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이런건. 이런건, 내가 아닌데.


"...흐윽"


남자의 품에 안겨서 이런 소리를 내는 것은 분명히 내가 아닌데.

분명 조금의 상냥함도 담겨있지 않는, 나를 조금도 배려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욕망을 풀기 위한 움직임인데도.


"읏, 흐으ㅡ"


내 몸은 만져질 때 마다 멋대로 쾌락을 만들어내며,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좋아 죽는구만."


"그, 그런 게 아니ㅡ힛!"


그는 자유롭게 말하지만 그를 부정하는 내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그가 실실 웃으며 등을 매만지자 마자 몸이 내지르는 교성에 그대로 묻혀버렸다.


제멋대로 풀려버리는 눈과 힘을 잃고 침을 흘리는 입.

살짝 다시 정신이 들었을 때에는, 나는 내 입에 들어온 그의 손가락을 마치 사탕을 빠는 아이처럼 혀로 핥고 있었다.


그리고 더 개같은 점은.


"하, 하읏."


그게, 그의 손이 달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어때. 맛있어?"


"아, 아니햐♡아..."


입에 힘이 풀려버려서 발음이 그대로 새어나온다.


"아흐하아아아..."


그가 나를 내려다보며 입에서 손가락을 빼자 길다란 실이 내 입과 그의 손가락 사이에 길게 이어졌다. 자유를 찾은 혀가 풀려나오면서 멋대로 이상한 소리를, 아니, 마치 아쉽다는 것처럼 소리를 낸다.

나는 멍하니 그의 손가락을 올려다보았고, 그의 손은 서서히 내려왔다.


"흐읏."


귀.


"흣."


볼.


"하으으..."


목.


"흐읏"


쇄골.


"하, 하으으..."


그는 내 쇄골을 마치 찰흙을 누르듯 꾹꾹 눌렀고, 분명 단순하게 누르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마치 장난을 치듯 누를 때 마다 내 몸은 민감하게 반응하며 신음소리를 냈다.

이런게 아닌다. 분명, 그냥 누르는 건데. 아무것도 아닌데.


아무것도, 아니었는ㅡ


"하, 하읏, 흐ㅡ 흐아아앗♡♡"


"뭐야. 만지는 것 만으로 가버린거야?"

졸라 민감하네.


뇌에 멋대로 때려부어지는 쾌락과 그 쾌락에 정직하게 반응하는 몸.

몸이 제어를 벗어나 경련하고, 허리는 활처럼 휘어지고, 아래에서 물이 새어나온다.


"핫, 흐으읏."


몸을 짜르르 흝고 지나가는 쾌감의 여운에 허덕이는 사이 그는 다시 내 쇄골을 살살 매만지며 질문했다.


"몇번째야?"


아니, 명령했다.


"세, 세번째해..."


질문을 했으니까 대답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당연한가? 잘 모르겠다.

무언가 이상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잘 모르겠다. 쾌락에 절여진 뇌는 이성의 끈을 놓아버린 것처럼 생각하는 것을 거부했으니까. 한계까지 경련한 몸은 더이상 움직이지 않는데도, 입에서는 생각을 거치지 않은 말들이 그저 튀어나온다.


"진짜로?"


"히, 히잇, 네, 네헷. 진짜, 진짜에옷 "


심문하는 것처럼 그는 내 몸을 톡톡 두들겼다.

마치 장난치는 것처럼 손가락 끝으로 약하게 쇄골을 톡톡 두들기는데, 이건 심문이 아니라 장난에 가까운데도 내 입은 그저 긍정의 말을 내뱉을 뿐이었다.


"그럼, 지금은?"


"하, 하아앙ㅡ♡!"


그가 내 가슴을 거세게 쥐자마자 입에서 다시 교성이 새어나오고, 몸이 경련한다.


"흐, 흐읏, 흐으으... 흐, 흐아앙♡"


이제 머리에서는 더이상 생각이라는게, 도저히 생각이 돌아가지 않는다.

