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w 시리즈의 고블린은 돈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부모마저 팔아대는 종족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즈로는 대단히 이질적인, 심지어 고블린스럽지 않은 인물이다.

 


 젊은 날의 가즈로는 다른 고블린들과 마찬가지로 도적으로 활동했다. 어쩌면 2차 대전쟁 당시, 오크 호드를 도와 싸우던 수많은 고블린 용병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 때의 가즈로는 통수를 쳐서 단기적인 이익을 얻는 것보다는 신뢰 관계를 쌓아 장기적인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배운 것으로 보인다.

 

 가즈로가 본격적으로 활약한 것은 신생 호드가 오그리마를 건설할 때였다. 당시 고블린 수석기술자였던 가즈로는 오그리마 지하에 동굴을 파고 수원을 찾던 중이었다. 하지만 그 곳이 코볼트 소굴임이 드러나자 결국 동굴 자체를 매장시키기로 한다.

 

 자신의 직원들을 의미없는 소모전에 낭비하고 싶지 않아 고민하던 가즈로의 앞에 나타난 것은 건장한 체격의 렉사르와 베테랑 어둠사냥꾼 로칸이었다. 가즈로는 그들에게 코볼트 소굴 입구까지의 경로를 확보해주긴 부탁했고, 렉사르와 로칸이 코볼트를 상대하는 동안 고블린 셰퍼가 자폭 특공을 통해 굴을 성공적으로 막을 수 있었다.

 

 이후 가즈로는 이 때의 거래가 마음에 들었는지, 오그리마 근처에 “톱니항”이라는 항구를 만들고 거래를 지속한다. 가즈로는 톱니항 두목으로 있으면서 비교적 평화롭게 지낸다. 무법항의 레빌가즈 남작에게 포도주를 선물 받기도 하고, 포직에게 소금평원 경주에서 쓸 새로운 로켓 자동차를 약속하는 등 말이다. 물론 남쪽바다 해적단은 그에게 큰 골칫거리였다.

 

 호드와의 거래도 지속하기 위해 가즈로는 직원 “레즐락”을 듀로탄에 파견시켜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지속한다. 덕분에 톱니항은 금세 어엿한 항구도시로 성장하게 된다.

 

 가즈로가 다시 활약하는 시기는 대격변이 일어나기 직전이었다. 갑자기 흥분한 불의 정령들이 오그리마에 대화재를 일으키자 스랄은 가즈로에게 재건을 부탁한 것이다. 대도시인 만큼 천문학적인 금액이 청구됐지만, 가즈로는 스랄과의 정을 생각해 2번에 걸쳐 할인을 해준다. 여전히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이긴 했지만, 스랄은 가즈로의 정직함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값을 싸게 쳐줬다는 것에 감동하며 그에게 일을 맡긴다. 가즈로 또한 스랄에게 일시불이 아닌 무이자 할부로 대금을 줘도 되며, 재건 현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가격이 변동될 수 있다며 위로한다.

 

 하지만 스랄이 정령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떠나고, 그의 대리로 임명된 가로쉬가 자신의 취향대로 오그리마를 재건하면서 아마 재건 비용은 올라갔을 것이다.

 

 그 후, 가로쉬를 인정할 수 없었던 타우렌 대족장 케른 블러드후프가 정적 그림토템 부족의 계략에 의해 목숨을 잃게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바인 블러드후프는 그림토템 부족의 배신자 제번 스톰송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할 수는 있었지만 그들에게 복수할 힘은 없었다.

 

 그나마 중립적이면서 의지 할 수 있는 세력이 가즈로의 톱니항이라 생각한 케른은 스톰송을 가즈로에게 보내 무기와 화약 등을 구매하도록 한다. 여기서 가즈로는 고블린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행동을 하게 되는데, 바로 케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그의 인품을 생각해 금화 한 웅큼만큼 파격할인을 해주는 것이었다.

 

 대격변 이후에도 중립를 고수했지만 얼라이언스의 부제독 하틀리가 가즈로의 톱니항을 친호드 세력이라 여기며 그의 무역을 방해한다. 이에 어쩔수없이 호드 모험가와 함께 그를 몰아낸다. 

