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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국 서해도 평주(현 황해북도 평산).


평주 곳곳에는 진을 친 몽골군들의 막사가 곳곳에 놓여 들판을 뒤덮고 있었고, 몽골의 푸른 바탕의 깃발이 필럭이며 그 위용을 한껏 자랑했다. 


몽골 군사들은 이어진 승전으로 사기가 올라 기세가 등등했으며, 그럼에도 훈련을 게을리하지 아니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위압감을 받게 했다.


"저들의 기세가 참으로 무시무시합니다. 영공.


험상궂은 몽골군들이 바라보는 시선에 기가 죽은 영안공(永安公) 왕희(王僖)가 지중추원사(知中樞院事) 김보정(金寶鼎)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전하, 너무 움츠러들지 마소서, 당당한 태도를 보이셔야 하옵니다."


김보정은 그런 영안공을 독려하며 당당한 태도를 주문했으나, 사실 그도 떨리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다만 겉으로는 드러나게 하지 않을 뿐이었다.


그들이 그렇게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한 몽골 병사가 그들에게 다가왔다.


일행은 이 돌발스러운 상황에 깜짝 놀랐으나, 이내 김보정이 침착하게 자세를 고치며 통역에게 말했다.


"무슨 일인지 한번 물어보게."


통역은 곧 김보정의 말대로, 다가온 몽골 병사에게 몽골어로 물었다.


"&#%@×÷#*#&, @#&~&÷*@@?"


그러자 몽골 병사가 무어라 말하더니, 통역관의 얼굴이 환해졌다.


"무슨 일인가?"


김보정이 그런 통역관의 얼굴을 보며 묻자, 통역관이 한층 안정된 목소리로 김보정에게 답했다.


"안심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저들의 장군이 있는 막사로 데려가기 위해 왔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은 일행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


"따라오라 합니다."


"음, 그래, 가야지, 자! 모두들 가십시다!"


김보정은 손벽을 치며 다른 일행들을 이끌고 몽골 병사를 따라갔고, 이에 다른 일행들도 모두 김보정을 허둥지둥 따라가기 시작했다.


●●●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몽골 병사는 다른 막사들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느껴지는 한 막사 앞에서 멈춰섰다. 


"@&~&#^&!"


"#^×^#%%&?"


막사 입구를 지키고 있던 두 명의 몽골 병사가 칼을 빼들며 무어라 말하자, 재빨리 통역관이 두 손을 모으고 앞으로 내밀며 몽골어로 말하려 했다. 


"@☆%, ^÷//#/@! @#^#%~^♡☆!"


"@×_#%, ×^#^#%%?"


"@^#^#^^×%! @#÷, @^#_÷_^%%!"


그러나 이번에는 그들을 데려온 몽골 병사가 나서더니, 그들에게 무어라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칼을 빼든 병사들은 다시 칼을 집어넣었다.


"@^#^%×!"


"어, 어? 아니, 왜 막는 것이냐!"


그렇게 김보정과 통역이 몸수색을 거친 후에 막사 안에 들어가고, 그 일행들도 막사에 들어가려는 순간, 몽골 병사들이 팔로 그들을 막으며 막사 안에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


다른 일행이 몽골군에게 무어라 말해도, 그들은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김보정과 통역을 제외한 나머지 일행은 그저 바깥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


"@^#^@%×%, @^'^÷_^?"


"고려 사신이냐 묻습니다."


통역 방식은 몽골군 장수 예쉬데르가 몽골어로 답하면 통역이 그것을 고려말로 번역하여 김보정에게 말하고, 김보정은 다시 고려말로 답하며 마찬가지로 통역이 몽골어로 번역하여 예쉬데르에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하다고 전하시게."


"@^~%, @%÷%#%."


통역이 몽골어로 예쉬데르에게 말하자, 예쉬데르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 ×&#<#^@^#^÷&×^?"


"나는 사신을 보내어 그대의 국왕이 직접 나오라 하였거늘, 국왕은 어디에 가고 그대가 이 자리에 나왔는가? 라고 합니다."


그러자 김보정이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앞으로 숙이며 말했다.


"저희 국왕께서는 연세가 많으시어 몸이 편찮으시고, 지금도 병에 걸려 안정을 취하지 아니하면 위험한 상태에 이르시니 부득이하게 소인이 가게 되었습니다. 부디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기를 간곡히 바랄 뿐입니다."


