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 한둘 있는 찐따들이 하는 '폰을 A3으로 전진.' 이런 말로 진행하는 체스게임처럼


친구랑 상상 히오스를 붙게 됐는데 우리 둘이 대치하니까 점심시간에 왁자지껄한 애들이하하 조용해지더니


"진짜냐고, 저둘이 맞붙게 되다니..." 대충 이런말 하면서 우리을 뺑 둘러싸는 형국으로 모이더라.


맵은 어째저째해서 거미여왕으로 정해졌는데 (정하는 방식 기억 잘 안 남.)


밴픽부터 엄청난 신경전이 벌여졌음.


그러다가 내가 뽑은 발리라에 관중들이 "정상결전에 발리라라니... 무슨 의도인 거지?" 이렇게 웅성대니까


내 라이벌이 "하, 이거 한 방 먹었군요..." 이러면서 유희왕에 나오는 빌런처럼 왜 발라리가 이상황에서 좋은지 줄줄 설명하기 시작함.


그런데 막상 게임 시작하니까 라인 닦을 영웅이 없어서 나는 쉴새 없이 "정타를 탑으로, 라인을 닦는다." "정타를 바텀으로, 라인을 닦는다." 이러면서


게임 주도권을 뺏기는데, 마지막 우두 한타가 벌어지는 상황에서도 정타는 라인이나 닦고 있었음.


그러다 5:4 싸움에서 개털릴 상황인데 갑자기 무슨 생각인지 내 입에서 "스테이지 다이브." 라는 말이 자동으로 나오니,


상대편 얼굴이 살짝 찌부려지고는 "호루스를 사용 중인 아나를 저지한다 해도 죽일 딜은 없을텐데요?" 이렇게 여유부리는데,


가만히 "해머 온." 이라고 읊조리고는 아나 뚝배기 깨서 한타 터트리고 게임 이겼다.


길몽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