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메이드를 고용하는게 유행이라고 한다.

 

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마물 여성들의 완벽한 가사노동 어쩌고 저쩌고...

 

마침 집 근처에 메이드 매칭 센터가 있길레 어제 신청서를 넣고 왔다.

 

곧 있으면 온다던데.. 어떤 메이드가 오게될까? 역시 메이드하면 키키모라? 아니면 쇼거스?

 

메이드랑 고용인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던데.. 어떤 만남이 있을지 기대된다.

 

똑똑똑-

 

앗 드디어 온건가?

 

“네~ 지금 나가요~”

 

끼이익-

 

“안녕하세ㅇ..?”

 

내 눈앞에 있는 것은 메이드복을 입은... 그린웜...?

 

“안녕하십니까, 공인 메이드 ‘청화’ 라고 합니다. 당신이 고용인, 몬붕씨 인가요?”

 

그린웜이 메이드를..? 들어본적도 없는데...?

 

아니.. 저 짧은 팔로 대체 뭔 일을 할수 있다는거야..?

 

“...저기...?”

 

“아..! 네 제가 몬붕입니다... 들어오세요..”

 

“... 실례하겠습니다.”

 

그린웜은 내 집에 들어오자마자 내부를 둘러봤다.

 

“... 더러워..”

 

“..네?”

 

“평소에 대체 청소를 얼마나 안하시는거죠? 구석에 쓰레기랑 먼지가 쌓여있는건 기본이고, 물건들도 정리가 안되어있잖아요.”


... 요즘 바빠서 청소를 못해가지고...”

 

“직업이 소설가라고 하셨죠? 그러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 일텐데..”

 

말이 끝난 그린웜은 냉장고를 열어서 확인했다.

 

“... 냉장고에는 물밖에 없군요, 매일 시켜드시는거죠? 하아...”

 

“...네..”

 

“...”

 

그린웜은 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내더니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찌직-

 

“여기, 적어놓은 것들좀 사오세요.”

 

“네?”

 

“못들었어요? 이것들 사오라고요.”

 

“...보통 이런건 메이드가 하는일 아닌가요..?”

 

“전 청소할테니까 저녁에 쓸 식재료 사오라고요.”

 

“...네..”

 

그린웜이 원래 이렇게 무서운 애들이었나..? 옛날에 만나본 애들은 전부 먹는거밖에 모르는 순둥이였는데..?

 

“... 언제까지 보고있을거에요?”

 

“아;; 지금가겠습니다;;;”

 

“... 메이드에게 경어는 사용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으..응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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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뭐이리 사오라고 한게 많은거야...”

 

삑 삑 삑 삑- 

 

띠리리리-

 

“사오라고 한건 다 사왔ㅇ...?”

 

순간 다른집에 온줄알았다.

 

아까의 난장판이던 방은 완벽하게, 그야말로 완벽하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을정도로 깨끗하게 청소가 되어있었다.

 

“아, 사온 것은 저에게 주세요.”

 

“으..응... 여기..”

 

“흐음... 빠짐없이 다 사오셨군요.”

 

그린웜은 그대로 식재료들을 가지고 부엌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그러면 저녁준비 하겠습니다. 준비되면 불러드리죠.”

 

“응, 그러면 방에 들어가있을게.”

 

나는 내 작업실에 들어와서 의자에 앉았다.

 

... 그린웜 메이드라...

 

컴퓨터를 켜서 그린웜 메이드에 대해서 검색을 해봤다.

 

... 역시흔한 경우는 아닌거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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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기 시작한지 1시간쯤 지났을쯤,


“저녁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아, 알았어 지금 나갈게.”


끼익-

 

문을 여는순간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저녁은 간단하게 이태리 스타일로 준비했습니다. 입에 맞으실지는 모르겠네요.”

 

직접만든 토마토소스와 미트볼을 사용한 파스타, 수제 과일 드레싱을 사용한 샐러드, 그리고... 더많은 샐러드...

 

저 짧은 팔로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의문이지만 물어보는건 실례겠지..

 

“오오.. 그러면 잘먹을게~”

 

식탁에 앉아서 파스타를 한입 먹었다.

 

입에 넣자마자 새콤한 토마토의 풍미와 함께 향긋한 허브의 향이 입에 감기며 직접만든 미트볼은 퍽퍽하지도 않고 풍부한 육즙이 나오는게 씹으면 씹을수록 감칠맛을 내는 것이 내가 지금껏 먹어본 파스타 중에서 제일 맛있었다.

 

“으음! 내가 지금껏 먹어본 파스타중에 제일맛있어! 요리 잘하는구나?”

 

“우물우물... 입에 맞으시다니 다행이군요.”

 

그린웜은 산처럼 쌓인 샐러드를 먹으며 말했다.

 

역시 그린웜은 많이먹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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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몬붕씨..? 그러고보니 저는 무슨방을 쓰면 되나요?”

 

“음... 내 옆방이 원래 손님방인데 손님이 온적은 단 한번도 없어서 그냥 거기 쓰면 돼.”

 

“알겠습니다.”

 

 

청화는 그렇게 현관문 앞에 대충 세워둔 캐리어를 끌고 방으로 들어갔다.

 

띠리리리-

 

“여보세요?”

 

“몬작가님! 다음편 얼마나 쓰셨어요!!!”

 

편집자님 전화네...

 

“에이~ 제가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런건 이미..”

 

“그래서 얼마나 썼는데요.”

 

“거의다썻..”

 

“몇자?”

 

“...4000자요..”

 

“한편에 5000자 이상 써야하는건 아시죠?”

 

“...네..”

 

“마감까지 3시간 남은거 아시죠?”

 

“네...”

 

“빨리 가서 글쓰세ㅇ”

 

뚝-

 

으윽... 완전 잊고있었네.. 빨리 글 써야지...

 

나는 방에 들어가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대충 2시간이면 다 쓰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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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아!!! 드디어 다 썻다!”

 

이제 편집자님에게 메일도 보냈으니까 끝이다.

 

“수고하셨습니다.”

 

어느새 청화가 커피를 타서 가지고왔다.

 

“언제부터 거기있었어?”

 

“벽넘어로 혼잣말소리가 들리더라고요, 글을 거의다 쓰셨을거라 생각하여 커피를 타왔습니다.”

 

“밤인데..? 곧 자야하는데 카페인..?”

 

“디카페인 이니까 걱정마십쇼.”

 

내 집에 디카페인 커피가 있었나...?


“아 그리고 몬붕씨, 이건 잘 읽었습니다.”

 

“응..?”

 

“옆방 책꽂이에 있더라고요.”

 

그녀가 나에게 책을 한권 건내줬다.

 

‘빠삐용의 보건체육 수업’... 내가쓴 소설 단행본,,,

 

이런 젠장... 안치웠었나..?

 

“재밌더군요, 특히 주인공과 빠삐용이 보건실에서 몰래...”

 

“그만, 거기까지...”

 

“후훗.. 빠삐용과 관련된 글을 많이 쓰신 것 같더라고요?”

 

“뭐.. 빠삐용이 매력적인건 사실이잖아?”

 

“흐음~?”

 

청화는 웃으며 나를 바라본뒤 방을 나가며 말했다.

 

“그러면 전 이만 자러 가보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십쇼”

 

“응, 잘자~”

 

그렇게 나와 그녀가 처음 만난 날의 밤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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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그린웜 귀여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