그저 본능적인 움직임으로 쾌락을 추구할 뿐.


힘이 빠진 몸은 그대로 무너져내려 그의 폼에 안기고, 그의 탄탄한 가슴에 내 가슴이 뭉개지면서 닿는 것이 느껴진다. 마치 그의 취향대로 바뀌어버린 내 몸처럼.


"흐읏♡"


오른쪽 가슴을 그가 매만질 때 마다 쾌감이 몸이 휩쓸고 그의 손길에 따라 흔들리는 몸은 왼쪽 가슴을 멋대로 그의 가슴에 문지르면서 쾌감을 증폭한다. 

그럴 때 마다 다시 몸이 움찔거리고, 그의 손길이 닿아있는 가슴에서 다시 뜨거운 느낌이 느껴지고, 그 느낌에 다시 몸이 부르르 떨리면 다시 쾌락이 느껴진다.


"이제는 몇 번째라고?"


"네, 네헤엇♡"


"그 사이에 벌써 한번 더 간거야?"


"네, 네에엣."


"발음이 안되니까 구분도 안되네. 네번이라는 거야, 맞다는 거야?"


"네, 네, 에에엣♡"


"...뭐, 꼴리니까 됬나."


그는 피식 웃으면서 내 가슴을 매만졌다.

툭툭 두드리기도 하고, 거세게 쥐어짜기도 하고, 부드럽게 쓰다듬기도 하고.

만지는 방식은 제각각이지만 내 몸이 받아들이는 감각은 동일했다.


"히이, 흣, 흐, 흐아앗"


그의 품에 안겨서, 그에게 가슴을 매만지면서, 흘러내린 표정으로 신음을 내지르는 나.

그리고 그런 나를 위에서 내려다보며 가슴을 매만지는 그.


마치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것 같은 관계에, 나는 그를 올려다보며 애원했다.


"흐, 흐읏, 머, 멈춰엇"


마치 늪에 빠져버린 것처럼 끝없이 증폭되는 쾌감에 몸이 떨리지만 나는 도저히 이 쾌락의 수레바퀴를 멈출 수 없었다.

그에게 익숙해져버린 이 몸은, 이 몸뚱아리는 더이상 나를, 내 뇌를 따르지 않고 그의 손길에 의해 연주되는 악기처럼 그저 그의 손길에 따라 제멋대로 신음과 교성을 내뱉고 움찔거리니까.


그러니까, 나는 그에게 애원할 수 밖에 없었다.


"뭘 멈추라는 거야?"


"그, 그거엇."


"푸흡. 아, 이거?"


입에서 침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내 모습에 그는 비웃음을 흘리면서 가슴에서 손을 땠다.


"아..."


그가 손을 떼자 흘러나오는 신음.


"아쉬워?"


"하아... 하아......."


그의 말에 대답할 정신 따위는 남아있지 않았다.

그저 남아있는 쾌락의 여운을 처리하는 것 만으로도, 아니, 쾌락의 여운에 휩쓸리는 것 만으로도 머리는 여전히 새하얗게 변해버린 상태였으니까.


"이제는 아예 말도 안하네."


마치 먹이를 바라보는 개처럼 나는 멍하니 그의 손을 올려다보았다.

그의 손이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움직이면 왼쪽으로.


"흠... 그러고보니까 등도 꽤 민감한 것 같던데."


"ㅡ흐그읏♡"


이제는 아예 보이지도 않는 부분에서 몸을 매만져진다는 점에서 공포가 느껴진다.

그리고 그 공포로 몸이 민감해진 지점에서, 등을 살살 어루만지는 그의 손길도 느껴진다.


"앗, 흐읏♡ 흐, 흐으으ㅡ 흣"


가슴이 만져질 때 처럼 폭력적인 쾌감은 아니다.

등부터 척추를 타고 올라오는, 은은하게 올라오는 쾌감.


그렇지만 문제는, 내 몸은 그런 은은한 쾌감도 참지 못하고 정직하게 반응할 정도로 민감해졌다는 점이다.


