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역챈인들.


오늘은 유럽사 개설서 추천 - 각국사 편이다.


유럽사를 파는 것에 있어선, 각국의 역사를 잘 아는 것도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야심차게 준비한 오늘의 코너는 각국사편이다.


부디 이 글을 보고서 각국의 역사들을 잘 개설할 수 있길 바란다.


본 개설서의 소개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텍스트가 쉬운가

2. 웬만한 정보는 다 들어가있는가

3. 정치사적 개설이 가능한가


이 순이다.


영국



나종일 외 지음, 영국의 역사 상 하, 한울 아카데미(2012)


영국사 연구자인 나종일 교수와 송규범 교수의 영국사 개설서다. 본인이 생각해도 이거만큼 영국 역사 개설하는 데에 알맞은 게 없다고 본다. 영국의 왕조 계보와 연대표, 영국 근현대 역대 수상 계보가 모두 수록되어있고, 원시시대부터 대처주의 시대 이후까지 다루는 방대한 양을 자랑한다. 좀 아쉬운 건 이 책 속에서의 호칭 문제다. 가령 마거릿 대처는 '새처'라고 하질 않나, 마틸다를 마틸더라 부르고, 리처드 1세가 나고 자랐던 아키텐 내지는 아키텐느를 아퀴텐이라 하는 등 조금 헷갈릴만한 요소를 지니고 있다. 해서 이 호칭들 문제의 경우, 우리 역챈인분들이 어쩔 수 없이 헤쳐나갈 문제라 생각하나, 그 외에는 개설하는 데에 문제가 없다. 상과 하 모두 합쳐 거의 1000페이지에 달하니 더 말할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맥세계사편차위원회 지음, 맥을 잡아주는 세계사 - 영국사, 김상수 교수 감수, 느낌이 있는 책(2014)


요거는 콤팩트하게 영국사를 개설할 수 있는 개설서다. 독일사와 프랑스사, 러시아사 등도 이 개설서 시리즈에 포함되어있으니 잘 찾아서 보길 바란다. 심지어 이 세계사 시리즈는 전자책이 기본이다. 그만큼 좋으니 콤팩트하게 들어가고 싶다면 읽어보시라.


프랑스


앙드레 모루아 저, 프랑스사, 신용석 해제 및 옮김, 김영사(2013)


안타깝게도 정말 학구적인 면에서 연구하고 분석한 프랑스사 개설서가 현재로서는 거의 전무하다. 그래도 이 앙드레 모루아라는 사람이 쓴 프랑스사는 한 번쯤은 읽어볼만한 개설서이다. 로마화가 된 갈리아 시절부터 프랑스 제5공화국까지를 다루고, 본인쟝이 사고서 개실망한 알렉상드르 뒤마의 프랑스사 산책처럼 부르봉 왕조는 잘 안 다루는 점은 없기에 그나마 추천하기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도서관에서 잠깐 읽어봤던 필자의 견해이기 때문에, 잘 사서 읽어보길 바란다. 


알베르 소불 저, 프랑스혁명사, 최갑수 옮김, 교양인(2018)


그렇다. 프랑스 하면 혁명이다. 무려 프랑스 혁명의 역사를 800페이지가 넘는 책으로 서술했으며, 구체제의 위기부터 1799년 제2차 총재정부까지의 혁명사를 다뤘다. 또 이 책을 번역한 최갑수 교수는 혁명사를 연구한 옮긴이기에, 더 풍부한 내용의 혁명사를 들여다볼 수 있다.


다니엘 리비에르 저, 프랑스의 역사, 최갑수 옮김, 까치(1999)


 이게 사실상 국내에 있는 프랑스사 책들 중 유일하게 중고로 구할 수 있는 책이 아닐까 한다. 원시시대부터 1995년까지의 역사를 다루나, 조르주 뒤비의 프랑스 문명사라는 책보다는 편향성이 그나마 희석된 프랑스 역사서이다. 다만 매우 긴 프랑스사에 비해 분량이 좀 콤팩트하단 게 걸리고, 중세의 분량이 좀 짧은 듯한 느낌도 들었다. 고로, 프랑스 역사의 중세 부분을 보강하고 싶다면 예전에 추천했던 브라이언 타이어니의 서양 중세사 책을 통해 메꿔보기 바란다. 

 조르주 뒤비의 프랑스 문명사의 경우 중고가 기존 가격의 4배는 하는데 비해 이건 상태 중 기준으로 배송비까지 13000원 정도면 구할 수 있다. 관심이 있다면 한 번 사서 보는 걸 추천하도록 하겠다. 


