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매일매일 일에 치이기 일쑤이며 주말에도 출근해야하고 야근을 밥 먹듯이 하게 되는 쓰레기 기업에 들어간 얀붕이.


ㅈ같음에도 일단 돈과 경력을 쌓아야만 하기에 얀붕이는 이를 악물고 회사를 다니기 시작했지.


그러다보니 당연히 집안일 할 시간은 없어지고, 밥도 거의 무조건 밖에서 먹고 귀가해야만 했지.


그나마 다행이라면 집에 돌아오는 일이 적기에 설거지는 물론이고 청소할 것도 별로 없었으나 딱 한가지는 해야할 것이 있었어.


바로 세탁이지.


미팅도 많고 출장도 잦은 회사일 때문에 당연히 말끔한 차림으로 있는 게 거의 필수. 그렇다보니 얀붕이는 세탁을 꾸준히 해둬야했지만.


알다시피 회사일이 더럽게 힘들어서 세탁하기도 너무 귀찮았던 거야.


그렇게 끙끙 앓던 중에 우연히 집 근처에 새로운 세탁소가 생겼으며 거기서 세탁 대행 서비스를 해준다는 거임.


문 앞에 세탁물을 내놓으면 오전 중에 수거해서 세탁해서 배달해준다는 서비스.


얀붕이로서는 신청하지 않을 수 없었지.


하여 얀붕이는 당장 세탁소로 갔는데, 놀랍게도 세탁소의 주인이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지내온 소꿉친구이자 전 여친이었던 얀순이이었던 거임.


얀붕이가 고향을 떠나 자취를 시작하며 둘은 장거리 연애를 해왔는데. 


하필이면 얀붕이가 새로 들어간 회사 사정 때문에, 연애조차 힘들게 되면서 자연스레 헤어지게 되었던 거지.


그런데 고향에 있었던 얀순이도 상경하여 자신의 집 근처에 세탁소를 차린 거야.


당연히 얀붕이 입장에서는 떨떠름할 수 밖에 없었지.


그래도 세탁 대행 서비스를 포기할 수 없었던 얀붕이는 쭈뼛거리며 얀순이에게 서비스 신청을 하게 되었지.


"저기... 얀, 얀순아? 세탁 대행좀 하고 싶은데...."


"지금 바빠. 저기에 있는 신청서에 적어서 저쪽 책상에다가 내. 따로 맡길 세탁물 없으면 돌아가고."


"으, 으응."


역시 얀붕이의 일방적인 이별 통보가 둘의 사이를 완전히 틀어버리게 만든 건지, 얀순이의 행동은 한없이 싸늘했고 얀붕이는 할 수 없이 신청서만 적어서 두고가야만 했어.


그리고선 앞으로 그는 앞으로 얀순이를 어떤 얼굴로 마주해야하나 고민하고.


그녀에게 세탁물을 맡기면 아예 찢어서 돌려주지 않을까? 라며 걱정했지.


여러모로 골머리를 썩히게 되었으나, 다시 회사 일에 치이게된 얀붕이는 그런 걱정을 할 여유조차 사라지게 되었지.


게다가 의외로 얀순이가 세탁해준 세탁물은 너무나 말끔해서 문제가 하나도 없을 정도였고.


어쩌다보면 새로 옷을 만든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깔끔했어.


자신에게 악감정을 갖고 있었을 텐데도 얀붕이는 이렇게 성실하게 세탁해서 전해준 얀순이의 보은에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지.


예전과 같은 관계로 돌아갈 수 없겠지만 적어도 사과와 감사를 담은 선물하자고 얀붕이는 결심했어.


하여 그는 얀순이가 좋아하던 마카롱을 사들고 세탁소로 향했고, 들어가자마자 얀순이의 이름을 불렀지.


"야, 얀순아!"


그러나 그의 큰 외침에도 대답은 없었고 세탁소 안에 사람 또한 없었지.


세탁소를 열어두고 외출이라도 한 건가 생각하게된 얀붕이.


조금 기다리고 있을가 했지만 빌어먹을 회사에서 또 전화가 와버렸어.


할 수 없이 얀붕이는 선물로 사온 마카롱을 세탁소에 남겨두고 나가려던 찰나.


"으응...♡"


느닷없이 어디선가 신음 소리가 들려온 탓에 그는 가려던 발걸음을 멈춰섰지.


그리고선 잠시 회사일을 뒤로 미뤄두고 소리의 행방을 찾아보게 되자.


세탁소의 가장 안쪽에 문 하나가 있는 걸 발견하게 되지.


그 문 너머에서 분명히 소리가 들려온 게 틀림없다고 생각하게된 얀붕이.


조심스레 문을 두드리면서 얀순이의 이름을 불렀어.


"얀순아? 이 안에 있어? 얀순아?"


허나 여전히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어.


얀붕이는 한번 더 문을 두드리면서 얀순이를 불렀지.


"얀순아? 있으면 대답해줘! 없으면 잠시 들어간다?"


