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자다가 문자 알림 소리에 일어났는데, 집앞 마트에서 세일 홍보 문자가 왔더라구요.
![](http://ac.namu.la/8c/8c270b9bdc8adf07c71fae8fc5d0d33050ae90a585c71ce3c5a5a661716038f2.jpeg?expires=1719046386&key=9ZP2WX6zPsxbCIjiWpt9rw)
근데 시금치가 한 단에 1000원인 거예요! 평소에는 3000원 정도 하던 게 갑자기 1000원이라니, 전 오늘 큰맘을 먹고 시금치를 사 왔습니다.
![](http://ac.namu.la/cd/cde3b839dba769e4a6f476a2e601f2bc0f0415235bfaba924697ce7b56509e0c.jpeg?expires=1719046386&key=5-UF8-zgheHFYCM368pGCQ)
시금치는 데치면 크기가 확 줄어든다는 모친의 말을 기억해 세 단을 샀습니다. 이 정도면 반찬통 하나 정도 딱 맞게 나와서 1주일은 거뜬히 먹겠지 싶었죠.
이때 멈췄어야 했습니다...
아무 것도 몰랐던 저는 시금치를 손질하기 시작했습니다.
![](http://ac.namu.la/76/76909a6cec4c3c2ce0ebbaa2774f472a3e2a05c1edd0f8274bca5ac608debdb5.jpeg?expires=1719046386&key=l4ugpn4oFVTc04nvQtUmug)
시든 겉잎들은 떼어주고, 밑둥을 제거해 줬습니다.
![](http://ac.namu.la/2c/2c2426a75d82aedeb5f4da4f7d72a6d53fb984048df682146f058d59f97e2be0.jpeg?expires=1719046386&key=HX8PD-hUF9-JgJtYnrh40Q)
손질하니까 더 많아 보이네요.
이때부터 뭔가 삘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고된 노동과 함께 하루를 마감할 것 같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몰려 왔습니다.
![](http://ac.namu.la/b4/b4aaceb5e68143c3afc24a868894d5662f0675ea4b7105c5bf5264581f97a848.jpeg?expires=1719046386&key=k3nYBHMPZaMU7YhMtZYX_Q)
그래도 판을 벌렸으니 끝내긴 해야죠. 볼에 물을 받고 시금치를 넣어 흔들며 씻어줍니다. 이러면 뿌리 쪽의 흙이 제거됩니다.
전 마땅히 큰 볼이 없어서 냄비에 했습니다...
![](http://ac.namu.la/e7/e7d6dc425ebb80a118a2eec3d86240edea98df62ea922f156e72fe5eaec70aeb.jpeg?expires=1719046386&key=UKTkFNCAEPx1y2tx8AUJRw)
그리고 새 물을 받아 소금을 조금 넣고 끓여줍니다. 소금을 넣고 데치면 시금치가 파래져서 보기 좋습니다.
![](http://ac.namu.la/22/22ff9c11294ef86af5841cc18c7e010b6607a680a13b5fa67249788221abd555.jpeg?expires=1719046386&key=8KYoTyUO058Bxk4pdV1T9A)
이렇게요!
20초 정도 데친 시금치는 건져서 찬물로 헹군 후, 손으로 물기를 꼭 짜 줍니다. 근데...
![](http://ac.namu.la/cd/cd652f84161c1584e0b377eb1a7e4811c7faf2a4ce9977c18110dcd28c924e6b.jpeg?expires=1719046386&key=2MuE7Lk75nytyiZrfb0JlA)
이렇게 많이 나올 줄은 몰랐죠;;; 분명 줄어든 건 맞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줄어들어서 놀랐습니다...
그래도 마무리는 해야죠.
![](http://ac.namu.la/12/12719beec630f4786f047c59c29e0b16bed756fee43c5c48967a6d04aadd1e43.jpeg?expires=1719046386&key=X0YNjLIGbrUYyx_tXbTA0g)
시금치 3단을 기준으로, 다진마늘 1.5스푼, 국간장 2.1스푼, 잘게 썬 대파 흰대 반 줌, 설탕 0.8스푼 정도를 넣었습니다.
