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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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영웅들의 시대


40) 강릉에서 지는 별


관평이 데리고 온 병력은 비록 소수였지만, 남은 아군들의 기세를 높이고 적을 위축시키는데는 매우 성공적이였다.


그리고..


"히...히익...!"


관평의 손에 들려있던 별장 주찬의 목도 분명 한몫했을것이다.


"돌아가 너희 상관에게 일러라! 또 다시 덤비면 이 관평이 용서치 않겠다고!"


뒤이어 고지의 제갈량과 노숙, 그리고 관평과 같은 방향으로 조루의 지원군이 몰려와 하후돈군은 다 쓰러트린 진도를 붙잡는데 실패해버렸다.


이걸 위에서 지켜보던 하후돈도 열받지만 승기를 잃었다는 점은 인정해 징을 울리도록 했다.


"오늘은 여기까지다, 전군 후퇴하라! 군영으로 복귀해라!"


상처투성이가 된 진도는 다행히도 제때 치료를 받고, 무너진 방어선 과 충분히 있지 못한 약재들도 노숙등의 도움까지 있었기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노숙공에게 이 제갈 공명이 깊은 감사인사를 올립니다."


"...그대와 다시 만나기전에 이도에 한번 들러 물자를 챙기길 잘했구 려. 이 정도라면 지금 군영에 있는 모든 부상자들에게 지원할 수 있겠지."


이제 예정대로라면 관우의 승전보가 도착했어야 했지만 그전에 제갈 량은 몇가지 확인을 했다.


"이릉을 완전히 탈취하신 다음엔 조인을 계속 압박하시는건가요?"


"그렇소, 지금 당장 강릉성의 문이나 벽을 뚫어버릴 방법 따윈 없지만, 조인이 도망치는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할 수 있지."


"알립니다! 관장군으로부터 온 소식입니다, 능통 장군도 무사하고 조인, 악진, 하후상등도 모두 강릉성으로 패주했다고 합니다!"


노숙이 제안한대로 두곳의 공공의 적들이 물리쳐졌으니 그는 이제 다시 본영으로 몸을 옮겨야했다.


"군사, 짧지만 다시 얼굴을 마주봐 기뻤소. 이제 유강은 관장군과 그대가 지킬테니 하후돈이 다시 처들어와도 승산이 없겠지."


"노숙공과 다시 만날 그날을 고대할뿐입니다."


이후 이릉의 서황을 끝끝내 패퇴시킨 주유와 여몽에게도 그들의 소식이 전해졌다.


"역시 노자경이다, 말로 관우와 와룡을 끌어들이다니.. 자명. 네가 목표로 삼아야할것은 내가 아니라 그 사람이다!"


위기를 연달은 승리로 거듭하자 다시 혈색이 돌아올대로 돌아온 주유 덕분에 다른 장수들도 기운을 차렸다.


진무와 동습도 여몽을 칭찬하는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노숙님도 노숙님이지만, 여몽 장군도 정말 대단했습니다. 짐승 심줄 마냥 질긴 서황을 결국 쓰러트리다니..."


"거기에 서황과 조홍이 달아날 도주로까지 생각하고 통나무를 세워 말 을 버리게 하고 간것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괄목상대, 오하이몽. 예전의 그 멍청이 여몽이 수년 사이에 뛰어나게 성장한것을 두고 하는 말들인만큼 그의 성장은 눈여겨볼만했다.


"두분 다 과찬이십니다, 노숙공의 3천 병사만 이곳에 있었어도 통나무 대신 그 분이 계서서 놈들을 산채로 잡을 수 있었을것입니다."


그렇게 유강, 이름, 이도. 세 거점에서의 승리는 곧 강릉의 고립을 의미했으며 만총등이 꾸준히 운운하던 기세가 주유에게로 넘어왔다고 봐도 무방했다.


"자! 이제 다시 강릉으로 간다! 가서 조인을 쓰러트리고 강릉성을 손에 넣는거다!"


충분한 물자와 높은 성벽이 있었지만 이미 단기간 내에 심신이 지쳐버릴대로 지쳐버린 군 때문에 조인의 마음도 불안해졌다.


심지어는 퇴각마저도 고려하고 있을 정도였으니...


"...주유가 없는 지금이 양양으로 후퇴하기엔 좋을때다. 다들 어찌 생각하는가?"


