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오랜만에 돌아온 책봇 닥터H다.


요번에는 서양사를 시대사별로 개설할 수 있는 도서들에 대해 추천을 해보고자 한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추천할 것이며, 그리스와 로마사는 고대의 한 축을 담당하기에 소개하겠지만, 중세 근대의 경우 각 국가마다 독자적으로 전개되어가기 때문에, 각 국가들의 역사서는 나중에 각국사를 주제로 추천하도록 하겠다.


그럼 시작하겠다.

고대(Ancient)


김진경 외 지음, 서양 고대사 강의, 한울아카데미(2021, 개정판)


고대 그리스와 로마사를 아우를 수 있는 고대사의 기본 개설서이다. 정작 본인은 한 번 밖에 읽은 적은 없지만 예전에 서양 고대사를 가르친 교수님이 자주 쓰던 교재다. 각 역사 부분마다 연표가 있어 개괄하기 쉽고, 최신 연구 성과 등을 적절히 반영해서 좋다. 또한 삽화도 적절히 들어가있어 이해가 쉽다.


토머스 R.마틴 지음, 고대 그리스사, 이종인 옮김, 책과함께(2015)

서양 고대사를 알기 위해서 알아야 하는 그리스의 역사를 다룬 개설서다. 간결하면서도 종합적인 정보가 담긴 것이 특징이라고 하며, 초심자와 입문자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후술할 고대 로마사도 동 작가가 쓴 것이며, 다만 하이켈하임 로마사보단 그 분량이 콤팩트하여 디테일을 바란다면 아쉬운 선택지라 할 수 있다.



토머스 R.마틴 지음, 고대 로마사, 이종인 옮김, 책과함께(2015)

위의 책과 같은 작가가 썼고, 약 400페이지라는 콤팩트한 분량으로 로마사를 소개한다. 역시 간결하면서도 종합적인 정보가 포인트이다.


프리츠 M.하이켈하임, 하이켈하임 로마사, 김덕수 옮김, 현대지성(2020)

단연코 로마사계에서 최고의 역사서라 불릴만한 책이다. 본인이 로마사 연대표를 작성하는데 있어 이 책의 덕을 많이 보았으며, 무려 1000페이지 이상이나 되는 분량부터가 방대한 로마사를 최대한 디테일하게 설명하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비록 초판이 1900년대에 나온 것이라 하나, 세드릭 A.요와 앨런 M.워드라는 로마사 교수들의 노력으로 개정되어 훌륭한 개설을 도와준다. 특히 기존판에는 잘 없던 사회사와 문화사 부분을 더 첨가했고, 지도의 수를 늘려 입문자의 이해를 도왔다. 또한 동로마의 유스티니아누스의 죽음까지 확장함으로서, 로마제국이 왜 보편제국으로 다시 부활할 수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다룬다. 여러모로 풍부한 로마사의 향연을 맛볼 수 있으니, 한번쯤 사서 보길 바란다.(물론 본인은 도서관 찬스로 맨날 연장 대출하면서 본다 ㅎㅎ)


중세(Middle Age)

브라이언 타이어니 외 저, 서양 중세사 - 유럽의 형성과 발전, 집문당(2019)

서양 중세사를 디테일하게 다루는 개설서. 겉면으로 봐선 최신이지만 본인이 산 책에선 진짜 농담 아니고 서양사개론 느낌이 나는 폰트에 종이도 고전 느낌이 풀풀 난다. 또 그냥 한자로 적은 게 은근 많다. 신정주의를 神政主義라 옮기고, 동프랑크의 마지막 카롤링 왕조 왕인 루드비히유아왕을 幼兒王으로 옮기는 등 한자가 익숙하지 않다면 읽기 어려운 책이라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중세 왕국들에 대해 꽤나 디테일하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한자와 지명 번역의 어색함 등을 이겨낼 수 있다면 읽어봐도 괜찮을 듯 하다.


페르디난트 자입트 저, 중세 천년의 빛과 그림자, 차용구 옮김, 현실문화(2013)

이것 역시도 꽤 오래된 원고를 바탕으로 쓴 개설서이고, 작은 글자가 빽빽하게 차있는 느낌이라고 한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흑백과 컬러 도판이 많아 이해를 구하기가 그나마 쉽다는 것이다. 브라이언 타이어니 버전은 글 위주라면 이것은 그림을 통한 이해를 한 층 더 더하는 정도? 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대공위 시대를 황제 공위 시대라 하는 등 관습적인 시대 명칭에서 벗어나는 모습은 차후 관련 논문이나 서적을 찾을 때 입문자를 혼란케 하는 요소고, 리뷰 중에선 황제와 왕의 연대기 쪽에 편중되어있다고도 하니, 신중하게 사서 보든 도서관에서 읽어보든 하길 바란다.


