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운그림





열 냥에 시장상인에 팔려가던

그 날은 아직도 꿈에 나옵니다


서방님은 열에 다섯을 더하여

저를 데리고 집으로 가셨지요


당신께선 투박한 말투와 어눌한 목소리로

별을 아냐고 물으시고는

제 눈동자가 꼭 별처럼 아름답다 하셨습니다




오늘따라 날이 찹니다 서방님

그곳은 따듯하신지요?


저에게 별을 보여주겠다며

초가지붕에 올려주신 그날이 떠오릅니다


달이 너무 밝아 단 하나의 별도 보이지 않았지만

서방님의 멋쩍은 미소가

저에게는 태양보다 따스하게 느껴졌습니다




때로는 이렇게

가지 못 할 편지라도 쓰지 않으면

눈물이 가슴에 박혀

나올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짚신을 팔러 나간 서방님을 기다리며

초가지붕 아래에서

새끼줄을 꼬던 그날이

이토록 그리울 줄은 몰랐습니다




서방님께서는 저를 별이라 불렀지요

저는 부끄러워 말하지 못 하였으나


마음속으로는 당신을 햇님이라

그렇게 외곤 했습니다


그렇게 불렀으면 안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왜그러냐면

햇님과 별님은 서로 만날 수 없으니까요




잔기침이 잦던 저희 아드님은

이제 말을 떼었는지요?


매일 밤 우렁찬 울음소리로

제 어미를 깨우던


그 아이가 저를 찾으며 어찌하나싶어

수면에 맺힌 달을 보고

오늘도 자장가를 부르고 돌아왔습니다




메기수염으로 만든 붓을 들고

오징어 먹물을 짜넣어


우리 가족의 모습이 담긴

전신화를 그려보려 합니다


제 얼굴은 진주를 보고

당신의 얼굴은 마음을 보고

커버렸을 저희 자식은

무엇을 보고 그려야합니까




오늘따라 별이 밝습니다 서방님

제 생각 하고 계신지요?


저에게 별을 보여주겠다며

초가지붕에 올려주신 그날이 떠오릅니다


달은 어둑하고 하늘에는 별이 이렇게 많은데

서방님의 멋쩍은 미소가

제 낙루에 맺혀 사라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