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iler ALERT!

두번째 영상 맹그러와써 - 명조 채널 (arca.live)

이 영상 만들 때는 이야기가 너무 길어져서 영상에서 다 쳐냈던 부분인데, 오늘 한 띵붕이랑 토론을 하다보니 이쪽도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서 일단 글을 쓰기로 했음

이것도 영상으로 만드는 건 생각 좀 해보고... 지금 손대고 있는 다른 영상이 초대형 떡밥에 대한 거라 당장은 힘들어서



갤펌) 메인 스토리 정리 요약(1~3막) - 명조 채널 (arca.live)

우선, 이 글이나 내 영상을 통해서 신물의 의미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게 됐을거임

근데 이런 의문이 들 수 있음

"ㅇㅋ 신물의 의미에 대해서는 알겠는데, 금희는 대체 왜 그 의미를 찾아다니게끔 뺑이를 치게 만든거야? 그냥 방랑자 만났을때 바로 '우리 좀 도와주세요' 하고 요청하면 간단하잖아?"

확실히 이렇게 했으면 초반부의 지루한 떡밥뿌리기 단계를 거의 다 스킵할 수 있겠지만, 금주 쪽에서 엄청난 문제가 생김


우선 스토리가 시작되기 전에 금주의 상황을 간략하게 요약해보자

1. 수호신인 용의 별자리가 사라진 상태

2. 용의 별자리가 사라진 것은 잔성회의 짓이며 이들이 금주 영내에서 암약하고 있음

3. 스스로의 힘만으로 이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지 미지수인 상황, 금희는 이 사실에 고심하며 그럼에도 어떻게든 위기를 타개하고자 함


그리고 스토리 본편 시작

프롤로그에서 크라운리스와 전투가 끝난 뒤, 금희는 강력한 방랑자가 금주에 나타났다는 사실을 알고 메시지를 남김

어떻게 방랑자의 출현을 알게 된건지는 아예 묘사가 안 되어있어 나도 모르겠으니 여기는 넘어갈게

어쨌든 방랑자가 나타났다는 걸 알긴 했는데, 이때의 금희는 정확히 누가 방랑자인지 언제 나타났는지는 모름

그래서 일단 공개방송을 때려버리고 '손님'들을 변정으로 불러모았음


그 결과, 인파가 무지막지하게 몰림

하지만 금희에게는 다 계획이 있지요

그 인파 사이에서 방랑자를 선별해낼 계획이


금희의 호위무사 산화는 눈에 박힌 성흔으로 모든 생물의 주파수를 볼 수 있음

그래서 손님들을 한 명씩 만나 주파수를 본 다음, 그 사람이 금희가 찾는 방랑자인지 아닌지를 단박에 구별할 수 있었음

방랑자의 주파수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매우 순수했으며, 금희의 주파수와도 매우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임


금희가 찾는 진짜 방랑자가 아닌 손님들은 신물에 대한 이야기조차 듣지 못하고 전부 내보내졌음

네 가지 신물의 단서를 모두 모았을 때 얻을 수 있는 결과가 '황룡 아카이브의 위치'라는 금주의 국가기밀급 정보였으니, 금희가 이것들을 아무한테나 줄 수는 없었던 거야


어쨌든 이러저러해서 진짜 방랑자를 찾아내는데는 성공했음

근데 여기서 존나 큰 문제가 하나 생김


방랑자가 금주에 호의적이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 만약 산화와 만나기 전에 잔성회가 이미 접촉해서 방랑자를 포섭해 버렸다면?

금주에 적대적인 방랑자에게 자신의 계획을 넘겨버리면 금주가 폭망하는건 시간문제잖아

그래서 금희는 이런 결정을 내림

방랑자에게 직접 헬프핑을 치지 않고, 신물의 수수께끼를 내어 직접 풀도록 하면서 그동안 산화를 미행 붙여 방랑자의 행동을 지켜보는 것


1장 3막 막바지, 잔성회와 방랑자 일행이 마주쳤다 헤어진 직후 산화가 금희에게 상황을 보고하면서 나타남

산화는 방랑자가 신물의 단서를 풀며 무언가 수상한 짓을 하지 않는지 일거수일투족을 전부 지켜보고 있었음

산화는 잔성회가 자신들보다 한발 늦게 방랑자에게 접촉했음을 보고했고, 이 뒤로는 묘사가 안 되지만 아마 감시를 더욱 강화했을거임


마침내 방랑자는 모든 수수께끼를 풀었음

잠긴 해시계를 열어 황룡 아카이브의 위치를 담은 쪽지를 손에 넣었으며

3일 후의 축시, 변정의 북쪽 테라스에서 직접 만나자는 해시계의 다른 의미까지도 멋지게 맞췄음

이렇게 해서 스카를 유인해 포박하려는 금희의 계획은 성공하게 됨



여기서부터는 만약의 상황을 가정해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갔을지를 생각해보자


1. 방랑자가 산화와 만나기 전에 잔성회와 이미 내통하고 있었다면

방랑자가 신물을 얻고 나서 이에 대한 정보를 잔성회에게 전달하기 위한 어떤 움직임을 취했겠지?

그러면 이걸 모두 지켜보고 있는 산화가 방랑자의 수상한 행동을 금희에게 즉시 보고했을 거임

그럼 금희는 "아 방랑자가 금주의 영웅이 아니라 트로이 목마였구나 황룡 아카이브의 위치가 잔성회에 넘어갔으니 방비를 더욱 단단히 해 두어야겠다" 하고 대비를 했겠지


2. 방랑자가 산화와 만나고 신물을 받은 뒤에 잔성회에 포섭당했다면

이쪽도 1번과 별 다를 바 없는 결과가 나왔겠지


그런데 이 마지막 가능성의 경우 진짜 파멸적인 결과를 낳음

3. 방랑자에게 직접 "나 황룡 아카이브로 스카를 유인해서 잡을건데 좀 도와주셈" 했는데 방랑자가 잔성회 쪽 사람이 된 경우

금희가 대비할 방법이 아무것도 없음

방랑자가 신물만 받았을 때는 '3일 뒤 축시에 변정 북쪽에서 만나자'는 메시지와 황룡 아카이브의 위치까지만 아는 상황이고, 금희의 정확한 계획에 대해서는 그때 금희와 직접 만나고 나서야 알게 됐음

근데 아예 초장부터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해 버렸고 그게 다이렉트로 잔성회에 흘러들어가버리면, 금희의 계획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수포로 돌아가고 국가기밀만 적에게 넘겨준 셈이 됨



한마디로 말하자면 금희는 잔성회를 상대로 보이지 않는 대국을 하고 있던거임

여기 나오는 이 대사가 프롤로그~1장 4막을 관통하는 아주 중요한 대사였던 거야

금주라는 바둑판 위에 방랑자라는 바둑돌을 놓고, 저 돌을 잔성회와 금주 중 누가 따느냐 하는 치밀한 수 싸움을 금희는 벌이고 있었던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