움베르토 에코 저, 움베르토 에코의 중세 컬렉션(1~4권), 시공사(2020)

유명한 인문학자인 움베르토 에코가 기획한 중세사 프로젝트. 수백 명의 학자들이 참여한 중세사 세트로, 그 분량은 4권 전부 합쳐 4024페이지나 된다. 1권부터 4권까지 연도별로 쪼갰으며, 서로마가 멸망한 476년부터 근대로 이행하는 시기인 1500년대까지 정치와 사회경제, 문화와 과학기술까지 총망라한 중세사 컬렉션이라 하겠다. 필자 본인도 마음 속으론 이걸 사고 싶지만, 세트가 자그마치 30만원대나 하기 때문에 좀 부담스럽다. 그럼에도 여유가 있다면 한 번 사서 소장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유희수 저, 낯선 중세, 문학과 지성사(2018)

서양 중세사를 콤팩트하게 다루면서도, 미시적인 중세의 역사에 초점을 맞춘 개설서다. 통사에 대한 설명도 있지만 그보다는 생활사나 종교사 그리고 사회사 등을 볼 때 이 책을 추천한다. 중세의 풍속과 관습 등에 대해서도 볼 수 있고, 특히 중세에서 결혼이 어떤 의미였고, 어떻게 치뤄졌는지 등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 책을 지은 저자가 중세의 문화사 부분을 집중탐구했던만큼 그 부분에서 디테일함을 엿볼 수 있는 것 같다.


근대(Modern)

이영림 외 저, 근대 유럽의 형성 16-18세기, 까치글방(2011)

근대사에 대한 보다 디테일한 접근을 하게 해주는 개설서이다. 시대는 중세 말 위기(흑사병)에서부터 시작해 나폴레옹의 혁명 전쟁 종료까지를 다루고 있다. 제일 주목되는 부분은 중세에서 근대로 이행할 때에 정치사적 측면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어떻게 이행하였는가를 디테일하게 설명해준다는 점이고, 보다 거시적인 시선에서 전체적으로 근대사의 흐름을 조명한다는 점이다. 이는 본인이 직접 이 책을 100페이지 정도로 정리하면서 느낀 점으로, 근대사에 입문하는데 이처럼 훌륭한 책은 잘 없을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사회경제사가 생소하다면은 어려울 수 있기에 신중하게 구매하길 바란다.

이세희 지음, 풀어쓴 서양근대사 강의 -자유와 인권,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위한 투쟁사-, 삼영사(2016)

이 책의 경우, 중세의 시작을 르네상스 시기로 꼽으며, 제1차 세계대전 직전 민족주의까지의 근대사를 다루고 있다. 당연히 이탈리아 통일과 독일 통일도 다루고 있으며, 거시적인 정치사적 흐름과 함께 사건 중심으로 전개하며 근대사를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위보다는 조금 더 쉽게 근대사를 볼 수 있고, 자연스럽게 정리하며 읽을 수 있게끔 구성이 되어있다. 다만, 참고 문헌이 상당히 옛날 것들이기 때문에 최신 연구성과를 제대로 반영을 안한 것은 아쉽다. 그럼에도 개설하기엔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현대(Contemporary Age)



송충기 외 저, 세계화 시대의 서양 현대사, 아카넷(2010)

본인이 찾아본 서양 현대사 개설서 중 그나마 고품질이라 생각하는 서양 현대사 개설서이다. 각 시대별로 학자들이 참여해 저작했으며, 전체적인 통일성은 떨어질 순 있어도 전문적이고 세부적인 개설이 가능하다. 제1차 세계대전부터 소련의 해체 후 세계화 시대까지를 다루고 있으며, 2010년판이기 때문에 2000년대의 역사적 사건들은 잘 나오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역사는 다양한 관점에서 전개되어왔으며, 그 결과 한 권에 책에는 다 담지 못할 정도로 세분화되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서양 현대사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을 한번 보길 바란다.



토니 주트 저, 전후 유럽 1945~2005, 조행복 옮김, 열린책들(2019)


이언 커쇼 저, 유럽 1914-1949 죽다 겨우 살아나다, 류한수 옮김, 이데아(2020)

이언 커쇼 저, 유럽 1950-2017 롤러코스터를 타다, 김남섭 옮김, 이데아(2020)


2022년 12월 7일자로 추가하게 된 서양 현대사 개설서다. 책 찾으려고 발품 팔다가 알아낸 책들인데, 최근에 뽑힌 거에다가 내용이 아주 알차다. 말이 필요 없다. 함 사서 보든 빌려서 보든 해라.


지금까지 책봇 닥터H였다. 서양 현대사의 경우, 그것을 통사처럼 써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행정과 정치 그리고 다양한 분야가 세분화되어 발전하고 있어 책 하나에 모두 담기가 어렵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고품질의 서양 현대사 개설서가 있다는 것이 고마우면서도 감탄스러울 따름이다. 아무튼 이러한 점을 잘 감안해주길 바라며, 이 추천을 참고해 서양사를 개설하는 것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다음에는 서양 각국의 역사서들을 통해 찾아뵙도록 하겠으며, 한국사는 지금 시대별 개설서를 열심히 찾아보고 있으니 기대해주길 바란다. 

추가로 근대 유럽의 형성이란 도서는 본인이 100페이지 정도로 축약을 해놓은 것이 있어서, 기회가 된다면 서양 근대사 시리즈 글로 써보는 걸 고려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