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얀붕이는 얀챈을 계속 기웃대 

그러다가 얀데레 취향이 생기고 여자친구인 얀순이에게 얀데레 컨셉놀이를 했어

얀순이는 뮤지컬 배우 지망생이라 얀붕이가 연기력 키운다고 구슬린건데 성공해서 벌인거였지

그래서 대충 집착이라던가 추궁을 한다던가

교복을 입는다던가

그런식으로 컨셉잡고

얀순이는 이거 병신같다고 하면서도 계속 해댔어

점점 얀데레 연기는 능숙해지고 거의 반 메소드 연기까지 해지기 시작해

얀붕이는 슬슬 진짜 무서워지기 시작하고 그만두자고 통보했어.

"싫어."

"뭐?"

얀붕이는 어리둥절 한채 바라보았어 잘못들었나 싶었거든

"오후 7시부터 오전 12시까지 그런 바보같은 연기 해달라고 했잖아. 근데 왜 여기서 발뺌하는데?"

"아니, 그게 아니라-"

"알겠다. 내연녀 생겼구나."

그녀의 표정이 차가워졌어 

보통 화나면 뾰루퉁한 표정을 짓던 얀순이는 이제 사라진거였지

"아니 무슨 내연녀라니! 그거 결혼한 사이일때 하는말이야!"

얀순이는 그런거 알만큼 똑똑한 여자일텐데 왜 그러는건가 싶었지

혹시 연기하다가 결혼하는 그런거 연출해본적 있는데 그것 때문인가 싶기도 하고

"바람이나 그거나 그게 그거인거야. 그럼 왜 그러는건데?"

얀붕이는 말할수가 없었어

대놓고 무섭다 하면 바로 헤어지는 꼴인데 이걸 말할순 없지

얀붕이는 어케 납득을 시킬 말을 찾으려고 머리 싸매지만 얀붕이의 굳은 뇌로는 얀순이가 인내심이 다하기 전에 핑계거리를 찾지 못했어

"허, 내가 해준게 얼마인지 까먹었구나. 그렇지?"

"그게 왜냐면.."

"뭔데?"

"그냥.."

얀붕이는 최악의 대답을 골라버렸어

"허."

얀순이는 어이가 없다는듯 바라보았지

"너 내가 만만하냐? 만만해서 그런거지? 장난이 아니라 진짜 칼로 배때기 쑤셔지고 싶어서 그런거지? 다른 여자 함부로 봐도 봐줬더니 정신이 나갔구나 아주."

마음을 쿡쿡 쑤시는 말투에 얀붕이는 주녹들었어 

근데 얀순이는 갑자기 씨익 웃지

"농담이야."

분위기 풀어져서 다행이다 싶어서 안도하던 그때

"...긴장 풀리냐? 그대로 넘어간거 같아서? 그럼 함 물어보자."

"아니 그.."

"왜 갑자기 그만두잔건데? 질렸어? 내가 싫증났어? 아니면 연기가 부족해서 자지가 빳빳하게 서질 않나 보지?"

"그게 아니야! 넌 연기도 잘하고 세상에서 제일 이쁘고 암튼 넌 여전히 내 취향이란 말야!"

"그럼 뭔데?"

"다른 연기가 보고싶어서 그런거였어! 그래! 막 청순녀라던가 바보 연기라던가 그런거 함 보고싶어서 그래!"

얀붕이는 기어코 상황을 진정시킬 말을 찾아냈지만 그게 무색하게도 얀순이의 표정은 더 험악해졌어

"그게 바람이랑 뭐가 다른데? 이건 내 스타일이 아닌거같아 다른 스타일로 보고싶어 이런거 아냐? 그게 그거지!"

"아니 연기는 그만둬도..."

그러자 심기를 제대로 건드린건지 턱에 주먹이 날아왔어

그리곤 엄청난 충격에 쓰려졌지 

마치 돌로 얻어맞은 기분이였어

그리곤 얀붕이에게 올라탔고 말야

"연기라니...난 언제나 너에게 진심이였어."

그리곤 주먹이 더 날아왔지.

"언제나! 난! 진심이였어! 너를! 좋아! 한다고! 사랑! 한다고!"

그리곤 한팔로 목을 졸라대기 시작했지

"너를 존나 때려패고 싶은거도 진심이야."

'커걱....컥..컥..."

그러다 한 10초 쯤 지내고 놔줬지

"난 너 사랑해. 존나 사랑해. 처음부터, 연기 해줄때부터, 그리고 널 때려패는 지금도, 나 너 정말 사랑해. 지금 결혼하고 평생 지낼 자신도 있어. 그것도 존나게."

그녀의 눈가가 살짝 젖었어 

우는건 아니고

"그래서 그 얀데레인가 뭐시깽이인가 바보같은 놀이에도 너랑 어울려줬단 말이다. 그리고 난 이게 슬슬 좋아졌거든? 그래서 안돼."

좀 냉정을 되찾은 목소리지만 그건 마치 선전포고와도 같았어

'맙소사.'

얀붕이는 정신을 차렸지

'내가 무슨짓을 벌인거지 시발.'

심연을 바라보면 심연도 역시 자신을 바라봐

괴물을 연기하던 얀순이는

기어코 괴물이 되어서 얀붕이를 옥죄여 오는거지

메소드 연기의 부작용인 과몰입이였던거야

정작 얀순이는 그걸 모르고 휩싸인거고

이제 얀붕이는 그걸 몰랐던 무지의 대가를 청산해야해

마치 심연처럼 끝없는 대가를 말야

이제 써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