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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M_36UBLkni8


글 잘써지게하는 마법의 노래(구라)


12:15 1시간 업로드챌린지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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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당신... 난 당신을 받아줄 수 없어."


당신의 눈 앞, 쭈글쭈글한 흰 토끼귀와 긴 분홍 생머리가 인상적인 소녀가 당신이 내민 손바닥만한 상자를 쭈뼛 밀어낸다.


12번째 차인 인생이다. 그럼에도 당신의 눈엔 그녀 밖에 보이지 않았다. 


붉은 눈동자가 당신의 시선을 피한다.


상대방을 미치게하는 눈동자. 차라리 마주해서 미쳐버리는게 행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당신의 머리에 스친다.


"아, 그... 미안해. 이제 일이 있으니까... 다음에 보자."


소녀가 변명하며 당신의 앞을 떠났다.


'다음에 보자.'


차라리 매몰차게 증오해줬으면 좋으련만 그녀는 어색할 법도 하면서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언제나 당신을 똑같이 대한다. 11번째 차였을 때도 그러했듯, 13번째 차일 때도 그러할 것이다.


그렇기에 떠나지 못하는 것일까.

그렇기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일까.

그렇기에 그녀를 포기하지 못하는 것일까.


당신은 기약 없는 미래를 기약하며 상자를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지겹지도 않냐, 우사."


누가 들어도 '곧 널 놀리겠습니다'라고 예고하는 듯이 장난끼 가득 담긴 목소리가 당신의 시선을 돌린다.


아무도 없는 죽림이었다. 그리고 이후 고통의 구슬이 들어오는 정강이는 덤이다.

아랫쪽을 내려다보니 분홍 아동용 원피스를 입은 검은 머리 토끼 요괴가 일부러 그런거냐며 당신의 다리를 걷어차고 있었다.


"또 얼간인 짓 하는거 아닌가 싶어서 미행해봤을 뿐이야, 우사. 뭐, 예상대로 차였으니 안심이야, 우사. 13번째던가?"


토끼 요괴의 머리를 밀어 떨어뜨리며 뭐하러 왔냐고 묻는 당신에 대한 대답이었다. 당신은 12번째라고 의미없는 수정을 요청했다.


"13번째는 이제 곧 될 차례였나? 운명을 조종하는 정도의 능력은 없지만 왠지 당신의 운명은 알 수 있겠는걸, 우사."


토끼 요괴가 손으로 입을 가리며 조소한다. 얄밉지만 당신으로선 그녀에게 대꾸할 기운도 없다. 그랬기에 등을 돌렸다. 분홍 토끼 쪽이 기분이 좋은 날 다시 올 생각이었다.


"그냥 가는 거야, 우사? 뭔가 사가지 않을래?"


그녀가 당신을 붙잡더니 자리를 깔고 앉아 약병들을 바닥에 주르륵 펼쳐놓고 장사를 시도한다. 영원정에 사는 녀석 아니랄까봐 약 종류도 다양하고 설명도 빠삭하다.

그렇게 됐으니 얻어걸리나 하고 당신의 그녀에게 호감을 살 수 있는 약을 물었다.


"바보다, 우사. 그런건 직접 쟁취하는 거다, 우사."


한치의 고민도 없이 핀잔이 들어온다. 당연한 얘기였지만 12번째 차여보니 그 말이 너무 아픈 당신이었다.

당신은 피로회복제 두어병만 사들고 일어났다. 이 꼬마 요괴는 '오늘은 기분이다!'라고 외치며 약 값을 할인해줬지만 8번째 차일 때부터 할인해주던 것이었으므로 그냥 격려 내지는 위로 성격의 할인인 것 같다.

어쨌거나 할인은 감사한 것이므로 그녀에게 감사를 표하고 죽림 출구로 향했다.


피로회복제 두 병.

이거 마시고 내일 또 새출발하자.



당신이 약을 사가지고 자리를 뜨자 테위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주섬주섬 약병들을 보따리에 옮겼다.


"바보다, 우사. 레이센은 남자를 싫어하는데 12번이나 차이고도 모른다, 우사. ....바보다..."


보따리에 들어갈 마지막 병이 손에 잡혔을 때 그녀의 손이 멈췄다.


"바보다, 우사. 바보바보바보바보! 나한테 찝쩍거려보면 바로 넘어와 줄텐데 다이아몬드 나무에 뭘 쇠도끼로 내려찍고 있어. 당신은 바보야!"


분풀이를 하듯 목소리를 높였던 테위는 다시 또 한숨을 내뱉고는 마지막 병을 보따리에 옮긴 뒤 묶었다.


".....나도 당신에게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은데.... 일도 도와주고 싶고, 차도 타주고 싶고, 과자도 사주고 싶고.... 반지도.... 선물해주고 싶은데.... 해줄 수 있는건 고작 약 값 할인.... 나도.... 바보다, 우사."


답답해 고개를 떨군 테위를 대신해 대나무 사이로 바람들이 후우우우우웅 하고 울부짖었다.


"....크흥, 됐어, 우사. 그 녀석이 떨어져나갈 때까지, 여태 그랬던 것처럼 지켜보면 되는 거야, 우사."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테위는 고개를 다시 들었다. 보따리가 무겁게 느껴졌던 테위는 피로회복제 한 병을 꺼냈다.


기운차게, 이거 한 병 마시고 내일 또 죽림에 찾아올 당신을 맞이하는 거야.


그런 독백 같은 속마음을 대나무 숲 사이 바람들과 함께 두고 테위도 당신이 차였던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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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26 1시간 챌린지 실패  원래 쓸 수 있었을텐데 뭔가 자료 찾는다고 시간 좀 허비함 토끼는 사랑을 못받으면 죽는다는 얘기 있지 않았나 이걸 어디서 봤더라 오히려 토끼는 스트레스 쉽게 받아서 잘못건드리면 죽어나간다는 얘기밖에 못봤는데


2. 어제 첫월급 받았는데 할머니랑 아빠한테 처음으로 용돈 줘봄 첫월급이라 많이 줬고 다음부터 받을건 좀 적게 주는 대신 나머지를 모아둘 생각인데 돈모아서 노트북을 살지말지 고민이다 집에 좋은 컴퓨터가 있어서 컴퓨터 한대 더 사는게 망설여지는데 밖에서 컴퓨터 쓸수있다는 선택지가 좀 많이 끌리네


3. 첨에 쓸땐 급커브해서 반발각인 광기의 눈 편이랑 이어지게 쓰려고했던거 같은데 왜 이렇게 됐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