 

 또한 대격변으로 인해 주변 치안이 나빠지자 주변의 남쪽바다 해적단도 더더욱 기승을 부리게 된다. 이에 가즈로는 디지위그에게 승진을 약속하며 이들을 소탕하라 하고, 더 나아가 롱쇼어 남작의 목에 현상금을 걸어 완전히 뿌리뽑고자 한다.

 

 대격변 이후 가로쉬가 폭주하며 과거의 드레노어로 도망치고 어둠의 문 너머로 강철 호드들이 아제로스를 침공한다. 이를 막기 위해 호드와 얼라이언스는 어둠의 문 너머, 과거의 드레노어로 간다. 여기서 호드는 서리늑대 부족의 도움을 받아 서리불꽃 마루에 호드의 전초기지를 만들기로 한다.

 

 카드가가 호드의 전초기지를 세워줄 원군을 부르기 위해 차원문을 열자 나타난 것은 가즈로였다. 카드가는 고블린을 못미더워했지만 대인배 가즈로는 그런 것 즈음은 쿨하게 넘어간다. 

 

 그렇게 가즈로는 드레노어 곳곳에 호드를 위한 전초기지를 세운다.

 

 가즈로가 전쟁에서 완전히 손을 놓은 것은 아니었다. 주로 기계와 보급 관련한 일에 힘을 쓰기는 했지만 워낙에 뛰어난 기술자이다보니, 가끔은 강철 호드의 전쟁병기를 역으로 탈취해 재미보는 경우도 있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강철 호드는 정면에서 싸우기보다는 새로운 전략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들은 천둥 골짜기의 산맥에 거대한 구멍을 뚫어 호드를 공격한 것이다. 가즈로는 주둔지 사령관과 함께 적들을 막아냈지만 그런 거대한 드릴을 어디서 갖고 온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들은 적을 역추적한 결과 호드/얼라이언스 연합의 뛰어난 기술자인 테일린 다크앤빌이 적에게 잡혀있었음을 알 게 된다. 가즈로는 애증의 라이벌이 된 그를 구해주게 된다.

 

 노예가 되지 않으리라는 거창한 슬로건과는 달리 강철 호드는 자신의 홈그라운드에서 연전연패를 당하며 결국 타나안 밀림까지 후퇴하게 된다. 이 때를 노린 굴단은 그롬마쉬를 지옥 마법으로 가둬버리고 강철 호드를 장악한다.

 

 이렇게 어수선한 틈을 타 호드/얼라이언스 연합군은 드레노어에서 가장 큰 조선소인 고르그론드의 강철 선착장을 점령한다. 강철 호드가 후퇴한 타나안 밀림은 지옥 마력과 악마로 인해 정면 돌파가 힘들었기 때문에 배를 이용한 침투 작전을 세웠기 때문이었다. 성공적으로 침투한 이들을 위해 가즈로는 밀림 중간에 볼마르 기지를 건설해준다.


 

 드레노어에서의 전쟁이 끝난 뒤 굴단이 악마를 본격적으로 불러오자 직접 벌목기에 타서 톱니항을 지킨다.

 

 이후 살게라스가 봉인되기 직전에 아제로스에 칼을 꽂자 대륙 곳곳에서 아제라이트라는 신비의 광물이 발견된다. 이로 인해 새로운 전쟁의 기류가 흐르자, 그는 돈 냄새를 맡고 조수와 함께 줄다자르에 도착한다.

 

 전쟁 사업과는 별개로 가즈로는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뛰어난 고블린 기술자였던 그리젝 피즈렌치는 본래 아제라이트를 이용한 전쟁 병기를 연구하던 고블린이었다. 하지만 사랑하는 아내이자 노움이었던 사프로네타와 함께 연구를 진행하면서 전쟁에 반대했기 때문에 연구소를 폭파시키고 도망가버린 것이다.


 

 분노한 갤리윅스는 그리젝에게 거금의 현상수배를 내리지만 가즈로는 그를 찾는다면 살려달라며 갤리윅스가 제시한 금의 2배를 보수로 내건다. 결국 그리젝과 사프로네타는 자신을 뒤쫒던 이들에게서 무사히 도망치게 된다.

 

 그 사이, 노움의 수석땜장이 오버스파크가 티라가드에서 수상한 금고를 발견했다고 난리를 친다. 혹시 동화로만 전해지던 메카곤의 입구가 아닐까 설레발치던 그의 모습은 가즈로에게도 들키게 된다.

