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보가 이교도 부두술사라 불리는 이유는 부두술 자체가 이교술이어서가 아니다. 나지보가 부두술사 중에서 이교도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모든 부두술사들은 움바루 부족의 일원이다. 케지스탄 남부의 트로잔 정글 울창한 밀림 속에서도 제일 깊은 곳에서 비밀스럽게 살아가는 이들은 성역에서도 매우 이질적인 존재들이다.

 

어느 정도냐면 부두술사와 움바루에 대해서 들은 사람도 매우 적을뿐더러, 어쩌다 알게된다 하더라도 직접 본 이가 사실상 없어 단순히 전설 속의 존재로만 치부되기도 했다.

 

참고로 디아블로 속 최고의 모험가인 압드 알 하지르는 움바루를 직접 만나 그들에게 환대를 받고 특유의 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다고 전해진다.

 

부두술사를 비롯한 모든 움바루 부족들은 강력한 믿음과 신앙을 기반으로 내부적인 갈등없이 평화롭게 살아간다. 그들은 지금 살아가는 땅은 그림자 세상이며 자신들은 어쩌다 잠시 이 곳을 스쳐지나가는 것 뿐이라고 믿는다.

 

움바루 인들에게 있어서 진정한 현실은 음뷔루 에이쿠라(형체없는 땅)”이며, 그림자 세상에서 죽음을 맞이한다면 그 곳으로 돌아간다고 믿는다.

 

그래서 이들은 주기적으로 음뷔루 에이쿠라로 돌아가기 위한 의식을 치룬다. 이를 이가니 바웨(영혼 수확)라 한다. 움바루의 다섯 부족들은 부두술사들끼리 전투를 벌이는데, 이 때는 상대방을 죽여선 안된다

 

승리한 부두술사는 자신의 강력함을 증명하며 명예와 존경을 얻게된다.

 

패배한 부두술사는 포로로서 상대방의 부족으로 잡혀가게 된다. 이들은 의식의 제물로서 희생되며 테 웍 누차(마지막 행진)를 거쳐 기꺼이 죽음을 받아들이고 음뷔루 에이쿠라로 가게된다.

 

이가니 바웨를 통해 음뷔루 에이쿠라로 가게 된 부두술사의 영혼은 움바루를 위해 튼튼한 작물, 계절의 변화, 움바루의 생존을 위해 그림자 세계의 동족을 도와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움바루의 부두술사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이러한 행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몰랐다. 오로지 나지보만 진실을 알고 있었다.

 

뛰어난 재능을 다섯 언덕 부족의 부두술사였던 나지보는 음뷔루 에이쿠라에 가게 된 영혼들과 소통을 하며, 이가니 바웨로 희생된 영혼들은 방황하고 괴로워하며 오히려 이러한 행위를 반대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이 추구해야 하는 것은 죽음이 아닌 생존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이가니 바웨에서 생포당한 자신의 스승, 주왓자를 힘으로 되찾는다.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7명의 부두술사들을 순식간에 죽이고, 그나마 젊은 부두술사 한 명에게 너는 눈이 멀었다라고 조언한다. (소설 의혹의 방랑자)

 

나지보의 이러한 행위는 신성한 의식을 방해한 것으로 모자라 이단으로 몰렸기 때문에 부족에서 추방당한다.

 

하지만 그는 부족에서 쫒겨난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혼령들이 그에게 하늘에서 떨어지는 불덩이와 악에 고통받는 작은 마을에 대해서 경고를 했기 때문이다. 현명한 나지보는 혼령들의 부름에 답할 뿐이다.

 

간혹 그가 카리브(식인)를 했다는 헛소문이 돌기도 했다. 나지보(남성 부두술사)가 디아블로3에서나 히오스에서나 손을 부들부들 떠는데, 이는 식인의 부작용 중 하나가 수전증 때문이라는 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지보는 정의의 용사이니까 식인따위 절대 안하신다.

 

어떤 과정을 거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지보가 시공의 폭풍으로 갈 때 그는 액막이용 트롤 대가리와 엉덩이에 저글링 뼈를 달고 온다. 게임 안에서의 대사를 보면 아마도 현지 조달인 듯 하다.

 

어쨌든 모험 끝에 디아블로를 퇴치한 나지보는 기념으로 지옥불길 가면을 만들고 검은 영혼석을 들고 다닌다. 아마 직접 관리하려 한 것으로 보이지만, 같은 생각을 했던 위대한 전사의 최후는 알 사람들은 알 것이다.

 

마지막으로 디아블로3의 부두술사 설정과 관련해 재미있는 뒷이야기가 있어 짧게 소개하고자 한다.

 

디아블로 속 부두술사들은 본래 트로잔 밀림 깊은 곳에서 살아가는데, 이는 인도네시아 남술라웨시에 있는 토라잔 민족과 타나 토라자라는 마을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토라자는 산에 사는 사람이란 뜻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디아블로3에서는 오로지 부두술사만 마나를 사용하는데, 본래 마나는 남태평양의 멜라네시아~폴리네시아 일대의 토착 신앙에서 초인적인 힘 혹은 현상을 통틀어 의미하는 말이었다. 그래서 때로는 자연 재해나 마법같이 보이던 선진 문물 또한 마나라고 부르기도 했다.

 

모아이 족들은 석상이 거대할수록 강력한 마나가 있다고 믿었으며

 

특히 마오리 족은 강력한 전사의 몸에는 강한 마나가 깃들어있어 적의 시체를 먹으면 더 강한 마나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들의 전쟁에는 시체가 남지 않는다는 카더라가 있다.


디아블로 속 일부 부두술사들도 카리브(식인)를 통해 더 강력한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하지만 이는 부두술사가 식인 행위로 인해 죄책감을 느껴 약해지는 것을 노린 악마의 기만일 뿐으로 실제로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