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직은 괴이한 자인데, 그의 아비와 할아비 대부터 그리하였습니다.


그가 그러한 글을(조의제문) 쓴 이유가 세조 대왕께서 노산군(단종)의 보위를 찬탈한 것을 비판한다는 것이었다는데, 


애초에 세조 대왕께서는 노산군으로부터 찬탈을 한 적이 없습니다.


노산군은 자신의 어린 나이와 부덕함으로 간신들이 나라를 어지럽히게 된 것을 깨우치고 세조 대왕께 스스로 선위한 것이고,


노산군이 결국 죽음을 맞이한 것 역시 세조 대왕께서 그를 살리고 싶어하셨으나 노산군이 장인 송현수와 반역을 꾀한 숙부 금성대군의 죽음을 듣자 슬픔을 못 이겨 목을 매고 자살한 것이고,


세조 대왕께서는 이를 비통히 여겨 후에 예를 갖춰 장사지내셨다는 것은 만백성이 다 아는 사실인데, 


어찌하여 종직은 이러한 시를 지어 감히 세조 대왕의 '거룩한 대업'과 '거룩한 뜻'을 더럽히는 것인지 신은 그 불경한 의도를 감히 헤아리지 못하겠습니다.


또 그는 세조 때 벼슬을 지내며 세조대왕의 녹을 받아먹은 자입니다.


그런데 그런 이가 겉으로는 세조의 충실한 신하인 체 하며 녹을 빋아먹으며 뒤로는 이따위 글을 썼다는 것이 신은 매우 통탄스러울 지경이옵니다.


세조께 충성하지 아니한 자가 어찌 성종께도 충성하였겠으며 나아가 어찌 성상께도 충성을 바쳤겠습니까?


그는 이미 죽었으나, 생전에 그 제자들에게도 그 글과 비슷한 소리를 하였을 것이 분명하옵니다, 그 제자인 일손이 제 스스로 그 글을 그러한 목적으로 사용하였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마땅히 이를 엄히 다스려 다시는 이와같은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세좆은 병신이다