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사실.... 예전부터 연모 하고 있었습니다, 공주님."



"부디, 저 같은 신분이라도, 공주님을 곁에서 모실수만 있게 해주시면...."



"흐음, 그래요?"




공주의 눈꼬리는 재밌는 놀잇감이라도 찾은 듯, 휘었다.




"그럼, 저를 곁에서 모시게 해주겠어요. 아니, 아예 직속 호위기사로 임명해드리죠, 어때요?"




"....!!! 공주님...!"




"다만, 조건이 있어요."




"매일 아침 7시부터 퇴근시간인 저녁 10시까지, 제 처소 앞에서 무릎을 꿇고 계세요."




"저는 제 호위기사가 언제나 저를 지켜주셨으면 하네요. 그러기 위해선 언제나 제가 있는 곳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겠죠?




"호위기사가 되기전 보는 시험이라고 생각하고, 오늘부터 100일간 시도해보세요. 그럼 당신을 제 호위기사로 임명 시켜 드리겠어요."




"......! 그건....."




"어머, 못하시겠다는 건가요? 그럼 어쩔 수가 없네요. 저는 인내력이 약한 기사는 필요없답니다?"




"아니요....! 하겠습니다! 100일 동안이면 되죠?"




"그럼요. 그럼 한번 힘내보세요!"




공주를 사랑한 기사가 있었다.


하루하루가 심심한 공주가 있었다.


두 존재가 만나 일어나선 안될 비극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





"야, 저기봐."



"저건... 3대대 쪽의 부기사단장 아니야? 왜 저러고 있지?"



"너 아직도 몰랐냐? 얼마전에 저놈이 공주전하의 호위기사가 되겠다고 나섰잖아."



"윽, 그 괴팍한 공주말이야?"



"목소리 낮춰, 임마. 어쨌든 그러니까 공주가 100일동안 자기 처소에 저러고 있으면 받아주겠다고 해서 저런데."



"와... 그 특이한 공주의 호위기사가 되겠다고 저러는 놈이나, 사람을 장난감으로 보면서 저런 짓이나 시키는 공주나... 둘 다 정말 골때리는 놈들이네."



"그러게나 말이야. 어차피 그 공주는 왕실에서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처진데, 뭐하러 그 공주가 좋다고...."



"......."







***






"공주님. 저희 기사단에 대해서 아십니까? 사실 3대대가 창설된 배경에는 꽤나 재밌는 배경이 숨겨져 있습니다...."





"공주님, 오늘은 아침에 일어났을때 그만 공주님의 처소에 오지 못할 뻔 했습니다. 조리사가 아침식사를 준비하다가 조리실을 태워 버리는 바람에...."




"공주님, 오늘은 기사단에서 패싸움이 일어날 뻔 했습니다. 새로 들어온 놈이 있었는데....."





공주를 사랑한 기사가 있었다.


하루하루가 심심한 공주가 있었다.


공주를 포기할 수 없었던 기사가 있었다.


아무도 자신과 놀아주지 않았던 공주가 있었다.


두 존재가 맞물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기 시작했다.






***






"부르셨습니까? 공주님."




"......너..... 이름이 뭐지?"




"예? 저는 엘리스라고 합니다만...."




"그래, 엘리스. 물어볼게 있어서 불렀다."




"그 기사.... 매일 저기 앉아있던 기사는 어디 갔느냐.....?"





공주는 창가에 앉아 하릴없이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공주의 두 눈에 깊게 내려온 다크서클이 그녀가 잠을 통 자지 못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예? 그건... 저도 잘....."




"그럼, 어서 3대대 기사단에 가서 그 기사의 행방을 알아오너라, 당장."




".....예, 공주전하."





공주가 하염없이 창 밖을 바라볼때, 마침 공주의 처소 근처로 기사 둘이 지나갔다.





"어? 그놈 어디갔냐? 그 공주바라기 기사."




"그놈? 아, 3대대 부단장 말이야? 그놈 남쪽 최전선으로 갔잖아. 3대대 전부가 그리로 갔어. 인력난 때문에."




"그러고 보니까 오늘이 며칠이지? 음..... 오, 벌써 100일 아냐?"




"오.... 정말이네. 안 됐네, 그놈. 딱 하루 남겨놓고 최전선으로 가다니."




"넌 공주전하가 그 놈 정말로 받아 줄 것 같냐?"




"글쎄.... 난 안 받아주실 것 같은데. 그보다 그놈한텐 지금 살아 돌아오는게 문제지. 최전선 상태를 보면 그런 말 안 나올걸... 어후...."






***







공주를 사랑한 기사가 있었다.


하루하루가 심심한 공주가 있었다.


그 두 존재가 만나 돌이킬 수 없는 모래시계가 흘러갔다.


공주는 더이상 하루하루가 심심하지 않게 되었다.


더 한 절망이 그녀를 덮쳤기에.



하루하루가 심심하지 않게 되었지만, 지난 100일 동안 느꼈던 즐거움 또한 함께 사라지게 되었다.






**





얼마전 챈에서 본 공주와 기사 소재 보고 빠르게 휘갈겨 봄.


괜찮은 소재 같아서 지금 쓰는 거 끝나면 본격적으로 써볼까 생각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