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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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흐.. "


찰칵- 찰칵, 찰칵, 찰칵-


" 오늘도 잘나왔네.. 헤헤.. "


어떤 한 여자가 석준이의 뒤를 밟으며 사진을 찍었다.


그녀는 석준이와 같은 동아리의 부회장인 유가영.

석준이는 남들에게 대하는 거 처럼 똑같이 대했는데, 가영이는 자신에게만 이렇게 해주는 거라는 착각에 빠져 석준이를 좋아하기 시작했다.

가영이는 처음엔 석준이 몰래 사진을 찍는 도촬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석준이네 아이피까지 알아내서 컴퓨터를 해킹해 석준이가 좋아하는 야구동영상 취향은 뭔지 어떤 배우를 좋아하는지 까지 알고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석준이에 관한거라면 다 좋아하고, 존중해주는 그녀.


" 헤.. 이런 년 보고 하는구나. 이런 년보다 내가 더 잘해줄 자신 있는데. "


다만.. 석준이 곁에 다른 여자가 있는 걸 보면 그 날 하루는 뒤집어진다고 봐야한다.

어디살고 뭐하는 여자인지 기필코 알아내서 두 번 다시는 석준이 곁에 오지 못하게 만드는데..



" 선배, 석준 선배! "

" 응? "

" 이거 받아주세요! "

" 엥? 음료수? "

" 일전에 도와주신 것도 있고해서.. 보답으로.. "

" 어.. 아! 아아~ 고마워. 잘 마실게. "


까드득-


신입부원.. 네 주제에 석준이에게 음료수를 건네고 찝적대..?

안돼! 마시지마.. 독이 들어있음 어쩌려고 그래..

아아.. 기어코 마셨어..

저 년이..


그 일이 있은 후 여자애가 동아리를 바꾸었고, 석준이를 피해 다녔다고..

물론 석준이는 그 애가 왜 그러는지 알길이 없었다.

여하튼, 가영이가 좋아하는 석준이는 웬만하면 건들지 않고, 주변에 하나씩 정신적으로 피해를 주어 배제해 가는 그런 타입..?








반면에 석준이가 좋아!를 연신 외치는 예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정확히 정말 최소한의 것들인 도촬과 도청만 하고있다.

왜냐하면 누구처럼 둘이 있을 때에는 다가오는 여자가 없으니..

석준이가 혼자 있어도 석준이에게 다가오는 여자애들은 석준이의 동아리 부원들이거나, 석준이에게 관심 없다가 급 관심이 생겨 오는 애들이다.



" 석준아? 이석준? "

" 어? 왜? "

" 잠깐 나랑 이야기하면 안될까? "

" 그래, 뭐.. "



석준이를 불러낸 아이는 권시연.

석준이는 한때 시연이와 썸 타던 적이 있었으나, 예리를 챙겨주는 모습에 시연이가 거릴 두었다. 하지만 다시 썸을 타며 분위기를 만들어보고자 부른 것인데..



" 그러니까.. "

" 뭔데 그래? "

" 그게.. 그러니까.. 우리 예전처럼 지내면 안될까 해서! "

" 아.. 어.. "

" 어떻게 생각해..? "

" 난 좋- "

" 뭐야, 뭐야? 지금 무슨 이야기 하는거야? "

" 그냥 잡담..? "

" 아아~ 잡담암~! 시답지 않은 이야기! 근데 왜 예전처럼 지내면 안될까 하는 이야기가 나와? 그리고 내 꼬붕이랑 대화하기 전에 미리 나한테 허락받아야 하는거 아냐? "

" 야, 한예리 비ㅋ.. "

" 왜 대답이 없어? 내가 만만해? "

" 아, 아냐.. 갈게, 석준아.. "

" 야, 야! 권시연?! 하.. "



이런 식으로 여자애들이 다가올때 마다 자신이 가서 조금만 훼방을 놓으면 알아서 사라져주니까.

즉, 종종 찾아가서 ' 얘는 내꺼에요 ' 하는 셈이다.



" 너 왜 그러냐 진짜. 나 좋아하는 건 알겠는데.. "

" 입 닫고 있지? 내 껄 보고 내 거라고 하는데, 뭐가 잘못 된거야? 응? 내가 못 할 말이라도 한거야? 한거냐고? "



이렇게 말하곤 저녁에 집으로 찾아와서..



" 아까 심한말 해서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나 버리지마.. 제발.. "


매번 이런식으로 마무리가 된다는 것.

석준이도 처음엔 당황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익숙해져 이게 그녀의 방식이란 걸 깨달았다.


주변 사람들은 예리가 제대로 화를 내는걸 본적이 없다고 한다. 화 낼만 한 일도 그저 너스레 웃어 넘기거나 조금 불평하는 게 다라고 한다.

어찌되었든 Only 석준바라기. 석준이만 있으면 모든게 다 될 거라 생각하고, 석준이를 위해 모든 걸 다 해주고 바치려고 하는 자애형..?