여전히 무반응에 얀붕이는 살며시 문고리를 잡아 밀었고, 열려진 틈 사이로 얼굴 빼꼼 내밀었지.


그러자.......


"어, 어어?!"


방 안쪽에는 자신의 옛날 사진들과 현재 회사 다니고 있는 자신의 사진까지 벽에 덕지덕지 붙여져 있었고.


방 바닥에는 자신이 입고 다녔던 와이셔츠와 속옷들이 널부러져 있었지.


심지어 속옷 하나는 묘하게 타액같은 걸로 흥건하게 젖어있었고 말이야.


이게 대체 어찌된 일인지 궁금하여 얀붕이는 자연스레 방 안으로 들어갔지.


"이게 대체 무슨...."


"놀랐어? 얀붕아?"


"히익?!"


얀붕이가 방 상태를 보고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갑작스레 문 뒤에서 튀어나온 얀순이에 얀붕이는 화들짝 놀라 뒤로 자빠지며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게 되엇지.


게다가 얀순이는 실오라기 하나도 걸치지 않은 채로 그곳은 어째선지 흥건해있는 상태.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던 거야.


한편 그러거나 말거나 얀순이는 혀로 야릇하게 입술을 핥으며 얀붕이에게 다가갔어.


"얀붕아, 나는 네가 자취한다고 고향을 떠났을 때 마음 찢어지게 아팠지만 그래도 참았어. 너를 사랑했으니까.'


"갑자기 무슨...."


"네가 자취 생활이 힘들다고 할 때도, 일에 치여 연락이 뜸해져도 참고 기다렸어. 그런데 갑자기 어느 날 너는 나에게 헤어지자며 일방적으로 이별 문자를 보내고 잠적했지."


"그, 그건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그래서 오늘도 사과하려고 이렇게 온 건데...."


"그건 중요치 않아. 결국엔 넌 나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고 내가 이곳까지 오게 만들었어."


"으...."


"자기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이해하고 있지? 얀붕아?"


"미안해...!"


"정말로 미안하게 생각해?"


"응, 정말이야! 그래서 너 주려고 네가 좋아하는 마카롱도 사왔어...."


"그래? 그런데 어쩌지 나 지금 마카롱보다 먹고 싶은 게 따로 있는데?"


"뭔데? 말만 해줘! 내가 뭐든지 사다줄게!"


"아니, 그럴 필요는 없어. 바로 여기 있으니까♡"


"어...?"


바닥에 자빠져있었던 얀붕이의 몸을 밀어뜨리며 그 위에 올라타는 얀순이.


그녀의 빨갛게 상기된 얼굴와 음탕한 표정을 본 얀붕이는 그녀의 속셈을 알게 되었지.


"야, 얀순아? 나 급히 회사에 가봐야하는데..."


"어머? 우리 얀붕이는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 모양이네? 그렇게 내 마음에 상처를 입혀놓고선 지금 회사가 더 중요하다는 이 말이야?"


"아, 아니! 그런 뜻은 아니지만!"


"그럼 닥치고 가만히 있어!"


"히끅...!"


얀순이의 광기 어린 시선과 호통에 잔뜩 움츠려지게된 얀붕이.


안그래도 회사 상사에게 매일 같이 꾸중을 듣다보니 누군가의 호통에 민감해진 얀붕이였던 거지.


그런 얀붕이의 풀죽은 모습에 얀순이는 더욱 음탕하게 웃으면서 얀붕이의 머리를 따스하게 쓰다듬었어.


"안심해 얀붕아, 그래도 바람이라는 이유로 헤어지자고한 게 아니었으니까. 특별히 상냥하게 해줄게."


"저, 정말?"


"응, 대신에 그딴 회사는 때려치우고 앞으로 나와 함께 사는 거다?"


"하지만 회사에 다니지 않으면 돈과 경력이...."


"얀붕아."


"응?"


"세탁에 일가견도 없는 내가 왜 이런 상가에 세탁소를 차리고, 네 세탁물을 새로운 옷으로 대체해가면서까지 전해줬을까?"


"아..."


얀순이는 유복한 집안의 사람으로 얀붕이로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자산의 소유자였던 거야.


때문에 원래같으면 도시로 상경할 필요도 없이 얀순이의 보살핌으로 살아도 무방했으나, 그는 얀순이를 책임지고 싶어서 고심 끝에 도시로 왔던 거고.


얀순이도 얀붕이의 꿈을 응원하다는 목적으로 얀붕이를 보내준 것이었으나, 이별 통보에 정신이 나가버리게 된 거지.


"우리 얀붕이, 도시 체험은 충분히 했지? 그럼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자! 돌아가는 길에 부모님에게 손주라도 선물해가면 좋아하실 거야♡"


"아아...!"


"사랑해, 얀붕아♡"


그렇게 얀붕이는 드럼 세탁기같은 얀순이의 허리돌림에 의해서 몸과 마음이 깨끗하게 만들어져 갔지.



***



오랜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글을 써보네.


아무튼 성기 묘사는 안했으니까, 19금은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