숙장이라 이름난 여러 장수들 모두 선뜻 제 생각을 말하진 못했지만 만총과 서황, 그리고 진교등이 역설해 각자의 주장대로 결사 항전을 주장했다.


"적의 기세가 대단해보여도 실제는 아군이 충분히 더 우세한 상황입니 다! 승패는 병가지상사이니 괘념치마십쇼!"


"서장군의 말씀이 맞습니다, 소인은 기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지 기세가 전부라고 하진 않았습니다! 버틴다면 반드시 지원군이 유강을 뚫어 돌파할것입니다!"


"강릉을 넘겨준다면 형주에 대한 저희의 통제권이 완전히 반으로 갈라지는 셈입니다! 아직은 퇴각할때가 아닙니다!"


이들의 말에 따라 조인은 마저 정신줄을 붙잡고 다시 한번 전투에 임하려 했다.


"조휴와 악진! 우리도 성 주위에 영채를 설치해라, 적의 공성 자체를 무마시켜버리겠다!"


그러나 이때 진교가 간언하는데..


"장군, 제게 더 좋은 수가 있습니다. 여차하면 적의 수장도 능히 제거할만할것입니다!"


몸 상태가 그 사이에 좀 나아져, 군을 다시 선두에서 지휘하던 주유에게 강릉의 노숙에게서 온 서신이 도착했다.


"조인이 우리가 자릴 비운 틈을 타 만총과 3천기를 당양성으로 보내, 지원군을 이끌고 오려는듯 하구나."


하지만 그는 한번 읽어보곤 다른 이들에게 더 넘겨주지 않고 그대로 서신과 함께 병사를 돌려보냈다.


이를 기이히 여긴 여몽이 물었다.


"스승님, 어째서 아무렇지도 않다는듯이 서신을 혼자서만 보셨습니 까?"


"앞뒤가 안맞아서 그렇지. 당양은 여기서 한참 떨어진 곳이다, 적이 지 원군을 원했다면 적어도 그리로 갔을리는 없지.


조인은 지금 당양으로 후퇴하려는거다. 만총은 선발대일뿐이야."


주유가 강릉 군영에 도착하기 전에도 혹시를 몰라 직접 강릉성을 주위 산에서 정찰하고 있었다.


그의 말에 반신반의하던 육손이 진언했다.


"정말 조인이 강릉을 버리겠습니까? 강릉은 그들에게도 있어서도 요충지입니다. 조금 더 살펴보심이..."


"충분히 그러고도 남는다. 병법에서도 지는 싸움은 하지 않길 권했어, 우리가 이릉과 이도, 유강에서까지 대승하니 조인도 더 이상의 전투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거야.


더군다나 우리의 대군이 이곳에 없을 것이라고 지금이야말로 놈에게 있어선 최고의 도주 기회지."


그러자 강릉성의 문이 열리고 수많은 군세가 뛰쳐나와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대도독 저건...!"


"조인이 얕은 수를 쓰는구나! 잘봐라, 전에는 보지 못했던 주머니들을 전부가 다 차고 있지 않느냐!"


그의 말대로 기병, 보병을 가릴것 없이 전부 크고 작은 주머니들을 가 지고 있었다.


"저건 분명 도주를 위한 식량주머니다! 거기에 저정도 숫자의 대군이 빠지고 있으니 강릉성의 전력은 분명 반토막 있을것이다, 여몽 주연에 게 알려라! 노숙과는 합류하지 않고 재빠르게 강릉성을 접수하자!"


군이 빠져나가고 강릉성의 서서히 문이 닫히고 있을때 동습과 그의 선 발대가 급습해 기어코 성 안으로 들어가 문지기들을 죽이고, 성문을 열었다.


"대도독 들어오십쇼!"


"잘했다 동습! 모두 나와 같이 조인을 사로잡자!"


그러나 주유와 본군이 처음 들어가자 성 안은 이상하리만큼 텅 비어 그들을 놀라게 했다.


곧 그게 무엇을 의미했는지는 모두가 알게 되었다. "큰일이다! 동습! 감녕! 퇴각할테니 아군의 후미를...!"


"쏴라!"