"거참. 몸에 민감하지 않은 데가 없잖아."


"너, 너가앗♡"


너가 그런 거잖아, 하고 말을 하려고 했지만, 내가 말을 내뱉기 무섭게 그가 등뼈를 어루만지며 쓸어내리자 내 입은 말을 하는 것을 멈추고 그저 무력하게 다시 신음소리를 내뱉을 뿐이었다.


"너가, 뭐?"


"너, 너 때문에."


"나 때문이라고?"


"히그읏♡"


"원래부터 음란했던 거잖아, 너는."


"아, 아니햐ㅡ앗♡"

나, 나는 남자라고.


나는 어떻게든 그의 말을 부정하려고 했지만, 내가 입을 열 때 마다 그는 내 몸을 어루만졌다.

오른손은 다시 앞으로 넘어와 가슴을 매만졌고, 조용히 허리를 잡고 있던 왼쪽 손은 슬금슬금 내려와 엉덩이를 매만졌다.

보드라운 살결에 느껴지는 그의 단단한 손. 마치 자신은 남자고 나는 여자라는 것을 각인하듯 거세게 매만지는 그의 손길과 다시 느껴지는 폭력적인 쾌감에 나는 말조차 하지 못하고 그의 손길에 따라 미친듯이 신음을 흘리며 몸을 떨었다.


"나, 히잇, 나, 나는, 나, 흐, 나, 남, 자아앗♡"


꼬집.


"히, 히이이이이이잇♡♡"


다섯번째 절정.

등을 매만지면서 애태워졌던 까닭인지 이번에는 더 큰 쾌감이 찾아왔고, 절정으로 그대로 무너져내린 내 몸을 보고 그는 웃으면서 내 몸을 빙글 돌렸다.


다리가 들어올려지고, 경련으로 혹사된 근육이 쭉 펴지는 감각에 다시 움찔거리고, 내 종아리가 그의 머리를 지나칠 때 그가 살짝 혀를 내밀어 종아리가 핥아지는 감각에 몸을 부르르 떤다.

아직 남아있는 쾌감의 여운에, 그리고 그가 내 몸을 돌리면서 그의 단단한 피부에 내 부드러운 피부가 쓸리는 것이 또 쾌감으로 작용해서 내 몸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흐, 흐헤에, 헤에에..."


"침도 흘리는게 참 칠칠지 못하네."


"흐그읏, 흐으으, 흐에에...♡"


"야. 정신 좀 차려봐."


"흐, 흐에..."


찰싹, 찰싹하고 볼에서 느껴지는 통증.

그렇지만 그 통증마저 찌릿하는 쾌감으로 느낀, 느끼게 되어버린 나는 신음소리를 흘리다가 간신히 눈을 떴다.


그리고.

내 눈 앞에 보인 것은.



거대한 전신거울이었다.

이 방의 광경이, 내 모습이 그대로 드러날 정도로 거대한 전신거울.


"...아, 안, 안돼, 안돼."


등을 남자의 가슴에 맞대는 자세로 품에 안겨서 쾌락으로 녹아버린 붉은 얼굴을 하고서 멍한 얼굴로 앞을 바라보는 흑발의 여자.

거울 속의 여자는 방금 전까지 격렬한 운동을 한 것처럼 숨을 헐떡이고, 전신은 땀에 젖어 머리카락은 목에 잔뜩 달라붙어 버렸고, 그의 연인처럼 품에 안겨서 교태를 부리듯 몸을 움찔거리는 여자.

남자의 손길을 바라는 것처럼 가슴에 올라와있는 그의 손에 붉게 달아오른 가슴을 문지르고, 그의 탄탄한 허벅지에 엉덩이를 문지르면서 야한 신음을 흘리는 여자.

마치 AV속의 한 장면과 같은 모습이었지만.


