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크?"


쓰레기 연중소설에 빙의한 직후, 눈앞에 보이는 주인공의 이름을 부른 에실리의 목이 곧장 떨어졌다.


"......."


찰나의 다음 순간. 떨어졌을 터인 목은 여전히 붙어있고 눈앞엔 주인공이 있다. 회귀한 것이다. 이번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걸레년..."


그러자 루크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떠났다.



연중소설 <암컷돼지 앞에서 목을 매달았더니 회귀했다>는 히로인을 ntr 당한 주인공이 자살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운명의 장난으로 인해 첫 회차에서만 억까가 겹쳐 히로인이 ntr 당한 것이고, 2회차부터 에실리는 철저히 주인공에게 순종적이고 순정적이지만(애초에 순종적이었지만), 그는 이미 1회차에서 ntr 당한 경험으로 인해 그녀를 불신한다.


때로는 그녀를 죽이고, 때로는 그녀를 고문한다. 때로는 내버려두고, 때로는 결국 못 참고 다시 고문한다.


어느 회차에서 그녀는 자신은 너를 배신한 그 여자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그는 그 주장을 수용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의 알파이자 오메가이고, 후회이자 원한이다. 그는 회귀의 시작점에서 언제나 그녀를 다시 만나고, 애초에 회귀가 시작된 이유도 그녀이며, 그녀를 무시하고 자수성가한 뒤에도 결국 그녀를 고문한다.


그녀에게 용서나 구원은 있는가? 알 수 없다. 그러니까 연중소설이지.


루크를 최대한 피해 살았지만, 어느 순간 다시 루크의 앞으로 돌아온다. 그것이 그의 회귀의 시작점이기에.


...


이 미친소추이세계남 주인공을 떨쳐내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 어떻게 해도 이계남은 에실리를 원망하고, 이번 회차에 아무리 좋은 모습을 보여도 회귀의 시작이 된 사건으로 인해 본성은 이미 글러먹은 년이라는 식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빙의자이거나 함께 회귀한다고 말하는 것 또한 유효책은 아니다. 회귀를 인지한다는 것을 인지하면 그는 에실리의 순수성을 더더욱 불신할 것이며, 빙의자라는 발언은 끝없이 회귀하는 주인공에게 드러내 마땅한 정보가 아니다.


그렇다면 주인공을 이쪽에서 꺾는다면? 루크는 자신의 성취를 계승하지 못하는 회귀자다. 그렇기에 전쟁은 정보전이 될 것이다. 운과 지능이 따라준다면, 나는 꽤 많은 회차에서 루크에게 승리할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 루크는 회귀자다. 자신이 실패한 회차에서는 그저 회귀하면 된다. 루크를 자연사할 때까지 가둬둔다면? 루크를 고문해 정신을 망가뜨린다면? 그래서 100여년의 여생을 보내고 망가진 정신으로 회귀하게 만든다면...?



...라는 내용의 소설이 있으면 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