어쩌면 그저 메가데레 일지도..





*





" 하아.. 내 팔자야.. "
' 씨벌.. '

" 뭐라고 그랬어? "

" 신세한탄 한 거에요. 기분 좋은 금요일을 이렇게 선배와 단둘이서 보내야 한다는게. "

" 단둘이니까, 스릴 넘치지 않아? 주변에 아무도 없잖아. 그러니까, 마저 하던걸.. "

" 몸에 손대기만 해요! 신고할테니까.. "

" 해봐~ 핸드폰도 없잖아? "



어쩌다 도서관 한 구석에 있는 보관서고에 갇히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하려면 두 시간 전으로 거슬러..







" 다음 읽을 책은 조지 오웰의 1984 입니다. 이상으로 동아리 활동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이석준 학생은 남아주세요. "

" 아, 네. "


회장의 부름에 부실에 남게 되었고 다음 동아리 시간에 읽을 책들을 찾아서 부실에 가져다 놓아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 에이씨.. 귀찮게.. '


회장 본인이 해야하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가야한다는데 어쩌겠나 싶었다.

한숨을 내쉬며 도서관으로 향하는데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졌다.

설마 예리인가 싶어 뒤돌아 보았더니 아무도 없자, 고개를 갸웃거리며 보관서고 앞에 섰다.


보관서고는 카드키로 운영이 되고, 카드 리더기는 문 바깥쪽에만 있다. 즉, 들어와서 문을 닫아버리면 나갈 수 없다는 거다.


그래서 문은 힘껏 닫아야지만 닫히는데..



" 아니, 이번에 새로 들어오는 책 때문에 1984를 왜 보관서고에 넣어놓는 거야. 이해가 안가네 정말.. "


한참을 궁시렁거리며 책을 찾다가 열 댓권이 넘는 1984를 발견하곤 하나 둘씩 밖으로 옮겼다.


마지막 하나를 옮기려고 집었는데..


" 안녕? "

" .. 선배가 여기 왜 있어요? "

" 그냥 뒤를 졸졸 따라 다녔지. 내가 하는 건 그거 밖에 없잖아? "

" 허.. 어쩐지 등골이 오싹하더라니.. "


나는 혀를 차며 마지막으로 집은 책을 옮겼다.

옮김과 동시에 선배는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으며, 나는 잘됐단 생각이 들어 이대로 두고갈까 했다.

하지만 도저히 내 성격상 그러지 못하기에 카드키로 문을 열었다.


" 후- 선배, 장난 치지 말ㅇ- 우악! "


한숨을 짧게 내쉬고 선배에게 말을 하고 있었는데, 그녀는 내 팔을 확 잡아당겨 보관서고에 들어오게 만든 뒤에 문을 닫았다.

얼탱이가 없어서 선배에게 이게 뭐하는 거냐고 따지려고 했다가 문이 닫혔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절망했다. 밖에서 다른 사람이 열어 주는게 아니라면 못 여니까.


" 아아아아악! 선배! 선배 때문에 갇혔잖아요! "

" 일부러 널 잡아 당긴거야. 이렇게 안하면 나랑 이야기 따윈 나누지 않으니까. "

" 그게 뭔 개소리에요!? "


선배는 내게 가까이 다가오더니, 주먹으로 복부를 강타했다. 예리가 니킥을 날렸을 때 마냥 처음엔 괜찮았으나, 한대 더 때리자 커흑 거리는 신음과 함께 그 자리에서 주저 앉았다.


" 이제 우리만 있잖아.. 그치? 그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진실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어.. "

" 하아, 하윽.. "

" 석준아, 사랑해. "

" 후윽.. 전 선배 사랑하지 않ㅇ- 으붑?! 웁, 우움.. 움.. "


하악대며 가쁜 숨을 내쉬는 틈을 타, 선배는 내게 파고들어 입술을 맞췄다.

필사적으로 저항했었지만 부드러운 입술과 따뜻한 혀의 감촉이 내 입술을 두어번 훑자, 나는 그녀의 입맞춤을 받아들였다.

내 혀를 부드럽게 휘감았다 거칠게 입안을 탐하는 그녀의 혀가 내 입속에서 나가고, 그녀는 입술을 뗐다.


" 야릇한 첫 키스 어땠어? 가늘게 늘어진 침이 야릇하던데. 어머, 이것 봐.. 나 벌써 젖었다? 찔꺽찔꺽 거리는데, 만져도 괜찮아. "

" 하, 하아.. 만질 생각 1도 없으니까요.. 그리고 선배랑 한거 첫키스 아니거든요. "

" .. 뭐? 어떤 년이야..? 언제, 어디서 한거야..? "

" 스위치 작작 올려요! 일단 여기서 나갈 방법부터 생각 해보자고요.. "


그리하여 이렇게 된거다.


핸드폰과 가방은 다시 부실로 가야하니 두고 왔고, 선배는 배터리가 나갔고.