"아, 안돼ㅡ엣"


그 여성은 부끄러움에 손을 들어 얼굴을 가리려고 했지만, 그가 가슴을 꼭 쥐자마자 부르르 떨며 손이 다시 떨어졌다.


"누가 이걸 보고 남자라고 하겠어, 응?"


"아, 아니햐ㅡ앗. 나, 나는 남♡."


"가슴을 만지자마자 이런 신음소리를 내는게?"


"흐, 흐으읏♡"


"아니면, 배를 만지는 것 만으로 이렇게 떠는게?"


"흐, 흐아아앗♡♡"


"엉덩이를 쥐어짜니까 바로 가버리는게?"


그는 푸흐흐 웃으면서 내 몸을 매만졌고, 그의 손이 내 몸에 닿을 때 마다 나는 무력하게 몸을 떨 뿐이었다.

귀, 볼, 목, 쇄골, 가슴, 겨드랑이, 등, 배,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심지어 발까지.

몸 어디든지 만져질 때 마다 강약의 차이만 있을 뿐, 나는 허덕이면서 그의 손길을 갈구했다. 손길이 다른 곳으로 떠나가면 아쉬움에 한숨을 내쉬고, 다른 곳에 닿으면 쾌감에 신음을 내면서.

애태우듯 매만지면 신음을, 거세게 만지면 교성을, 그리고 애태우듯 매만지다가 거세게 만지면 절정을. 몇 번이나 절정하고 떠는데도 그는 조금도 멈추지 않았고, 마치 중첩되는 것처럼 쌓이고 폭발하는 쾌락에 나는 아예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히, 히이잇♡ 가, 가버♡ 흐으, 흣♡♡ 흐ㅡ 흐앗♡♡"


제정신을 차릴 시간조차 없어서, 나는 미친듯이 신음과 교성을 내지르다가 어느 순간에 그대로 정신을 잃어버렸다. 마치 끝없는 쾌락에 퓨즈가 뚝ㅡ 하고 끊어져버린 것처럼.


머리가 새하얗게 물들어버린 끝에 생각이 끊어지고. 내가 갑작스럽게 치밀어오르는 쾌락에, 온 몸을 짜릿짜릿하게 찌르는 가버리는 감각에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흐, 흐그ㅡ읏♡ 그, 그마아안♡"


"그만?"


"네, 네헤에엣♡ 그, 그만, 그만 해주세요오♡"


나는 그에게 애원하고 있었다.

내 앞에 거울이 있다는 것도 잊어버린 채로 그의 손길에 그저 무력하게 몸을 떨면서.


"왜?"


"흐, 흐읏♡"


"왜냐고 물었잖아."


낮게 깔리는 그의 중저음.

답을 요구하는 그의 목소리에 나의 혀는 생각도 거치지 않고 답을 내뱉었다.


"망가, 망가져 버려엇..."


내가, 내가 아니게 되어버린다는 공포.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그의 손에 만져질 때 마다 신음을 내뱉을 뿐인 암컷이 되어버린다는 공포. 그에게 쾌락을 애원하는 암컷이 되어버린다는 공포.

그 공포에 굴복해버린 나는 그에게 필사적으로 애원했지만.


"그래?"


"네, 녜헤엣♡ 그, 그러니까아♡ 졔바할♡"


내 필사적인 애원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 몸에서 손을 뗐다. 사라진 쾌락에 아쉬움을 느끼는 몸의 본능적인 반응을 무시하려고 했지만.


"흐, 으♡ㅡ 헤으으... 흐♡?"


내 입에서 안타까운 듯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지만, 그는 순순히 손을 뗀 것이 아니었다.

가볍게 떨어졌다가 다시 다가오는 그의 손. 그 손들을 바라보며, 내 입은 어째서인지 기대감이 느껴지는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아♡ 흐으으..."


마치 먹이를 보면 침을 흘리는 파블로브의 개처럼, 그의 손에 만져지면 기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몸이 멋대로 학습해버린 것이다.