통역관이 몽골어로 그것을 통역하자, 예쉬데르는 잠시 의심하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표정을 풀며 다시 몽골어로 말했다. 


"@&~*#&, @&÷*~^*×&#^##&#*÷>#&#&*÷*#^. ×>~<÷&#<@>×*&, ×>~>~>÷>&×&#^~<&#*#*@>÷>#*."


예쉬데르의 말이 끝나자, 통역관이 심히 당황하며 통역하기를 주저했다. 그러나 김보정이 재촉하자, 결국 통역관은 눈을 감고 통역한 내용을 읊었다.


"너희 국왕에게 전하라, 계속해서 섬에 틀어박혀 백성이 죽어가는 것을 피한다면 고려의 인민은 칼끝을 너희에게 돌리리니 잘 생각하라고. 너희가 섬에 틀어박혀 있을수록 그건 오히려 너희의 명을 재촉하는 것이니, 너희의 잔명을 보존코자 한다면 하루바삐 섬에서 나오라고."


김보정은 그것은 국왕의 뜻이 아니라, 최가의 뜻이라고 말하려다, 차마 답하지 못했다. 


이 일이 그의 귀에 들어가면, 어떤 보복이 그에게 닥쳐올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나라의 권력은 왕이 아닌, 그들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무의미한 전쟁을 이어가는 것도, 오로지 그들의 추악한 이기심 때문이었다. 


그들은 실각할 것을 우려하며, 기약이 없고 승산도 없는 무의미한 항전을 주장했다.


자신들은 안전한 강화도에서 술판이나 벌이면서.


그럴수록 죽어나는 것은, 그저 힘없는 백성들일 뿐이었다.


조정이 강화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사실상 방치했으니, 백성들의 조정에 대한 원망은 날로 커져만 갈 뿐이었다.


"@&#^#^÷&&#&, @^#^÷^#^@&?"


"...왜 말이 없는가, 제대로 듣지 못했는가? 라고 합니다."


"...아닙니다, 잠시 무언가를 생각했기에, 그러할 뿐입니다."


통역관은 그 말을 그대로 몽골어로 통역했고, 예쉬데르는 '싱거운 놈'이라는 듯한 눈빛을 하더니, 다시 입을 열며 말했다.


"#%×*÷<#^#&<×<@, ×_#<'&÷&&#< @^×_#_#^×^@<@_ ++>@<#<@^^×? ×&<#<@_#^#^##^&@×^^#<#&×^#^~^÷☆♡~~♡×#*~^#^@☆☆☆#^, ×☆×☆÷♡#&@&@&×&&. ×<#&#&÷&*#>@& ×>@&#&#&♡÷>#♡♡ ×<#<#*#&&##&×<#&@, ×>#>~>÷&#&~&>#*@*@&*#*#*, ×>#>#&÷&#*@>×>÷&&#&."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우리 카간(可汗, 오고타이 칸)께서 고려에 관한 모든 일을 나와 자릴타이(차라대)에게 맡긴 것을 그대는 아는가? 나는 귀국이 항복하느냐, 계속 맞서느냐에 따라 철군의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너희의 국왕이 육지로 나와 맞이하지 아니한다 해도 너희의 태자를 보내 우리 군사의 앞에서 항복한다면 그날로 철군하리라, 그러나 그렇지 아니하면 나는 군사를 풀어 남방을 공격하리니, 너는 너희 왕에게 이 사실을 하나도 누락치 말고 전하라."


통역이 옳긴 말에서, 김보정은 눈을 크게 뜨고 제가 들은 말이 진실인지 확인하려 했다.


그 몽골 놈들이, 반드시 왕이 직접 나오라고 했던 그들이 꼭 왕이 나오지 않아도 된다 했다.


되었다, 그럼 된 것이다, 왕이 나오는 것은 어렵지만, 태자가 나오는 것이라면 어떻게든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그들이 물러간다면, 그리하여 그들이 철수한다면. 더 이상 백성들은 무의미한 전쟁에 고통받지 않을 것이다.


"마땅히 태자께서 나오셔서 맞이하실 것입니다."


김보정은 환하게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