이외에도 맥세계사 시리즈, 케임브리지 시리즈 프랑스사가 있으나 양이 정말 콤팩트해서 가볍게 읽고 싶다면 읽기 바란다.


독일


마틴 키친 저,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케임브리지 독일사, 유정희 옮김, 시공사(2001)


정말 안타깝게도 국내에서 절판되거나 중고로 팔리는 책을 제외하면 이거 밖에는 독일사를 개설할 수 있는 마땅한 책이 없다. 독일의 시대사로 본다면 그나마 선택지가 더 있겠지만 통사적으로 개설하는 것에 있어서는 이거 밖에는 유일무이한 저서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케임브리지 세계사인만큼, 개설하는 것에 큰 지장은 주지 않으니, 여유가 있다면 사서 보거나 도서관에서 보길 바란다.


기쿠치 요시오 저, 결코 사라지지 않는 로마 - 신성로마제국, 이경덕 옮김, 다른세상(2011)


아마 유일무이한 신성로마제국사 책이라고 생각한다. 오토 대제의 신성로마제국의 성립부터 1806년 제국 해체까지의 역사를 다뤘다. 분량이 적은 만큼 정치사 위주로 전개했고, 때문에 사회경제사나 문화사는 조금씩 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아무래도 신성로마제국사는 진짜로 역사에 엄청나게 관심 있는 사람 아니면 잘 안 보다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어쨌든 신성로마제국사를 보고 싶어하는 역챈인이라면 사서 볼 가치는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가격이 좀 빡세다 무려 26000원으로 저 세상 가격이니, 아주 신중히 고려하길 바란다. 아니, 그냥 외국 도서 사라....


이외에도 강철왕국 프로이센(2020)이라는 프로이센 왕국의 역사를 다룬 책이 있으며, 합스부르크, 세계를 지배하다(2022)라는 합스부르크 가문의 역사를 다룬 역사서도 존재하니, 입맛에 맞게 잘 고르길 바란다.


스페인


레이몬드 카 외 저, 스페인사, 김원중 외 옮김, 까치(2006)


합스부르크하면 당연히 스페인을 빼놓으면 섭하다. 무려 스페인 전체 역사를 통사적으로 개설하는 개설서이며, 선사시대부터 2006년까지의 스페인사를 다루고 있다. 각 시대마다 시대별 전문 학자들이 저술했기에 퀄리티는 어느 정도 보장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으며, 다만 통일성이 조금은 해쳐지는 것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전체적인 개설서로는 나쁘지 않아보인다.


브라이언 카틀러스 저, 스페인의 역사 - 8세기부터 17세기까지의 신앙의 왕국들, 김원중 옮김, 도서출판 길(2022)


스페인사에 있어 중요한 대목은 레콩키스타라 불리는 재정복이라 할 수 있다. 로마의 지배 아래 있었던 이베리아 반도 내지는 스페인이 무슬림과 기독교도, 유대인들 간의 종교 다툼과 공존 속에서 어떻게 역사를 전개해왔는지에 대해 다룬다. 하지만 목차를 보아 이슬람 지배 아래 있는 스페인을 주로 서술한 감이 없지 않아 있고, 때문에 사실상 이슬람 스페인의 역사를 다루는 거라 봐야 할 것 같다. 그치만 기존에 우리가 알던 레콩키스타 후의 스페인이 아닌 이런 이슬람 스페인의 역사를 재조명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다.


미국


이보형 지음, 미국사 개설, 일조각(2018)


알린 프랭클린 지음, 있는 그대로의 미국사 1 2 3, 황혜성 외 옮김, 휴머니스트(2011)


두 책 모두 미국사를 개설하는데 있어 훌륭한 책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다만 시대사에 차이가 있다면 위의 책은 트럼프 행정부까지, 아래 책은 오바마 행정부까지를 다룬다는 차이가 좀 있다. 한 권으로 간편하게 개설하고 싶다면 위의 미국사 개설을, 디테일하게 접근하고 싶다면 아래의 있는 그대로의 미국사를 보길 바란다.


(2022년 12월 19일자 추가)


이상으로 유럽 각국사 개설서 소개를 마치겠다. 다음에는 다른 유럽권의 역사(러시아와 비잔티움 제국, 우크라이나와 북유럽 등)들을 개설할 수 있는 책으로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다. 이탈리아사의 경우, 그나마 있었던 개설서가 다 절판되거나 중고책으로 비싸게 팔리는 바람에 소개할 수가 없다는 점 양해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