손이 닿지도 않았는데. 그의 손이 닿는 것을 몸이 상상하고서 스스로 기대를 만들어내고, 그 몸이 기대하면서 움찔거리는 것 만으로 쾌감이 느껴져서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아니, 움직임을 거부한다.


"♡..."


내 몸이 움직임을 거부했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그의 손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 밖에 없었다. 그의 손에 나에게 줄 쾌감에 몸을 떨면서, 머리는 공포에 질리면서.


내 몸에서 손을 떼낸 그는 한 손으로 내 턱을 붙잡아 시선이 거울을 향하게 돌리고, 다른 손은 다리 사이로 집어넣었다.

지금까지 한번도, 단 한번도 타인에게 만져지지 않은 그 곳에.


"아♡...?"


"그럼, 망가트려버려야지."


거울 속에 비친 그의 눈은 정복욕에 가득차 있었다.

나를 망가트려버리겠다는, 나를 자신의 암컷으로 만들어버리겠다는 정복욕으로.


"자 잠♡ 까한, 거, 거기느♡ 흐은?"


찌걱


"흐, 흐그으ㅡ읏!!"


찌걱찌걱찌걱


"흐, 흐아아앗♡♡, 가, 가는♡♡, 또, 흐, 흐아아앙♡♡"


눈 앞에 별이 반짝인다. 양 다리가 제 멋대로 움직이지만 그의 다리로 꽉 구속된 내 다리는 조금도 움직이지 못하고 그의 품 속에서 경련하고, 몸도 미친듯이 펄떡이지만 그의 손에 턱이 붙잡혀 제 자리에서 앞뒤로 움직이면서 쾌락을 증폭할 뿐이었다.

한번, 두번, 세번. 몇 번인지는 모르겠다. 그저 그가 손을 움직일 때 마다 쾌감이 뇌까지 치밀어오르고, 쾌락이 머리를 휘젓고, 호흡이 끊기면서 산소가 부족해지는데 그것마저 기분좋게 느껴진다.


"흐, 흐으읏♡, 흐, 흐아아앙♡♡, 흐갸아아아♡"


"남자한테 매만져서 이렇게 꼴사납게 우는 게 남자라고?"


"앗, 흐아아앙♡, 흐하앗, 히, 히이이잇♡, 히기이이잇♡♡"


다리 사이에서 치밀어오르는, 아니, 그냥 전신을 튀겨버리는 듯한 쾌락에 져버린 몸이 미친듯이 경련하는 사이에, 그는 내 귀에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너는 여자야."


"아, 아니, 흐, 히이이잇♡, 히, 히이이♡, 흐읏, 흣♡, 흐아아♡"


"앞을 봐봐."


거울 속의 여성은, 그의 손길에 완전히 굴복해서 몸을 펄떡이면서 다리 사이에서 액체를 질질 흘리고 있었다.


"아, 오, 오오옷♡, 흐, 흐히이잇♡!"


"이런 게 남자일 리가 없잖아?"


그는 그렇게 말하며 내 다리 사이의 음부를 유린하던 손을 갑작스럽게 멈췄다.


"앗, 아앙 하아아... 흐으, 흐으읏, 흐으♡... 핫, 하앙♡..."


그렇지만 그의 손이 멈췄어도 내 몸은 멈추지 않았다.

처음에는 그의 손이 남긴 쾌락에, 그 다음은 그의 손으로 스스로 다리 사이를 비비면서 쾌락을 재생산하다가, 몸이 미친듯이 절정한 끝에 몸이 잘 움직이지 않게 되어서야 나를 미쳐버리게 만드는 쾌락의 수레바퀴가 간신히 멈췄다.


그리고, 그는 스스로 움직이는 나를 실실 웃으면서 바라보다가.


"하아아... 츄읍♡"


그가 가쁘게 숨을 내쉬는 내 입에 내 물로 잔뜩 젖은 그의 손을 집어넣자마자 나는 그의 손을 맛있는 것처럼 빨기 시작했고, 그는 그런 나를 바라보며 거울 저편에서 웃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은 나에게 조금도 중요하지 않았다.