소금은 나중에 간을 보며 조금씩 넣기로 합니다. 설탕 대신 매실청을 써도 괜찮을 것 같네요.
근데 잘 보시면 그릇이 볼이 아니라 볶음팬입니다.
아까도 말씀 드렸죠...? 제 집엔 큰 볼이 없다구요... ㅠㅠㅠ
![](http://ac.namu.la/56/56987b537bda3297553bdc4383573d7402c2906deed2420bd6ba392eb90d1924.jpeg?expires=1719046386&key=AoI1X7tHmjFqq5IiwuKDdA)
네... 무쳐야 합니다... 해 내야 합니다...
![](http://ac.namu.la/2b/2bc120aeb3c8f78d4aa3ad31b10a8ded108220bf10e5e33d0592686086ebfc18.jpeg?expires=1719046386&key=_3VNcnn5Lvuj8mPKqlgNKw)
나물을 무치는 방법은 일반적인 방법이 아닙니다. 나물의 일부를 잡고 들어올린 뒤, 약하게 탈탈 털으며 나물 사이사이에 양념이 배도록 해야 합니다.
간을 보며 마늘, 소금 등을 넣어줍니다. 양념을 더 친 경우에는 3분 정도 충분히 섞어준 다음에 간을 보셔야 합니다.
소금과 간장의 염분 때문에 물이 점점 나옵니다. 시금치를 촉촉하게 유지하기 위해 물은 버리지 않습니다.
그렇게 15분 동안 열심히 무치면...
![](http://ac.namu.la/4a/4acc92744390c96b14980e3d9a499dabc7b4bc95daf94a3867fc2d47c49e38a4.jpeg?expires=1719046386&key=mlWxCAWQNbB8p_dfE96WqQ)
의도치 않은 5인분 대용량 시금치나물이 완성됐습니다...
이걸 저 혼자 먹을 수도 없고, 이거를 들고 서울에서 수원 본가까지 내려가야 하나 싶기도 했습니다. 고민 끝에 찾은 해답은...
![](http://ac.namu.la/3e/3e18dab2e15ed931595563c7085eee4e2f7e87ef767205050b42d25ad2540258.jpeg?expires=1719046386&key=Dh8N7FbQGusWd7y_ogIuhQ)
대학교 과 동기들에게 나눠주는 거였습니다... 제가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고 있어서 금방 갈 수 있거든요.
과 톡방에 메세지를 보내고 인스타 스토리에도 사진을 올리니... 늦은 밤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동기들이 읽어주고 시금치를 받고 싶다고 연락을 많이 보내 주었습니다.
글을 올린 지 3분 만에 여러 분이 연락을 주셨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얼굴도 못 본 사이인데 다들 흔쾌히 연락을 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ㅠㅠㅠ
제가 별도의 반찬통을 사서 두 분께 나눠 드리기로 했습니다. 두 분 모두 기숙사에 살고 계셔서 빠르게 가져다 드릴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톡방에는 열혈한 성원과 완판에 대한 감사 인사를 올리고,
![](http://ac.namu.la/0a/0af4d8c7116384949aa800bee828a01c812f538db423251754cac2172edc08f1.jpeg?expires=1719046386&key=DfxipsYXGGn2yCloJF0GSw)
인스타 스토리에도 감사의 글을 올렸습니다.
*운항과 아니고 운항'학'과입니다. 잘못 썼네요...
저는 일요일에 학교 기숙사에 방문할 예정입니다. 너무 설레네요 ㅎㅎ...
오늘의 교훈은 첫째, 나누는 건 좋은 것이다, 둘째, 눈대중과 감은 무서운 것이다, 셋째, 요리하는 자취생은 인싸가 될 수 있다, 입니다.
시금치나물은 밥반찬, 비빔밥 재료, 김밥 속 등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시금치 세일하는 날에는 여러분도 나물을 만들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