 

 가즈로는 오버스파크 일행의 뒤를 밟아 금고 안을 확인하지만, 그 곳에는 의외로 망가진 기계 한 대가 남아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가즈로는 혹시 모른다며 기계를 고쳤고 그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그 기계 장치는 바로 메카곤 왕의 일장 연설을 기록한 홀로그램 영사기였다. 동화나 전설로만 치부되던 기계 노움의 낙원 메카곤은 실존했던 것이다!

 

 가즈로는 말로만 전해오던 메카곤의 기술을 빼돌리기 위해 탐험대를 구성한다. 그 과정에서 그의 고블린스럽지 않은 대인배적 면모가 드러나는데, 위험한 일인 만큼 본인이 직접 나서려 하고, 충분한 휴식을 위해 일반 기계공들에게 유급 휴가를 줘버린다. 또한 큰 건수이니만큼 인력과 자원을 팍팍 지원해주고, 휴가나간 기계공들을 재소집할 때는 조합 대표를 불러와 초과수당, 위험수당, 생명 보험금 등등에 대해 확실하게 정하게 된다.

 

 가즈로는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잠수정을 타고 메카곤으로 향한다. 그 곳에서는 기계와 기계 노움의 싸움이 한창이었다. 정찰 끝에 그들은 녹슨나사 저항군을 이끄는 왕자 에라즈민을 만나게 된다. 왕자 에라즈민은 모든 생명체들을 기계로 만들려는 아버지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지만 상황은 심각했다. 그는 가즈로에게 도움을 청했고, 가즈로는 메카곤의 기술을 훔치기 위해 동맹을 결성한다.

 

 

 고생 끝에 메카곤 왕을 처리한 가즈로는 이번 탐험에 대단히 만족하며, 자신이 젊었을 적에 깨달았던 동맹과 일하는 것이 얼마나 큰 이득을 얻는지 상기하게 된다.

 

 이후 그는 실바나스 저항군에 합류하여 오버스파크와 함께 길을 뚫는 전차를 만들어냈다.

 

 오그리마 앞에서 사울팽이 실바나스와의 막고라 끝에 사망하자 큰 충격을 받으며 그의 장례식에도 참가한다. 사울팽을 존경했던 가즈로는 그의 일을 마무리 짓겠다고 다짐한다.

 

 실바나스가 호낫띵을 외치며 사울팽을 죽인 뒤 사라지자 실바나스를 따르던 수많은 호드들은 충격을 먹게되고, 심지어 호드 안에서 차별을 받게된다. 경매인 랄린자도 실바나스 추종자들에 학을 떼며 거래를 하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대인배 가즈로는 이럴때야말로 뭉쳐야한다며 그녀의 차별을 질책한다.

 

 사울팽의 장례식 이후 실바나스는 도망치고 호드와 얼라이언스는 가까스로 평화협정을 맺으며 4차 대전쟁이 끝나게 된다. 4차 대전쟁의 시발점을 제공하고 친실바나스 행보를 보였던 갤리윅스는 도망가버린다. 안그래도 호드는 물론 고블린들 사이에서도 평판이 안좋았기에 아무도 이에 대해서 안타까워하지 않았다.

 

 스랄은 다른 이들의 추천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호드 대족장의 자리에 오를 것을 거부했다. 가로쉬에 이어 실바나스까지 불명예스럽게 떠나간 이유는 대족장이라는 직위 때문이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 스랄은 과두체제가 아닌 모든 부족이 평등하다는 것을 천명하기 위해 호드 의회를 창설했다. 

 

 스랄은 고블린 세력의 대표로 가즈로를 추천하고자 했다. 문제는 기존의 고블린들은 갤리웍스 산하의 빌지워터 무역회사 출신이었고, 가즈로 본인은 스팀휘들 무역회사 산하 톱니항 대표라는 것이었다. 아무리 갤리윅스가 자취를 감췄다고는 해도, 본인들 회사의 대표가 다른 소속의 고블린이 된다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었다.

 

 이에 가즈로는 매우 현명하게 해결했다. 갤리윅스가 주던 임금보다 더 많이 주기로 한 것이다. 즉, 호드 세력 내 고블린들은 꿈에도 그리던 가즈로 산하 직원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