"츄으읍, 할짝, 할짝, 츄읍..."


그저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아이에게 손을 가져가면 본능적으로 빠는 것처럼, 자신의 입에 들어온 것을 마치 사탕이라도 되는 것처럼 빠는 것이다.

그의 손에서 단 맛이 나고, 그의 손에 잔뜩 묻어있는 액체는 생명수처럼 느껴지며, 그의 냄새가 잔뜩 묻어있는 공기는 폐를 채우는 쾌감을 선사해준다.

마치 주인의 손을 핥는 애완견처럼 나는 작은 혀로 그의 손을 미친듯이 핥았다.


"푸흡. 이제는 완전 애완견이 다 됐구만."


"츄으읍♡"


그는 그런 나를 웃으면서 내려다보다가 적당히 깨끗해진 자신의 손으로 내 손을 붙잡았다.


"흐♡, 읏..."


손에서 느껴지는 그의 손의 탄탄한 근육.

멍한 생각 속에서 그 단단함마저 쾌락으로 느껴져 얼굴이 붉어졌고,  그런 반응에 그는 실실 웃으면서 내 손을 붙잡아 아래로 가져갔다.


"흐... 아?"


멍한 와중에도 내 다리 사이로 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손은 조금 더 아래로 내려갔다.

많이는 아니지만 조금 더 아래로.


"ㅡ아."


손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열기.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거울을 바라보자, 내 손은 그의 자지 위에 올라가있었다.


마치 뜨거운 불에 닿은 것처럼 손에서 열기가 느껴져서 힘이 없는 와중에도 본능적으로 손을 떼려고 했다. 아니, 떼려고 해야 하는데. 내가 남자의 자지를 저렇게 만질리가 없는데. 싫어해야 하는데.


"흐, 으♡..."


나는 그저 멍하니 거울 속에서 그 광경을 바라보면서, 오히려 팔의 힘을 풀고서 그의 자지를 만지고 있었다.

나보다도 더 크다. 아니, 나랑 비교도 안된다. 굵기도, 크기도, 그리고 그 열기도. 표면에 도드라져 있는 혈관들은 분명 그로테스크하게 생겼는데도, 나는 아무런 혐오감도 없이 그의 자지를 떨리는 손으로 조심스럽게, 애타게 매만지고 있었다.


"이게 바로 남자의 자지야."


"하, 하아아..."


그가 내 귓가에 남자의 낮은 목소리로 조용하게 말하자마자 나는 가볍게 가버렸다. 그의 그 목소리가 마치 쐐기를 박는 것처럼 머리 속에 징징 울리면서 반복된다.

이게 바로 남자의 자지라고.


가버리면서 손에 살짝 힘이 들어가자 그의 자지가 맥동하는 것이 더 거세게 느껴져 열기가 더 세게 느껴졌다.

나랑은, 아니, 나였던 것 과는 비교도 안되게 크고 단단한, 진정한 남자의 자지라고 주장하는 듯한, 아니, 보여주는 열기가.


...이게 안으로 들어온다면. 저 크고 흉악한, 나였던 것의 물건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것이.

내 안에 들어온다면...?


그 생각이 저절로 떠올랐다.


분명 처음 보았을 때에는 지독한 혐오감과 공포가 공존했던 것 같은데.


어째서인지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그의 물건에 대한 패배감과, 압도적인 크기에 대한 경외감과... 무언가 형용하기 어려운, 하지만 기대하는 것만 같은 감각이 느껴질 뿐.


손에서 꿈틀거리는 자지의 맥박이 느껴질 때 마다, 손에서 성을 내듯 꿈틀거릴 때 마다.

어째서인지, 나는 그 자지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홀려버린 것처럼.


찌거억.


"흐, 흐읏♡"


내가 그의 자지에 열중해서 손을 움직이고 있자, 그는 조용히 손을 올려 내 보지를 벌렸다.