숨어있던 조인의 한마디와 그가 쓴 효시를 신호로 삼아 성벽 위에서 장전된 활들을 숨기고 있던 적들의 모습이 나타나고,


무차별적으로 성안으로 들어와 있던 자들을 공격했다.


"방패! 방패를 들어라! 화살이 쏟아진다!"


사방이 등유와 그걸 버무린 목재 건축물이였기에 단 한번의 불화살 세례에 큰 화재가 발생하여 전세가 역전되어버렸다.


적벽에서 유용하게 사용했던 화공이 이젠 그들에게 독으로 돌아간 셈 이였다.


"당황하지마라! 이럴때일수록 정신을 차려야한다, 차분히 퇴각해라!"


"대도독, 아까 출전한 강릉의 병사들이 다시 이리로 오고 있습니다! 아 무래도 저희의 퇴로를 끊으려하는것 같습니다!"


"들어온 성문을 사수하고 빠져나가라! 절대로 이곳에서 밀릴 수는 없다!"


서황, 우금, 하후상, 악진이 성안에서 나오는 강동군들을 성밖에서 맡았고


"모두 죽여라! 물러서는 자는 이 서황이 용서치 않겠다!"


조인, 진교, 조휴, 이전이 궁병들을 지휘해 한명이라도 더 많은 적을 죽이려고 했다.


후미에 있던 반장은 퇴로를 장악하려던 서황과 무기를 맞대며 전투를 벌이고 있었으나 그렇게 쉽게 강동군을 보내줄 생각따윈 없었다.


"여기서 개죽음 당할 순 없다! 모두 서황을 공격해라!"


선두에 있었던 동습과 감녕도 이동해 필사의 각오로 하후상, 악진, 우금같은 적들을 계속 상대해 막힐지도 모르는 퇴로를 끊임없이 사수하려 했다.


"전원, 동습 장군을 따라 일면의 포위망만을 집중공격한다! 공격을 분산하지 말고 한곳으로 밀어붙여라!"


한편 주유는 말에서 내려 방패병들을 독려해 어떻게든 비내리듯 오는 화살들을 막게 했지만...


"방패를 똑바로 들어라! 지금은 방패가 너희 명출, 아니 우리 명줄이다!"


"대도독 조심하십쇼! 너무 위험합니다!"


"알겠다, 나도 모르게 그만..."


정말 우연히 날아오던 화살 한발이 정확히 그의 옆구릴 찔렀다.


"으으윽!"


완전히도 낫지 않은 몸에 절묘하게 장기를 찌를만한 위치였기에 주유는 비명 한번 지르지 못하고 순식간에 정신을 잃고 쓰러져버렸다.


"대도독!!!!!!"


"스승님!!!!!!!!"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주유가 다시 일어났을땐 어딘가 낯 선 천장이 그를 반겨주었다.


천장을 보아 어디 막사가 아닌, 제대로 된 실내임이 틀림없었는데..


"여긴..."


"스승님! 깨어나셨군요!"


다행히도 정체 모를 방안으로 여몽이 들어와 상황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그뒤로 내가 사흘을 쓰러져 이제야 일어났다는 것이냐?"


"쓰러지신 직후, 제가 임의로 대도독을 대신해 군을 지휘하여 겨우 강릉에서 벗아났습니다. 도중에 능통의 지원군이 없었더라면 모두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곳은 군영이 아니다. 대체 여긴 어딘가?"


여몽은 왠지 모르게 말을 아꼈기에 주유는 더 화를 내며 물었다.


"다시 한번 묻겠다.. 여긴 어디지?"


"...겨우겨우 노숙님과 능통이 있던 영채까지 가는데 성공했지만...곧바로 서황과 조인의 역공이 있었습니다.


군영은 불타고, 적은 맹렬히 추격했기에 지금 이곳 이도까지 도망쳐왔습니다.."


단 한번에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주유는 분노하기도 전에 상처 부위가 욱씬거림을 알아 복통을 호소했다.


"으으윽..."


"아..! 안정을 취하셔야합니다, 의원도 겨우겨우 스승님을 살려내셨습니다. 여기서 더 심적으로 무리하시면 정말로 송장이 되십니다!"


여몽의 말을 듣고 어떤 생각이 난 주유는 그의 어깨를 붙들고 말했다.


"...자명. 내가 죽었다는 소문을 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