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얀붕이, 얀순이, 얀진이는 유치원에서 만나 중학교까지 함께한 소꿉친구야
이 나잇대의 애들이 다 그렇듯 서로에게 이성으로서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이 얀순이와 얀진이도 마찬가지로 얀붕이를 사랑하고 있었어
하지만 얀순이와 얀진이 둘 중 한명이 얀붕이와 사귀게 된다면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온 우리들의 관계가 엉망친창이 되버릴 것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얀순이는 얀진이와 서로의 눈치를 보면서 얀붕이에게 어필을 하는거지

그리고 그러던 어느 날, 계속 이런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생각한건지
중학교 졸업식 날, 얀순이가 기습적으로 얀붕이한테 고백을 해버렸어
분명 비겁하다고 할 수 있을 거야
얀붕이는 분명 얀순이와 얀진이에게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한 명이 그에게 고백을 하는 순간, 그로부터 주어지는 애정은 분명 변화가 생기기 마련이니깐
하지만 놀랍게도 얀진이는 얀순이가 자기 몰레 얀붕이에게 고백했다는 사실에 분노하지 않았고
다행히 얀순이랑 얀진이랑 사이는 그렇게 나빠지지 않은 체로 
어찌저찌 얀붕이 얀순이는 커플이 돼서 고등학교를 보낼 수 있었어

그리고 얀순이와 얀붕이가 대학교를 다니던 도중 비극적인 사건이 터져버려
대학교에서 지하철을 타고 등교하던 얀붕이가 뭔 듣도 보도 못한 년에게 성범죄자 누명을 써버린거야
얀붕이는 당연하게도 억울하다며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지만
완벽하게 짜여진 증거에 연인이었던 얀순이조차 얀붕이가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믿어버려
비록 아직까지 친하게 지내는 얀진이는 얀붕이를 믿어줬지만
애인한테 배신당했다는 절망감에 얀붕이는 다니던 학교 옥상에서 자살하게 돼

그리고 얀붕이의 자살이 도화선이 된걸까? 얀붕이의 사건은 다시 재수사를 받게 돼
그리고 그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 몇명이 옷을 벗게 될 만큼
너무나도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하게 얀붕이가 성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져
얀붕이가 결백하다는 것이 만천하에 들어나게 되는거지

그리고 그 여파는 고스란히 그 뉴스를 보던 얀순이에게 향해
얀붕이를 믿어주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
얀붕이를 자살까지 몰아붙였다는 죄책감
얀붕이를 의심한 자신에 대한 원망 등등
똑같은 소꿉친구인 얀진이는 끝까지 얀붕이를 믿어줬는데
정작 연인이었던 자신은 얀붕이를 배신했다는 죄악감에 휩싸여


그리고 결국 얀붕이가 죽은 날로부터 5일이 지나
끝까지 죄약감을 이겨내지 못한 얀순이는
얀붕이가 몸을 던졌던 그 자리에서 투신자살을 하게 돼

......
.....
....
...
..
.

그리고 분명
그리고 그렇게 끝나야 했어
하지만 얀순이가 정신을 차렸을 때, 얀붕이는 너무나도 익숙한 방에서 눈을 뜨게 돼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억지로 움직여서 가까이 놓여진 거울로 발을 옮겨
그리고 얀순이는 익숙한 고등학교 교복, 익숙한 머리핀과, 익숙한 얼굴을 마주볼 수 있었어
분명 거울 속에는 고등학교 시절의 얀진이의 모습이 보였지

내가 미쳐서 환상을 보고 있는 건가?
얀순...아니 얀진이는 스스로의 뺨을 꼬집어봤지만 여전히 보이는 광경은
교복을 입고 있는 얀진이가 스스로의 뺨을 꼬집고 있는 장면이었어
분명 얀진이의 어머니가 저녁을 먹으로 부엌으로 오라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더라면
얀순...얀진이는 계속해서 그 자리에서 멍을 때렸을거야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과거의 날짜
고등학교때 돌아가신 얀진이의 아버지
중학교때 완공된 오피스텔을 보고서야
마침내 얀순이는 자신이 과거의 얀순이의 몸에 들어왔다고 받아들일 수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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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얀진이의 몸으로 과거로 회귀했다는 것은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었어
좋은 점은 당연하게도 자신이 믿지 못하고 배신했던
자신이 그렇게도 사랑했던 살아있는 얀붕이를 볼 수 있게 됐다는 점이야

나쁜 점은, 이 당시, 그러니까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얀순이, 그러니까 과거의 자신과 얀붕이는 이미 연인이여서
얀진이가 되버린 지금의 몸으로는 그 둘이 연인 행새를 하는 것을
손가락을 물어뜯으며 제 3자로서 바라볼 수 없다는 점이었지

얀붕이는 사실 매운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네년을 위해서 먹지도 못하는 것을 꾸역꾸역 먹고
얀붕이는 너를 위해서 매일 새벽같이 너의 집 앞에서 기다려주는데
네년은 단지 아침에 일어나기 귀찮다는 이유만으로 집안에 틀여박혀 나오질 않아

과거의 자신이 얀붕이와 연인이라는 점은 너무나도 끔찍했지만
그 당시의 자신이 얀붕이에게 막 대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은 또다른 의미로 너무나도 충격적이었어

다행이라고 할까, 얀진이는 과거의 자신이 대학교에서 얀붕이의 믿음을 배신하고
그를 원망하며 그의 곁을 떠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얀붕이하고 얀순이가 염장을 지르며 붙어다니는 모습을 이악물고 견딜 수 있었지
그리고 그렇게 얀진이에게 있어서 지옥과도 같은 고등학교 시절이 끝나고
마침내 얀붕이, 얀순이, 얀진이가 대학교에 입학해
얀붕이의 성추행 사건이 벌어지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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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얀진이는 이 일이 끝나면 자신이 얀붕이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이 있었어
얀붕이가 저번 생에서 어떻게 유죄 판결을 받았는지
어떻게 자살까지 내몰리게 됐는지
어떻게 그의 결백함이 증명됐는지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따라서 얀붕이가 유죄 판결을 받아 저 꼴받는 얀순이가 얀붕이에게 실망하고 떠나는 순간
자기가 그 자리에 끼어들어 얀붕이의 자살을 막고 얀붕이의 결백함의 증거를 밝히면 된다고 생각했지

얀진이의 계획은 분명 빈틈이 없다고 봐도 좋을 정도였어
얀붕이가 자살하지 못하도록 가드맨을 고용할 돈도
얀붕이의 무죄를 증명할 CCTV자료도
얀붕이에게 자신의 진심을 전할 수 있는 대사도
분명 얀진이의 계획은 완벽하다고 해도 좋을 정도였지

단 한 가지

회귀 전에 얀순이였던 자신은
머저리 병신같이 얀붕이의 신뢰를 배신했지만

지금의 얀순이는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비참하게 나락으로 처박하는 얀붕이의 손을 놓지 않았어

그래,

이 세계에서 얀순이는 얀붕이를 믿어줬어

얀진이가 이 둘 사이에 끼어들 공간같은건 생길 수 조차 없었어 
그재서야, 얀진이 안의 무언가가 부서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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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느낌으로 과거로 회귀했는데
옛날에 병신짓해서 얀붕이 통수친 자신을 어떻게 어떻게 조지고
자기가 그 자리를 차지할려고 준비했는데
회귀한 자신과는 달리 얀붕이 통수를 안치고 계속 얀붕이랑 연인이여서
열등감 죄악감 죄책감으로 존나 야마돌아서 미친듯이 집착하는 얀데레로 각성하는거 보고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