"벌써 여기는 준비가 된 것 같은데. 이제는 아예 홍수처럼 흘러내리네?"


그의 말처럼 내 보지에서는 밖으로 애액이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수준이 아니라 주르륵 흘러내리고 있었다.


기대하는 것처럼, 본능적으로 준비하는 것처럼.


"아..."


나는 더이상 거울을 보고 있지 않았다.

그에게 몸을 맡긴 채로 한 손으로는 그의 허벅지에 올리고, 다른 손으로는 그의 자지를 문지르면서 내 애액이 주르륵 흘러내려 그의 자지를 적시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조금의 부끄러움도 없이 내 애액으로 내 손을 적셔서 그의 자지에 내 애액을 바르고 있었다.


"자, 그럼."


그는 왼손으로 가볍게 가슴을 매만졌다.


"흐, 흐그으읏♡, 흐읏♡."


이제는 신음소리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았다.

그저 그가 나를 만지는 대로 나는 부끄러움도, 숨기는 것도 없이 소리를 냈다. 그의 손에 몸을 맡기고, 오히려 그의 손에 가슴을 자랑하듯 문지르면서.


"세연아."


"네, 네헤엣♡"


내 입에서는 존댓말이 나왔지만 조금도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애교를 부리는 것처럼 목소리가 이상하게 나왔지만 당연한 일이었다.



나는, 이 암컷은 그에게, 아니, 주인님께 굴복해버렸으니까.

몸은 옛날에, 마음과 정신은 지금.



쾌락에 굴복해버린 암컷에게 주인님은 말했다.


"이제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겠지?"


"...네♡"


주인님의 자상한 말에 나는 주인님의 허벅지를 짚고 있던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들어올렸다.

내 애액로 미끌미끌해진 몸이 주인님의 허벅지에서 미끄러지자 주인님께서는 양 손으로 내 허리를 붙잡았고, 주인님의 손에서 느껴지는 열기에 쾌감이 올라왔다.


주인님의 자지에서 떨어지지 않는 눈을 간신히 올리자 주인님은 만족감에 찬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이 이 암컷을 굴복시켰다는 정복감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그런 주인님께 굴복당한 암컷인 나는, 주인님의 시선에 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암컷답게 한 손으로는 주인님의 자지를 매만지고 한 손으로는 스스로의 보지를 벌리며 말했다.


"세, 세연이의 암컷 보지에 주인님의 자지를 박아주세요♡..."


"잘했어."


"감사합니다...♡"


주인님은 칭찬하면서 허리를 들어올렸고, 나는 감사인사를 하면서 몸이 흥분해 다시 애액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 말대로, 그리고 내 선언대로. 주인님의 자지를 받아들이기 위해 암컷 보지가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암컷의 목적을 위해서.


몸이 올라가면서 잔뜩 발기한 주인님의 자지가 위로 올라와 마침내 주인님의 자지가 내 보지의 입구에 맞춰졌을 때, 주인님의 자지에서 올라오는 열기에 나는 가볍게 한번 더 가버렸다.


"히, 히잇, 흐으으♡"


나는 기대감에 가득 찬 눈빛으로 거울 속의 주인님과 접합부를 바라보았고.

거울에 비친 암컷의 얼굴에는 조금의 부끄러움도 남지 않았다. 그저 열기에 찬 기대감만이 느껴졌다.


"이제, 너는 내 노예다."


주인님은 그렇게 선언하며 내 허리를 놓았다.

꽈직, 하고 무언가가 부서지는 듯한 통증이 짧게 있었지만 그 통증은 이어진 쾌감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히, 히그으윽♡? 히, 히아아앙♡♡!! 하, 하그읏, 힉, 히, 히이이잇♡, 흐, 흐아아, 흐하아앗♡♡, 아, 아하아아아앙♡♡♡!!!!"





주인님의 쾌락과 자지에 굴복한 그 날, 나는 주인님의 암컷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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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올렸던 것 아주 약간 수정해서 올립니다. 재업도 된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