진다.

“앗, 앗, 앗, 앗, 앗♡”

눈앞에서 찔꺽찔꺽 소리를 내며 밀어올리는 육봉과 그것에 의해 눌려 벌어지는 음순을 바라보며 나는 사정했다.

정액이 카호의 둔부에 흩뿌려 진다.

하지만 카호는 그것을 알아차린 기색도 없이, 오로지 아토우 선배의 밀어올림에 맞춰 절박한 교성을 지를 뿐이었다.

“앗, 앗, 앗♡ 뜨거워♡”

그 한마디는 내 정액을 말한 것인가 싶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나의 착각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자지, 뜨거워♡”

나는 절망과 패배감으로 무릎이 굽혀질 것 같았다.

그래도 어떻게든 마음을 추스르고, 꼴사납게 휴지로 음경을 닦고 청바지를 올렸다.

아토우 선배의 체력과 정력은 끝이 없는지 땀범벅이 되었으면서도 콧김을 거칠게 내뿜으며 카호를 몰아세운다.

“봐봐, 남자친구가 사정했다고, 내 자지에만 집중하면 안 되잖아.”

“앗앗♡ 그, 그치만…… 몰랐, 아잇, 이익, 거기, 아앗♡”

“카호가 괜찮다면 이대로 밤새도록 섹스를 할 수 있다고?”

“시, 러…… 망가져…… 보지, 망가져…… 머리도, 알 수 없게 되버려…… 요…….”

“괜찮아. 상냥하게 해줄테니까. 치구사에게 물어봐도 돼?”

그리고 아토우 선배가 내게 묻는다.

“야. 이대로 카호 쨩과 밤새도록 섹스해 버려도 될까?”

그로기 상태의 나는 내 마음에 질문을 던진다.

또 다른 자신은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카호의 뒷모습도 도움을 청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제 이런 일은 충분하다.

카호의 손을 잡고 이 자리를 벗어나자.

그러나 마음속 깊은 곳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더 보고 싶지?’

‘카호가 다른 남자의 품에서 헐떡이는 모습을 더 보고 싶지?’

‘이런 걸로 만족할 리 없잖아.’

악마의 속삭임 같은 달콤한 말.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카, 카호………… 근처 PC방에 가 있을테니까.”

그 목소리가 닿았는지 모를 정도로 카호는 음탕하게 헐떡인다.

“아앙, 아앙, 아앙, 아앙♡”

“……끝나면…… 연락해………… 기다릴게.”

카호는 여전히 내 말이 들리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아토우 선배의 짐승 같은 섹스로 울부짖고 있었다.

“야앗, 앗, 머리, 징징 울려♡ 자지, 깊숙한 곳까지 찔려서, 저려와♡”

나는 마치 좀비 같은 발걸음으로 뒷걸음치고, 그리고 내 방을 나섰다.

밖으로 나오자 서늘한 밤공기가 나를 감싼다. 심신 전체에 기이한 열기가 가득하다는 것을 그제사 자각했다.

숨이 가쁘다. 이제 싫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뭔가 지긋지긋하다.

마음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지만, 이성과는 모순되는 것처럼 내 몸과 마음은 흥분하고 있었다.

나는 방에서 나와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만다. 마치 첫 번째 플레이 때와 같았다.

문에 등을 기대고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머리를 태우는 것 같은 자극과 자기혐오가 저울질을 한다.

결론은 정해져 있다.

이제 이런 일은 그만두자.

카호는 나의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장난감이 아니다.

얼마나 오랫동안 웅크리고 있었을까

어느새 아토우 선배로부터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

‘에키벤으로 해줬더니 카호 쨩의 목소리가 커졌어. 마음에 든 체위같으니까 너도 해줘라(웃음)’

럭비로 단련된 아토우 선배라면 카호의 몸을 들어올리는 것은 여유로울 것이다.

하지만 나는 결코 그런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열등감에 시달린다.

더 형편없는 것은, 그 감정조차도 나의 흥분을 자아낸다는 것이다.

결국 그날은 카호가 기절할 때까지 아토우 선배가 그녀를 안았다.

내가 방으로 돌아왔을 때 카호는 조수와 애액으로 젖은 침대 위에서 죽은 듯이 잠들어 있었다.

그 가련한 얼굴에는 신선한 정액이 흩뿌려져 있었다. 새삼스럽지만 얼굴에도 뿌렸을 것이다.

아토우 선배가 돌아가려 하면서 말을 건넨다.

“저만큼 가면서도 키스만은 거부당했어. 사랑받고 있구나.”

그것만이 구원이었다.

나는 카호의 몸을 닦고 알몸에 이불을 덮어주었다. 그리고 그 잠든 얼굴을 계속 바라본다.

도중에 한 번 깬 카호는 올리고 있던 내 손을 잡았다. 그리고 그대로 안심한 듯 다시 잠이 들었다. 그만큼 피곤했던 모양이다.

“……미안해. 이런 일을 겪게 해서.”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그녀의 앞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내일 아침, 카호에게 다시 한번 사죄하자.

지금까지의 일을 전부. 내가 바보였다고.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자.

지루해도 괜찮잖아. 나에게는 카호가 있다. 소중하고 소중한 그녀.

하지만 다음날 아침 눈을 떠보니 카호의 모습은 이미 없었다. 남기는 말 하나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