" 하아.. "

" 난 지금이 제일 행복해. 여기서 죽더라도 너랑 있으니까. "

" 선배야 그렇겠죠.. "

" 인생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몰라, 그러니까 아까 하던 거 마저 하자? "

" 그걸 지금 말이라.. 고.. "


틀린 말은 아니였기에 아다도 못떼고 죽는건 좀 아니라고 생각해서 수긍을 했다. 했지만, 그녀에게 강간까지 당하면서 아다를 떼고 싶진 않았다.


" 아, 아무튼! 선배랑은 죽어도 못ㅎ.. 아니, 안할거에요! "

" 저번에 만난 그 년보단 가슴이 커서 좋을텐데. "

" 아니, 할 생각도 없다구요. "

" 내가 너 구름 위에 붕 떠있는 것 마냥 해줄 수 있는데. "

" 하아.. 내 팔자야.. "
' 씨벌.. '

" 뭐라고 그랬어? "

" 신세한탄 한 거에요. 기분 좋은 금요일을 이렇게 선배와 단둘이서 보내야 한다는게. "

" 단둘이니까, 스릴 넘치지 않아? 주변에 아무도 없잖아. 그러니까, 마저 하던걸.. "

" 몸에 손대기만 해요! 신고할테니까.. "

" 해봐~ 핸드폰도 없잖아? "

" 아악! 씨이.. 진짜.. 적당히 해요. "


내가 화를 내자, 선배는 고갤 떨군채 내게 다가와 나를 덮쳤다. 넥타이를 풀어 내 양손목을 묶었으며, 체중을 실어 내가 못 벗어나게 만들고 바지를 벗기려고 했다.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나와 필사적으로 벗기려는 그녀가 바지를 거의 다 벗긴 순간.

문이 열리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 석쭈나아아아아! "

" 한예리?! "


예리는 보관서고의 문을 걸쇠로 걸어놓고 닫히지 않게 한 다음 내게 다가왔다.

하지만 곧 표정이 살짝 굳어졌고, 이를 꽉 문채 웃으며 선배에게 말했다.


" 하하하, 이 글레 가튼년이.. 왜 석준이 바지를 벗기려고 그르는 글까? "

" 그거 알아? 내가 석준이 첫키스 가져갔어. "

" 뭐? 석준아 그게 사실이야!? 거짓말이지? 그렇지? 그런거지? 키스가 하고 싶었음 내게 말했어야지.. 왜 저딴 걸레랑.. 흣! "

" 말해두겠는데, 첫키스는 선배가 가져가지 않았어. 그리고 걸레라니, 내 앞에선 말 조심한다며? "

" 우으.. 아파.. 그럼 누구랑 첫키스 한 거야? "

" 있어. 어릴때.. 아, 아무튼 얼른 여기서 나가자! "

" .... " " .... "


나는 두 여자에게서 느껴지는 의심의 눈초리에 횡급히 자리를 떠 부실로 향했다.

예리가 졸졸 따라와 왜 선배와 같히게 된거냐부터, 안에서 뭐했냐며 선배가 했음 자기도 해버릴거라고 말했다.

물론 어이가 없어서 딱밤을 두번 날렸다만..

여튼 가방을 챙겨서 선배랑 예리와 함께 학교에서 나와 교문을 지나오니, 해는 이미 뉘엿뉘엿 저물어가고 있었고. 시간은 저녁을 먹어야할 시간이 다가왔다.


" 석준아아.. 나 배고파아.. "

" 나도. "

" 예리는 구해줬으니까 사줄 수 있는데, 선배는 씁.. "


그러자 예리는 선배를 보고서 코웃음을 치며 우쭐댔다. 선배는 그런 예리에게 주먹을 휙휙 휘둘렀고 예리 또한 발차기를 날렸다.

소란을 피우는 둘을 뒤로 하고 혼자서 유유히 집으로 걸어가려 했으나, 예리가 내게 엄청난 속도로 뛰어와 백허그를 하며 헤실헤실 웃었다.


" 나 두고 어디가려구? 헤헤.. 나 두고선 혼자 어디 못가아.. "

" 어휴, 그래 알았어. 저녁 뭐 먹을까? "

" 파스타! 파스타 먹고 싶어! "

" 가자, 파스타 먹으러. "


기뻐서 방방 뛰는 예리를 보고 선배는 어딨냐고 묻자, 해맑게


" 그 년이 뭐가 중요해? "


라고 말했다. 하긴 틀린 말은 아니라 수긍했으나 나는 예리에게 딱밤을 날렸다.


" 우으.. 왜, 왜! 왜 또 때리는 거야! "

" 말 이쁘게 한다면서요? "

" 아.. 우웅.. "

" 이것도 약속. 말 예쁘게 하기. 날 위해서가 아니라 널 위해서야. "

" 에.. 알았어! 약속! "



그렇게 예리와 파스타를 먹으러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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